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구한다'는 이상이 꽤 골칫거리인건 사실입니다.
미도리야가 품은 이상이 예로부터 여러 작품의 주인공들을 괴롭혀 왔었습니다. 제가 본 작품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주인공은 웹툰 나이트런의 앤 마이어입니다.
사람을 구한다는데 있어서 강박적인 캐릭터인데, 작중에서 자신이 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죽어나간다는데 굉장히 괴로워 하는게 눈에 많이 띕니다. 내전 이후론 못봐서 지금은 어떨지 모르지만 지금의 미도리야를 보면 그 당시의 앤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그 당시의 앤을 떠올려보면 미도리야가 이후에 어떤 고뇌를 할지가 대강 짐작이 됩니다. 물론 이러한 고뇌도 그럴만한 충분한 힘이 없다면 할 수 없는 고뇌입니다. 마치 강자의 고민이랄까? 애초에 약자들은 모두를 구하지 못한 이유를 강자의 탓으로 돌려도 되지만, 강자들은 결국 자신의 부족함에 괴로워 하게 되니까요. 자신의 부족함으로 모두 구하질 못했다는 그 죄책감의 무게는, 우리가 상상하기 힘들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나이트런의 앤이 그랬던것 처럼 시간과 경험이 해결해줄 문제입니다. 앤이나 밀리오처럼 현실을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일말의 돌파구를 찾아내는 괴로운 싸움을 하느냐로 갈리겠죠.
다행인건 적어도 혼자서 그런 싸움을 도맡지는 않을거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