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애
상어는 눈이 보이지 않는다
오늘도 피냄새를 따라 유유히 헤엄친다
피냄새란 곧 상어의 음식
상어는 눈이 멀었다
뵈는 것 없이 피냄새를 따라 먹기 시작한다
한없이 먹히는 물고기들
눈이 먼 상어는
엄마 물고기를 잃어버린
버려져버린 그 작은 생명의 슬픔을
상관하지 않는다
그저 입에 닿으면 먹을 뿐이다
상어는 오늘도 사냥을 한다
이미 찰만큼 차있는 두둑한 뱃살을 내보이며
바다에 그 큰 몸집으로 일렁임을 만들며
오늘도
내일도
피눈물을 흘릴만큼 무서워하는 물고기들은 아랑곳 않고
먹어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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