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년5개월 만에 1370원 돌파… 코스피 2400선도 무너져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5개월 만에 1370원을 돌파했다. 전 세계 달러화 강세 현상이 한국 외환시장에는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킹달러’ 흐름 속에 외화비상금인 외환보유고마저 감소세로 돌아서 외환 당국의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5일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달러·원 환율이 전일 대비 8.8원 오른 1371.4원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8.8원 오른 1371.4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 1370원을 넘어선 건 2009년 4월1일(1379.5원) 이래 처음이다. 환율은 지난달 31일 이래 4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환율은 지난달 5일(1298.3원) 이후 한 달 동안 73.1원(5.6%) 급등했다. 코스피는 이날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장중 한때 2400선이 무너지기도 했으나 전 거래일 대비 5.73포인트 하락한 2403.68에 마감됐다.
달러화 강세가 한국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110선을 넘어섰다. 달러인덱스가 110선을 넘어선 것은 2002년 6월 이후 20년 만이다. 달러 가치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잭슨홀 미팅에서 인플레이션의 목표 수준 안정이 확인되기 전까지 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언급한 이후 연일 치솟고 있다.
중국 위안화 가치 하락도 변수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0.12% 오른 1달러당 6.89위안에 환율을 고시했다. 심리적 저지선인 ‘1달러=7위안’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한국 경제에 중국이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안화’ 하락이 ‘원화’ 하락에도 트리거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외환보유액은 한 달 만에 20억달러 넘게 줄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한국 외환보유액은 4364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뉴시스지난 7월 말(4386억1000만달러)보다 21억8000만달러 줄어들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3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했다가 7월 반등했지만 다시 한 달 만에 감소 전환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최근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과 중국 등 글로벌 수요 둔화로 인해 무역수지가 악화하면서 향후 경상수지 흑자 축소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이어 “추석 연휴 기간에도 관계 기관 합동 대응 체계를 가동해 해외 금융·외환시장 및 실물경제 상황을 실시간 점검하고 신속히 대응해 나가는 한편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적기에 엄정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심각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