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배현진 싸움에 마이크 끈 권성동…'막장 국힘' 생중계
이날 회의 시작 전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배 의원이 가장 늦게 착석하자 이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마이크를 잡은 이 대표는 “비공개회의가 언론에 따옴표까지 인용돼 보도되는 상황이 발생해, 최고위 의장 직권으로 오늘부터 비공개회의에서 현안 논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대표와 배 의원이 갈등을 빚은 13, 16일 비공개회의 발언 일부가 언론에 보도된 것을 겨냥한 것이다.
배 의원은 발끈했다. 그는 “현안 논의를 하지 않을 것이 아니라 비공개회의를 철저히 단속해서 건강하게 이어가야 한다”며 “(회의 뒤 내용이 공개되는) 미공개 회의처럼 돼 낯부끄럽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회의 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회의 말미 이 대표는 “기공지 한 대로 오늘 비공개회의는 없다”고 거듭 밝혔다. 배 의원은 이 대표의 말을 끊고 “비공개회의를 일방적으로 없애면 어쩝니까”라며 “회의 내용이 오픈돼서 제가 단속해달라고 (이 대표에게) 제안하지 않았나”라고 항의했다. 두 사람의 공개 설전은 약 1분가량 이어졌다.
▶이준석=“발언권을 득해서 말씀하시고요.”
▶권성동=(손으로 두 사람을 다독이며) “아니 잠깐만, 잠깐만.”
▶이=“비공개회의 내용이 언론에 누차 유출되면서….”
▶배현진=“대표님께서 많이 유출하지 않으셨습니까.”
▶이=“특정인이 참석했을 때 유출이 많이 된다는 얘기도 들리기 때문에….”
▶배=“단속을 제대로 안 하고. 심지어 대표가 언론에 얘기한 것을 누구 핑계를 대면서 지금….”
▶이=“단속해볼까요?”
분위기가 얼어붙자 둘 사이에 앉아 있던 권성동 원내대표가 나섰다. 권 원내대표는 난감한 표정으로 “자자, 그만합시다”라며 왼손으로 탁자를 툭 쳤다. 이 대표가 “아니오. 논의할 사안 있으면….”이라고 말을 이어가자 권 원내대표는 황급히 이 대표의 마이크 전원을 껐다. 당 관계자는 “방송사고라도 날 것 같아 권 원내대표가 마이크를 껐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그 직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고, 권 원내대표는 “그렇게 나가면 안 되지. 이 대표 들어오라”고 만류했다. 이 대표는 자리에 돌아오긴 했지만 “내 얘기를 내가 유출했다고?”라며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둘의 감정싸움은 회의가 끝난 뒤에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 대표는 “제 발언을 제가 유출했다고 공개 주장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개탄스러운 상황이 백일하에 이뤄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비공개회의 내용을 유출한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는 “누가 음해하는 메시지를 내는지 잘 알지 않나”라고 배 의원을 겨냥했다.
배 의원은 “누가 방송이나 페이스북을 통해서 비공개회의를 가장 많이 유출하는지 알 것”이라며 “마치 당직자와 다른 최고위원에게 공동 책임을 씌우듯 얘기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대표가) 자기방어적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내가 (회의 내용을) 유출했다는 것은 이 대표가 잘못 생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후략)
여기도 점점 막장으로 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