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천 고의패배설
이게 제 주장의 시작이라 해도 좋은 대사입니다.
파천신군은 스스로 자신의 패도가 실패한 이유는 "자신이 하는 일에 의문을 갖거나 뒤를 돌아보면 안 된다"를 지키지 못해서라고 말했습니다. 과연 작가가 이 강룡의 회상에서 나온 대사를 그저 파천의 정신승리로 만드실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선 저 글의 해석을 해봅시다.
사실 매우 쉬운 뜻이죠, 자신이 하던 일은 패도를 뜻하며 '의문을 갖거나 뒤를 돌아봐서는 안 된다'는 패도를 계속 행함에 있어 생기는 죄책감이나 타인들의 고통을 외면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파천신군은 그걸 지키지 못했다고 나왔죠, 이 말을 파천신군의 패인은 패도에 대한 죄책감 더 나아가서 사천왕에게 진 이유가 이것과 관련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 사천왕의 배신과 파천의 패배 그리고 파천이 말한 패배 이유인 죄책감을 엮어 보겠습니다. 위에서 썼듯이 파천은 저 말대로라면 사천왕의 기습 당시 죄책감과 회의감을 느끼며 갈등하고 있던 상황이죠, 그리고 갈등을 겪던 중 사천왕이 쳐들어왔고 파천은 그 기습공격에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도 이길 수 있었지만, 자신의 패도에 대한 회의감과 죄책감 그리고 자신의 패도를 막기 위해 패배.
이것이 제가 주장하는 고의패배설입니다.
파천이 말한 자신의 패도가 실패한 이유(사천왕의 배신)에 대한 저 언급과 배신 당한 상황을 엮은 것이죠
물론 이것만으론 납득이 힘들죠 하고 싶은 말들도 있을 거고요, 그래서 몇 가지 더 말할 게 있습니다.
우선 사람들이 많이 하는 이야기로 왜 혈환막은 죽이지 않았나 이것이 있죠, 저는 위에서 썼듯이 파천이 갈등을 겪던 중에 자신의 패도를 버린다는 선택을 한 것이라 말하였습니다.
파천신군은 자신이 귀영의 배신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나옵니다. 이는 고의패배설에서 파천신군이 사천왕의 배신을 보고 자신의 패배를 결심했다는 것과 이어지기도 하죠, 갈등을 겪던 중 가장 믿고 있던 제자인 귀영이 배신했으니 파천의 회의감은 더더욱 커졌을 것입니다.
저 감정 속에서 가장 아끼는 제자였던 귀영을 공격하는 것에 대해 망설임도 있었을 것이고요.
그리고 또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당시의 파천은 패도에 대한 갈등을 겪던 중 귀영의 배신을 보고 충격을 받고 큰 회의감으로 패배를 선택한 상태, 거기다 자신이 선택을 번복한 채 계속 패도를 행할지도 모른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 기습으로 입은 커다란 부상 등 이런 감정과 몸 상태로 인해 사천왕 중에 혈환막만을 죽이고 귀영에게 패한다는 이상적인 선택을 할 수 없었다. 이것이 제 생각입니다
용비불패에서도 용비는 적성 누이가 가짜인 걸 알면서도 적성에 대한 감정으로 인해 적성 누이의 연기에 당해줬고 결국 이는 독에 의해 큰 부상을 당하는 결과를 불러오게 됐었죠.
한 가지 더 귀영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게 있는데
귀영은 막사평에게 당해 죽으며 강룡을 떠올리고 차라리 나를 죽였더라면...이라는 회상을 하며 그 강룡의 모습은 점점 파천으로 변화하고요. 저는 이게 귀영이 파천은 자신을 죽이지 않고 봐주었다는 사실을 알고 둘의 모습을 겹쳐 보는 거라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파천은 그럼 왜 복수를 위해 강룡을 키웠냐? 제가 이것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은 것 "확실한 것은 없다"입니다.
저는 이 게시판을 접하고부터 지금까지 보면서 계속 느낀 것이 있습니다.
그건 사람들이 확실하지 않은 것을 그저 정황과 여론만으로 100퍼센트 부정 불가능한 사실로 변화시킨다는 것입니다.
파천신군이 강룡을 복수를 위해 키웠다?
알 수 없습니다.
여태까지 파천은 강룡에게 사천왕은 언급했지만, 복수를 하고싶다고 말 한 적은 없으며 복수 발언은 그저 말년에 정신이 망가진 상태에 한 것뿐입니다.
치매니깐 저건 과거의 일이다?
알 수 없습니다 .
