(세운 x 혁 팬픽) "포옹" 1편
… 스윽. 저벅저벅저벅. 철컥. 저벅저벅저벅저벅저벅. 철컥.
세운은 한밤중에 들리는 이상한 소리에 잠이 깼다.
그리고는 아래쪽 침대를 봤나. 역시나. 아래쪽에서 자고 있던 혁은 없어져 있었다.
“… 하아. 대체 어디로 싸돌아다니는 거야.”
세운이 혁과 함께 살게 된 지도 네 달째.
서북고연과의 패싸움이 알려진 후 세운은 현덕고에서 퇴학당했고, 불의에 용기 있게 맞선 것을 치하하는 표창장은 그가 마지막 기회를 날린 것에 대한 면죄부가 되어주지 못했다.
결국 세운은 집에서 쫓겨났고, 갈 데가 없어 혁의 집으로 왔다. 대전에서 전학 왔기 때문에 서울에서 잠시 신세를 질 만한 친구는 혁뿐이었다.
안 그래도 혁이 정신 없었다는 것을 알았기에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을 덜고자 없는 돈으로 같이 집세를 부담하고 집안일이나 아르바이트도 같이 하며 열심히 도왔다.
특히 혁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혁은 급격히 약해졌다.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가족마저 사라지자 혁은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병들어갔다.
후가 사고를 당한 후에 전학을 왔기에 세운은 책임이 없었지만, 그래도 혁이 복수를 위해 태산고를 찾아왔을 때 일진회 소속으로 그를 방해했던 것은 사실이기에, 세운은 면목이 없었다.
스스로 위로해줄 자격도 없다고 생각하며, 그저 묵묵히 혁을 도우면서 그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마음 아파했다.
그런데 이것도 모자라서, 최근 며칠 동안 자꾸 혁이 어디로 나갔다가 들어오는 것이었다.
가뜩이나 몸도 약한데, 혁은 새벽에 자신 몰래 외출했다가 자신이 깨는 시간 직전에 돌아왔다.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잤고, 혁은 갈수록 폐인이 되어갔다.
“안 되겠네, 이거.”
세운은 혁을 따라 나가기로 결심했다. 혁이 나간지 꽤 되었지만 어차피 약해져 있었기에 빨리 걷지도 못한다.
집 밖으로 나가자, 저 멀리 혁의 자그마한 등이 보였다. 그는 병든 닭처럼 비틀거리며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다.
세운은 그를 쭉 따라갔다.
긴 시간 동안 추적한 끝에, 세운이 혁을 발견한 곳은 한강 다리 위였다.
혁은 새벽의 다리에서 한강을 바라보며, 마치 죽은 사람 같은 눈을 하고 있었다.
… 설마? 안 돼.
“야! 강혁!”
“…!”
“너 지금 거기서 뭐하는 거야?”
“… 세운아.”
“뭐하냐고. 너.”
“… 그냥. 더 나은 것 같아서.
“뭐?
“한강이 참 깊고 물살도 빠르다더라… 아마 들어가면 어두컴컴하고 숨막히고 아파서 무섭겠지? 그런데… 난 지금도 그래. 나만 두고 가족들이 모두 떠나고, 내가 알던 친구들은 점점 나와 멀어져 가는데… 이미 강물 속에 빠져버린 것 같아. 아무리 발버둥쳐도 더 깊이 빠져들기만 하고, 숨쉴 수가 없어…”
“…”
“어차피 한강 속이나 지금 여기나 다를 바가 없는데… 차라리 뛰어드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어차피 똑 같은 데 뛰어들어서… 조금만 버티면… 그래서 가족들을 따라갈 수 있다면… 차라리 더 낫지 않을까?”
2편에서 계속 ㅇㅇ
추천0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