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잉~ chuing~
츄잉 신고센터 | 패치노트 | 다크모드
공지&이벤트 | 건의공간 | 로고신청N | HELIX
로그인유지
회원가입  |  분실찾기  |  회원가입규칙안내
낡은 집 - 이용악
대갈맞나 | L:47/A:502
1,911/2,270
LV113 | Exp.84%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 | 조회 221 | 작성일 2019-01-17 21:30:09
[서브캐릭구경ON] [캐릭컬렉션구경ON] [N작품구경ON]
*서브/컬렉션 공개설정은 서브구매관리[클릭]에서 캐릭공개설정에서 결정할수 있습니다.
  [숨덕모드 설정] 숨덕모드는 게시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언제든 설정할 수 있습니다.

낡은 집 - 이용악

날로 밤으로

왕거미 줄치기에 분주한 집

마을서 흉집이라고 꺼리는 낡은 집

이 집에 살았다는 백성들은

대대손손에 물려줄

은동곳도 산호관자도 갖지 못했니라 

 

재를 넘어 무곡*을 다니던 당나귀

항구로 가는 콩실이에 늙은 둥글소*

모두 없어진 지 오래

외양간엔 아직 초라한 내음새 그윽하다만

털보네 간 곳은 아무도 모른다 

 

찻길이 놓이기 전

노루 멧돼지 쪽제비 이런 것들이

앞뒤 산을 마음놓고 뛰어다니던 시절

털보의 셋째 아들은

나의 싸리말* 동무는

이 집 안방 짓두광주리* 옆에서

첫울음을 울었다고 한다 

 

"털보네는 또 아들을 봤다우

송아지래두 불었으면 팔아나 먹지"

마을 아낙네들은 무심코

차가운 이야기를 가을 냇물에 실어보냈다는

그날 밤

저릎등*이 시름시름 타들어가고

소주에 취한 털보의 눈도 일층 붉더란다 

 

갓주지* 이야기와

무서운 전설 가운데서 가난 속에서

나의 동무는 늘 마음 졸이며 자랐다

당나귀 몰고 간 애비 돌아오지 않는 밤

노랑 고양이 울어 울어

종시 잠 이루지 못하는 밤이면

어미 분주히 일하는 방앗간 한구석에서

나의 동무는

도토리의 꿈을 키웠다 

 

그가 아홉 살 되던 해

사냥개 꿩을 쫓아다니는 겨울

이 집에 살던 일곱 식솔이

어데론지 사라지고 이튿날 아침

북쪽을 향한 발자욱만 눈 위에 떨고 있었다 

 

더러는 오랑캐령 쪽으로 갔으리라고

더러는 아라사로 갔으리라고

이웃 늙은이들은

모두 무서운 곳을 짚었다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집

마을서 흉집이라고 꺼리는 낡은 집

제철마다 먹음직한 열매

탐스럽게 열던 살구

살구나무도 글거리*만 남았길래

꽃 피는 철이 와도 가도 뒤울안에

꿀벌 하나 날아들지 않는다 

 

개추
|
추천
0
신고
    
  [숨덕모드 설정] 숨덕모드는 게시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언제든 설정할 수 있습니다.
[L:14/A:569]
다시시작해
흉가라도 온돌은 있었겠죠...? 요즘같이 추웠을 겨울에...
2019-01-18 19:18:41
추천0
의견(코멘트)을 작성하실 수 없습니다. 이유: 30일 이상 지난 게시물, 로그인을 하시면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츄잉은 가입시 개인정보를 전혀 받지 않습니다.
  
즐겨찾기추가   [게시판운영원칙] | [숨덕모드 설정] |   게시판경험치 : 글 15 | 댓글 2
번호| | 제목 |글쓴이 |등록일 |추천 |조회
6669 시 문학  
내게 당신의 사랑이 그러하듯이 - 조병화
에리리
2020-05-22 0 101
6668 시 문학  
내 사랑 멈출 수 없어요 - 사데스
에리리
2020-05-22 0 80
6667 시 문학  
내 마음속의 산 - 안선우
에리리
2020-05-22 0 74
6666 시 문학  
임께서 부르시면 - 신석정
크리스
2020-05-22 0 355
6665 시 문학  
일회용 시대 -김승희
크리스
2020-05-22 0 103
6664 시 문학  
상사화 - 박얼서
순백의별
2020-05-22 0 81
6663 시 문학  
완산칠봉 투구봉 - 박얼서
순백의별
2020-05-22 0 86
6662 시 문학  
일출 - 한용운
크리스
2020-05-22 0 76
6661 시 문학  
개화(모란)순간 - 박얼서
순백의별
2020-05-22 0 75
6660 시 문학  
올해의 성탄 - 김남조
사쿠야
2020-05-22 0 86
6659 시 문학  
오늘 - 김남조
사쿠야
2020-05-22 0 81
6658 시 문학  
영원 그 안에선 - 김남조
사쿠야
2020-05-22 0 83
6657 시 문학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 작자 미상
에리리
2020-05-21 0 96
6656 시 문학  
내 눈물의 의미 - 정우경
에리리
2020-05-21 0 65
6655 시 문학  
내 사랑은 - 오를레앙
에리리
2020-05-21 0 100
6654 시 문학  
고드름 - 박얼서
순백의별
2020-05-21 0 79
6653 시 문학  
일출 향일암에서 - 박얼서
순백의별
2020-05-21 0 67
6652 시 문학  
일출 새아침을 맞으며 - 박얼서
순백의별
2020-05-21 0 79
6651 시 문학  
일월(日月) - 유치환
크리스
2020-05-21 0 89
6650 시 문학  
인식(認識)의 힘 - 최승호
크리스
2020-05-21 0 79
6649 시 문학  
인동차(忍冬茶) - 정지용
크리스
2020-05-21 0 194
6648 시 문학  
연 - 김남조
사쿠야
2020-05-21 0 79
6647 시 문학  
어머님의 성서(聖書) - 김남조
사쿠야
2020-05-21 0 106
6646 시 문학  
어떤 소년 - 김남조
사쿠야
2020-05-21 0 81
6645 시 문학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 - 백창우
에리리
2020-05-20 0 152
      
<<
<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
>>
enFree
공지&이벤트 | 접속문제 | 건의사항 | 로고신청 | 이미지신고 | 작품건의 | 캐릭건의 | 기타디비 | 게시판신청 | 클론신고 | 정지/패널티문의 | HELIX
Copyright CHUING Communication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huinghelp@gmail.com | 개인정보취급방침 | 게시물삭제요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