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게문학] 아바타라 리메이크 ㅡ 10.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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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딘이 환생 마법진을 완성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라그나로크에서 살아남은 신들 중 거의 모두가 아낌없는 지원을 해줬기 때문이다. 

"자, 여기야." 

사탄이 오딘의 안내를 따라 도착한 장소에는, 짧은 기간 안에 완성했다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수준의 마법진이 그려져 있었다. 

"응? 저 안쪽에 누가 있는데?" 

사탄은 마법진의 한쪽 구석에 머리색이 꽤 특이한 인간 여성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쪽으로 날아갔다. 사탄이 가까이 오자 인간은 정중히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올렸다. 

"신의 왕이시여, 이번 일에 함께 참여하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그녀는 NOX 소속이었지만 옥황보다는 오딘을 주로 섬기던 프리스트, '브륀힐드 아그네스'였다. 이번 계획에는 인간 여성이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에, 가장 믿을만한 사람을 골라 천계까지 데려온 것이다. 

"이 녀석의 몸을 빌려 너를 인간으로 환생시킬 계획이야. 그리고..." 

오딘이 손바닥을 펴자 검은 그림자의 덩어리 같은 것이 생겨났다. 

"이건... 돌원숭이가 입고 다니던...?!" 

계획이 잘못될 경우를 대비한 수많은 '보험'들 중 하나로 사용하기 위해, 신들 중 하나가 인간계를 떠돌던 용포龍袍를 주워온 것이다. 

"사탄, 명심해.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네 강함에 대한 욕망을 이뤄주는게 전부가 아니야. 천계의 사활이 걸린 프로젝트라고. 일이 이렇게 빨리 진행된 것도 살아남은 신들 중 대부분의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거야." 

천계 전체가 하나의 목적을 위해 이 정도로 단합했던 적은 지금껏 한 번도 없었다. 라그나로크에서 거의 멸종 직전까지 몰린 신족들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각오가 되어 있던 것이다.

"왕이여... 부디 저희를 구해주세요."

"당신에게 신족의 미래를 맡깁니다..." 

"제발... 성공하길..." 

마법진을 둘러싸며 서 있던 수많은 신족들은 제각기 간절한 목소리로 프로젝트의 성공을 빌었다. 기도를 받아야 하는 입장인 신神이 누군가에게 기도를 올리는, 굉장히 아이러니한 광경이었다. 

"문제없어. 이제 시작하는 거지, 오딘?" 

이 정도의 부담을 받으면 누구라도 떨릴 수밖에 없겠지만, 사탄은 전혀 긴장하지 않은듯 했다. 

"그래, 모든게 준비됐는데 이제와서 질질 끌 필요는 없지... 바로 시작한다!!! 20년 안에는 다시 찾아가마 사탄!!!!" 

오딘이 주문을 외우자 마법진은 온 은하의 빛을 다 합친 것보다도 더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빛이 흩어진 뒤, 사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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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병원의 산부인과, 심각한 표정을 한 의사들이 이리저리 바쁘게 뛰어다니는 중이었다. 

"환자 상태는?!" 

"이미... 늦은 것 같습니다." 

그들이 도착한 병상에는 머리색이 굉장히 특이한 여성이 미동도 없이 누워 있었다. 이미 그녀의 몸 곳곳에 연결된 기계장치들 중 긍정적인 신호를 나타내는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산모의 건강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상태였다. 무슨 심각한 질병에 걸린 것도 아니고, 그냥 아기를 낳았을 뿐인데 이렇게 돼버린 것이다. 

"환자분, 포기하시면 안 됩니다!! 정신을..." 

"저는... 여기까지인 것... 같네요... 아이의 이름은... 오ㄷ... 아니, 그냥 딘으로..." 

그녀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 아이의 이름을 지어준 뒤, 결국 눈을 감고 말았다. 

"...브륀힐드 아그네스 님, ○○시 ●●분 사망하셨습니다." 

"젠장할!!!!!" 

"대체 이게 몇 명째야..." 

원래는 이렇게 사망할 환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1년 전 라그나로크로 전세계 의료시스템의 99.9% 이상이 파괴된 이후로는, 기본적인 처치조차 받지 못해 생명을 잃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브륀힐드 역시 그 안타까운 희생자들 중 한 명이 된 것이다. 

물론 그녀가 정말 죽은건 아니고, 사실은 마술로 죽은 척을 했을 뿐이다. 브륀힐드는 자신의 뱃속에서 태어난 아기와, 자신의 가짜 시체를 두고 병원 문을 나서며 중얼거렸다. 

"God bless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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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생 프로젝트 계획안 

1) 환생 마법으로 '666:사탄'을 인간 '브륀힐드 아그네스'의 몸에 이식해 인간 태아 상태로 만든다. 인간 '브륀힐드 아그네스'는 적당한 때가 되면 인간계의 의료 시설에서 '666:사탄'을 낳은 뒤, 죽은 사람으로 신분을 위조한다. 

2) 그 이후 인간 '브륀힐드 아그네스'는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환생한 '666:사탄'을 감시하며, 계획이 어긋나지 않도록 실시간으로 보조한다. 그 과정에서 천계 신들의 힘이 필요할 경우, 얼마든지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3) '제천대성'처럼 환생 이후 인격이 변질되는 일을 막기 위해, 환생한 '666:사탄'은 인간의 인격 대부분이 형성되는 청소년기 시기까지 좋은 추억도 나쁜 추억도 최대한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 

4) 3번 사항을 보조하기 위해, 환생한 '666:사탄'은 태어나자마자 '오딘'의 저주를 받아 병에 걸려 입원한 뒤, 가족도 친척도 친구도 없는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내도록 한다. 이 저주는 고등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되는 해에 풀린다. 

5) 환생한 '666:사탄'은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인간계의 연례 행사인 GOH에 참가해 실력 있는 인간들의 차력을 경험한다. 만일 GOH가 그 전에 폐지된다면, 인간 '브륀힐드 아그네스'가 환생한 '666:사탄'이 세계 각지의 실력자들과 맞붙을 수 있을만한 상황을 유도한다. 

6) 위의 계획들과 어긋나는 상황이 생길 경우, '666:사탄'의 힘과 기억을 억누르던 봉인은 그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만큼만 일시적으로 풀린다. '마이트레야'가 부활하는 예언의 날이 오면 봉인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7) 예언의 날 이후에는 환생한 '666:사탄'과 '마이트레야'를 중심으로, 라그나로크의 패배를 설욕하며 무너진 천계의 위신을 바로 세운다. 

다음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