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바꾼 집 3
그후 또 몇달간 아무 이상도 없다가 정말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던 일이 일어났다...
그렇게 한동안은..그여자꿈은 꾸지 않았다. 어머니는 그당시 교보생명(그당시는 명칭이 대한교육보험회사을 다니셨고
아버지는 두산중공업(그당시 한국중공업)을 다니시고 두분 다 바쁜 맞벌이 부부였다.
그런 꿈이야기를 한다 해도 공부나 하라며 잔소리가 날아올게 뻔했다.
아버지는 그때 노키아 휴대폰을 가지고 계셨다. 그당시 휴대폰은 130만원 정도 했었고
어디에서나 전화를 할수 있다는 것에 무지 신기하고 그런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는 아버지는 왠지 멋져 보였다.
아버지가 퇴근하고 밥을 먹고...아버지는 산책을 하신다고 밖으로 나가셨다.
어머니는
"아들..집전화기 어디 갔어?"
"모르겠는데요."
"한번 찾아봐"
어머니는 무선 전화기를 종종 집에서 어디 뒀지는 까먹는 경우가 허다했다..
"아빠 휴대폰으로 전화해바"
"네."
난 아버지 휴대폰으로 집에 전화를 했다.
"띠리리링~띠리리링"
난 소리가 들리는 쪽을 찾아갔다. 거실 쇼파 쪽에서 들렸다. 분명 소리는 나는데 보이지가 않았다.
구석구석 훑어보는데..쇼파 등받이와 쿠션틈에 집전화기가 끼어 있었다..
"엄마..전화기 여기..."
"딸끄락"
난 휴대폰을 귀에 대고 어머니에게 말하는 도중에...전화를 받았다. 내 눈앞에 쇼파에 꽂혀있는 집전화를...
누가 받았다...다리에 힘이 풀렸다...
"누.....누...누구세요.."
"니 게 여 애 이 어.."
내 눈앞에 있는 수화기에서 뭔가 알아듣지도 못할 말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난 멍하니 휴대폰을 귀에 대고...정신나간 사람처럼 서있었다. 그순간...그 소리....
내가 몇달전에 현관 앞에서 듣던...알아들을 수 없던 여자소리...그 소리였다
.
난 휴대폰을 쇼파위에 던지고는 내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그리고는 내 책상에 앉아서 손톱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이건 꿈이 아닌데....현실인데...대체 뭐야..무슨 일이야..'
'분명 이건 현실이 아닐꺼야...내가 잘못 들었나..
아닌데..분명히 누군가 받았는데..혼선된 걸 수도 있자나...'
순간 어머니가 문을 열고 들어 오셨다. 난 순간 깜짝 놀랬다.
"왜? 아들.."
"아..아니..예요."
"왜 그렇게 놀래?"
"아...아니..예요.."
"전화기는??"
"거...거실 쇼파에 있어요.."
난 곧바로 침대에 누워서 이불을 뒤집어 썼다. 잠들기가 무서웠다. 또...그여자가 나올것 같았다...
그렇게 무서움에 떨다가 잠이 들었다. 역시..
'또야...빌어먹을'
난 내 방안에 있었고...집은 조용했다.
'안나갈꺼야..빌어먹을..빌어먹을...절대 문 안 열꺼야....'
혼자 그렇게 침대에서 중얼거리고 있는데.. 그 지옥같은 시간은 계속되고 좀처럼 난 현실로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 빌어먹을 꿈에서 빨리 깼으면....'
그렇게 계속 혼잣말을 되풀이하다 마음이 조금 진정된 나는...문앞으로 다가가 문을 살짝 열었다.
난 뒤로 넘어졌다.. 그 여자는 내 방문에 바짝 달라붙어서 눈동자를 계속 굴리고 있었다.
'아...저 재수없는 얼굴....'
그리곤 몇초후 그녀는 뒤로 돌아 거실을 배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그녀는 처음으로 거실쇼파에 사뿐히 앉았다.
그녀는 입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니 게 여 애 이 어"
낮에 듣던 그 소리...떠들어대기 시작했다. 그 기분 나쁜 조잘거림을 시작했다. 심장은 미친듯이 뛰고...난 꿈에서 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