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고개 2
내가 근무하는 회사가 있는 창원시에는 진해시와 터널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데
예전에는 이 터널 말고 벚꽃길이라 부르는 꼬불꼬불 올라가는 안민고개가 있었다 한다
직원 중 한명이 예전에 이맘때 쯔음 차를 타고 안민고개를 넘던 이야기를 했다
장마비가 부슬부슬 오는 여름인데 마산으로 돌아가면 길이 멀어서
조금은 무섭고 위험한 고개길이지만 용기를 내어 야심한 밤에 고개를 넘었단다
한참을 돌아가는데 갑자기 하얀 소복을 입은 여자가 길을 가로 막고서는
차를 좀 태워 달라 하였단다
순간 쏘름이 끼쳐서 기절 할 뻔 하였지만
평소에 담대한 신념을 가졌다 자부한 성격이라 애써 참고 비를 맞고 있는 여인을 태우니 뒷좌석에 앉더란 것이다
운전을 하면서 계속해서 룸밀러를 보았지만 하얀 얼굴의 여인은 너무도 말이 없어
완전히 쪼려서 언제 봉변을 당할지 몰랐단다
그런데 갑자기 한마디 하는데
저~ 여기~ 조옴~내려 주세요~
너무도 겁이 나서 가슴을 쓸어 내리며
예~? 여기는 아직 고개인데 어디를 가실려고요 ?
하며 차를 세우는데
여인은 꼭 자기 차를 내리 듯이 문을 열고는 뒤쪽으로 걸어가서 멀어 지더라는 것이다
내려서 여인을 불러 세우고 싶었지만 비가 점점 많이 오고 늦은 심야이며
도저히 무서워서 에라 모르겠다 하며 허겁지겁 고개를 내려 와 버렸단다
그 날밤을 뜬 눈으로 세우고 직장에 가서 어젯밤 이야기를 무용담으로 하는데
아뿔싸 그 여인이 내렸다는 길 옆에는 오래된 공동묘지 였다나?
이 사람은 그 말을 듣고는 아니 그럼 내가 어제 본 여인은 귀신?
그 후로는 그 안민고개를 다시는 넘어가지 않았고 넘어 갈 일이 있으면 마산으로 돌아가던지 길을 나서지 않았단다
이제는 길이 좋아져서 그 고개 밑으로 터널이 나서 눈 깜짝새에 지나 가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