애초에 치매든 뭐든 이것 또한 결국 독자의 생각일 뿐이며 설령 치매라도 치매 환자의 행동이 그저 과거의 행동만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말년의 파천은 정신이 이상해진 것만이 확실하지 "저게 작가가 파천의 과거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이런 건 그저 독자의 추측일 뿐입니다.
파천의 복수는 작품 초반부터 나오던 것이니 강룡을 키운 목적은 복수일 수밖에 없다?
강룡의 복수도 초반부터 계속해 나온 작품의 중요 내용입니다. 고수 초반 강룡의 복수에 대한 모습은, 파천은 복수를 강요했고 강룡은 그걸 싫어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복수를 해야 하기에 그 사이에서의 갈등을 하죠, 하지만 사실 강룡의 언급에 따르면 파천은 복수를 바란 적이 없으며 강룡은 복수를 결심한 것도 그 시작도 자신에게 있으며 이건 파천이 바란 게 아니라고 강룡은 말 했습니다.
뭐 파천이 복수를 위해 키웠어도 나중에 알려주려다 생각이 바뀌었을 수도 있어요, 근데 여기서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처음에 당연하게 보이던 것이 진짜 당연한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그럼 또 의문이 생기실 겁니다.
아니 니 말대로 파천이 복수 목적으로 강룡을 키운 게 아니면 애초에 왜 키운 건데???
파천의 말에는 참 이상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건 "죽이게 될지 어떨지는 네가 아니라 놈들(사천왕)이 결정한다"라는 식으로 말한 것입니다.
설마 용이에게 사천왕은 쨉도 안 된다는 식으로 말한 파천이 실력이 우려돼서 저런 말을 한 걸까요?
아뇨,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파천이 바란 것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너는... 없이... 놈들... 비추는.. 거울이..."
이 말의 완성본은 뭘까요? 저는
너는 흔들림 없이 놈들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라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 말의 의미를 추측해보자면, 파천신군은 사천왕이 강룡을 찾아올 테니 네 쪽에서 찾을 필요는 없다고 말하며, 또한 죽이게 될지 어떨지도 사천왕에게 달렸다는 말을 했는데
사천왕이 강룡을 찾아온다?
이게 작품 속에서 무슨 의미를 갖고 있을까요? 우린 이미 작품을 통해 답을 알고 있죠, 은거하고 착하게 사는 귀영은 강룡을 찾지 않고 그저 자신의 삶을 사며, 막환혈은 강룡을 자기들 쪽에서 먼저 찾아내고 그 중 강룡을 찾아온 막사평은 죽었습니다.
"죽게 될지 어떨지는 사천왕에게 달렸다"
이것은 강룡에게 아직도 혈겁을 일으킬 목적을 가진 채로 너를 찾아와 죽이려는 이는 죽이고 그렇지 않고 은거하고 속죄하는 사천왕은 죽이지 말라는 것입니다.
"너는 흔들림 없이 놈들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라"
이 말은 복수심에 흔들리지 말고 사천왕의 악행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용이는 파천이 말한 자신의 힘을 자신의 속죄를 위해 사용해달라는 말에 망설임을 보입니다.
이 장면을 보며 의구심이 들지 않습니까?
용이가 사부의 속죄를 하기 싫어할 성격이 아닌데 왜 저런 모습을 보인 걸까요?
그건 파천의 목적은 속죄를 하며 살아가는 사천왕은 제외한 채 혈겁을 저지르려는 사천왕만을 죽이는 것이지만, 강룡의 목적은 복수를 위해 전부 죽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건 제 추측이 아니고 이미 복수는 파천이 아닌 강룡의 것이라고 작품내에 확실히 나오기도 했죠, 그리고 파천은 사천왕에 대해선 이미 가르치던 중에 설명했는데 파천이 복수하라고 시켰다가 맘을 바꾼 거면 자신이 맘대로 시작했다는 강룡의 말과 어긋나지 않을까요?
또한 강룡을 처음 만난 파천이 생명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깨달음을 얻는 부분은 당시 파천이 그저 복수심에 미친 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고요.
물론 이게 확실한 건 아니에요 처음엔 엄청난 복수심을 가졌지만 저 때 생각이 바껴서 강룡에게 말을 안 해준 걸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저는 작품의 이런 부분들을 통해 반드시 처음 나온 것에만 집착하지 않고, 파천은 처음부터 복수심이 없었고 애초에 강룡을 키운 게 복수가 아닌 다른 이유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네요.
이걸로 파천 고의패배설에 대한 제 이야기는 끝입니다.
하지만 이것과 별개로 예전부터 강룡의 정신과 이제 어떤 식으로 용이가 변하게 될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싶어 후편을 또 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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