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평범한 고등학생의 행동
렌사 잡을때
사이보그 렌사는 음속을 넘는 속도로 단숨의 카미조 쪽으로 뛰어들었다. 그 등에 있는 하얀 날개를, 좌우로 동시에 내리쳤다. 보통 소년은 대처할 수 없을 공격이다. 단순한 속도의 문제를 생각해 봐도 그렇고, 애초에 체표면의 미세한 변화나 표정 따위를 수치 입력으로 완전히 지워 버리는 것이 가능한 상대다.
즉, 카미조가 경험으로 얻어 온 전조의 감지를 쓸 수는 없다.
하지만.
훅.
카미조 토우마의 몸이, 마치 사전에 짠 듯이 아래로 가라앉았다.
렌사가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이상, 눈으로 보고 행동을 한다 해도 늦을 텐데.
마치 먼저 예측한 뒤 첫 동작을 시작한 듯이, 소년은 정확히 렌사를 상대했다.
내부에서의 붕괴가 진행되는 렌사의 몸은, #029에게도 제어할 수 없는 상태이다.
평소라면 완벽한 수치입력으로 표정을 지울 수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미세한 떨림이 돌아왔다.
"이런..!“
'그러니까..‘
피가 번질 정도로 강하게.
카미조 토우마는 주먹을 쥐었다.
좌우로 내리쳐지는 하얀 날개는 일부러 오른주먹을 쓰지 않고 상반신을 휘두르듯 회피했다. 완전한 지근거리에서 노려보고 있는 렌사의 얼굴 중심을 노리고 온 힘을 다해 주먹을 내뻗었다.
파란피 잡을때
파란머리 피어스가 둔기로 이용한 회중전등을 떨어뜨리는 소리였다.
바닥 위를 데굴데굴 굴러가는 회중전등은 혼잡하게 빛을 내뿌렸다. 카미조도 파란머리 피어스도, 표정은 어둠에 휩싸여 보이지 않게 됐다.
그러던 도중.
카미조 토우마는, 그 친구가 툭하니 중얼거리는 소리를, 확실하게 귀에 담게 되었다.
"또 다시 기대하고 있는 거냐.."
쾅!!
둘이 교차했다.
파란머리 피어스는 한 팔을 쓸 수 없게 된 카미조를 확실히 끝장내기 위해 몸을 끌어안 듯 몸통박치기를 해 마운트 자세를 취하려 했을 것이다. 다리가 봉쇄당하면 이제 방법이 없다.
카미조도 자신의 약점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발치에 있던 소프트볼 정도의 크기의 콘크리트 파편을 발 끝에 올려놓고, 그대로 차올렸다.
석궁 맞을때
몸의 8할이 날아가고, 심장조차도 없어졌음에도 소년의 오른팔이, 마치 망가진 태엽장치처럼 천천히 움직였다. 그건, 자신의 남은 몸을 들어올리고 있는 오티누스를 향해 뻗었다.
그 얼굴을.
그 뺨을, 쓰다듬듯.
아니면.
패배자 주제에 마치 울고 있는 아이의 눈물을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닦아 주듯이.
냉철한 승자에게, 그런 게 있을리 만무한데도.
그저 더러운 핏자국이 남을 뿐인데.
"욕심이건 뭐건, 괜찮아. 선이라던가 악이라던가, 그런 건 그냥 잊어버려. 화가 난다 하더라도, 거슬린다 하더라도, 뭐라도 상관없어. 네가 행동해 주기만 한다면, 그 결과로서 모두의 미소가 만들어진다는 건 벌써 봤으니까. 그렇다면 네 마음에 드는 대로 한 번 해 보는 거야. ……넌 가장 처음에 뭘 하고 싶어했지? 그 소원을 이루지 않는 이상 너도 나와 같이.. 행복한 세상에 짓눌려버릴 뿐인... 비참한 미아가 돼 버릴 거야...."
이 새1끼 정말 평범한 고딩 맞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