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의 기사] 단 하나의 광명
“본질세계요?”
“그래. 다른 말로는 이면세계라고 해. 혹은 장막 너머의 세계라고도 부르고. 이것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서 또 견해가 갈리는데, 엘렌디스님은 본질세계라 하셨어.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이 현실이 사실은 본질세계의 그림자에 불과하다는 이론이야. 본질세계는 보거나 듣거나 만질 수 없고, 오로지 이성으로만 짐작할 수 있을 뿐이지. 그곳의 힘을 끌어오는 게 마력이고, 주문은 열쇠야. 그러니까 무영창 마법은, 열쇠도 없이 드나든다는 말이지. 그건 내 상식에 있을 수 없는 일이야. 그걸 네가 한다는 거고. 이만하면 왜 마법사들이 네게 관심 갖는지 알겠지?”
아이젠리터는 웨스카드의 손을 잡고 장막 너머의 세계를 거닐었다. 꿈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넘어온 것은 처음이었다.
1, 2, 3, 4...... 무수한 차원이 다른 차원과 겹치고, 시공간이 정체되거나 빠르게 흐르는 세계였다.
이데아론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
● 플라톤의 이데아론과 같이 저차원이 고차원의 그림자와 같은 공간이며, 무수히 많은 공간축이 존재하는 '본질세계'
그리고 이곳에 잘못 들어와 뒤틀린 채 길을 잃어버린 마법사들도 보였다. 그들은 순식간에 영체화되어 고통에 시달리거나, 기화되어 사라졌다.
불타는 구름과 거기에 비치는 거인의 그림자들, 악마와 광란의 춤을 추며 광소를 터트리는 마녀들, 일렁이는 그림자 같은 앙상한 나무들, 무해한 존재와 극도로 위험한 존재들, 그리고 선인지, 면인지, 입체인지도 불확실한 나 자신.
아이젠리터와 웨스카드가 이곳에서 맨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건, 그저 단순히 영혼이 드래곤이기 때문이었다. 전생이든 현생이든, 꿈을 꾼 드래곤은 이곳을 거닌 적이 있었다. 즉, 와본 곳이었다.
인간의 정신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지평선에 있는 단 하나의 광명에 의해 현실세계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저 빛은 뭔가요?”
아이젠리터가 그 단 하나의 광명을 가리키며 물었다.
“영원히 빠져나가지 못하는 빛들. 우주를 떠돌아다니는 온갖 정보를 빨아들이는 구멍. 집합체이며 동시에 단일체. 신, 혹은 절대자, 생명과 죽음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 우리는 그 속에 있는 것이다.”
● 그런 본질세계의 모든 것이자 절대자이며 신인 '단 하나의 광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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