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게문학기획] 레귤러 쇼(프롤로그)심심한 가주들
134F 자하드의 궁전
"다들 왔는가, 내 오랜 동료들이여..."
약간 곱슬거리는 금발에, 황금색 눈, 그리고 목 뒤에 삐져나온 긴 뿔이 인상적인 소년 체구의 남자가 원탁 주위를 둘러앉은 10명의 사람들 앞에서 입을 연다.
그 말을 듣고, 녹발의 작달막한 어린 소녀가 웃음을 참지 못하며 말한다.
"풉...뭐야 그 오글거리는 대사는! 자하드 너 우리 앞에서는 그런이미지 아니잖아. 그런 대사는 널 왕으로 떠받들어 주는 놈들 앞에서나 하라구."
"아, 미안미안, 블로섬. 다들 오랜만에 보니까 한번 폼잡아보고 싶었어. 뭐 어쨌든, 다 모였지? 다들 오랜만이고, 이제부터 자하드와 10가주의 회의를 시작한다. 이번 회의의 주제는..."
덩치가 크고 남자답게 생긴 푸른 머리의 남자가 말을 잇는다.
"전에 한것과 똑같겠지. 이 영겁의 세월을 뭘 해야 재미있게 보낼 수 있을까."
자하드가 계속 말한다.
"그래. 우리는 이 탑 안에서 수만년을 살아 왔어. 이쯤 살았으면...모든게 다 지겨워 지지 않아? 에드안 너도 지금 가문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물러나 있지?"
"어. 가끔 나한테 도전하는 귀여운 아들들 좀 상대해주고. 그 외에는 그냥 우리 마누라들 챙겨주는것 빼곤 딱히 하는거 없지."
"여자들 꼬시는거는 안 지겹냐?"
"남자라면, 그런걸 지겨워해서는 안되지! 고자들아!"
"뭐임마?" "니가 존1나 변태인 거거든?"
회의가 소란스러워지고 남자 가주들끼리 싸우기 시작한다.
그때, 검은 머리에 매서운 눈빛을 한 장신의 여자가 에드안을 한대 때리고 입을 연다.
"아, 근데 회의중에 미안한데,"
"어, 유린이 왜?"
"자하드 너 키 왜 저렇게 줄었냐? 원래 2미터 훌쩍 넘지 않았어?"
"응. 근데 터프가이는 유행이 지나서말야. 요새는 귀여운 남자애들이 유행이더라고. 그래서 키를 좀 줄였지. 한 170센치로? 얼굴도 좀 내 어릴때 모습으로 바꾸고."
"야, 잠깐. 여자들 꼬시는건 안 지겹냐매?"
"아...지겨운데. 그나마 '덜'지겨운거지."
이걸 시작으로, 자하드와 에드안, 그리고 아리 한과 구스트앙이 음담패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때, 핑크빛 눈에 긴 흑발을 가진 아름다운 여자가 조용히 말했다.
"자...이제 좀 그런 소리들 그만좀 하시죠? 듣기 거북해지는데..."
그러자, 바로 조용해졌다.
"...어." "...응."
"그래,한아 빡치면 어떻게 되는지 알잖아. 그만하고, 본론으로 돌아가서 말하자면. 우리는 탑에서 오랫동안 살아서, 만사가 다 지겹지. 사실 나는, 아무리 탑의 왕이라고는 하지만, 그런 권력투쟁에 관심을 버린 지 오래야. 아니 이정도로 오래 살다보면 세상일에 달관하게 되더라고. 나는FUG니 월하익송이니 그런애들한테 딱히 감정 없어. 너네도 그렇잖아? 그냥 우리 밑에 애들이 자신들 세력이니 기득권이니 유지하려고 난리치는거지. 우리는 정말로...재밌는 일이 없어. 지금 생각해보면...옛~날에 우리 같이 탑을 오르던 그 때가 그립지 않아?"
"어, 나도그래." "...나도." "나도 그렇다."
그때, 짧은 갈색 머리에 둥그런 안경을 쓴 구스트앙이 입을 열았다.
"음...궁상만 떨지 말고...한번 우리 다시 선별인원 시절을 체험해 보지 않을래??"
다들 눈빛을 반짝이며 대답했다.
"어? 무슨소리야?" "다시 선별인원을 체험하다니?"
"내가 한번 전에 생각해 본건데...이거 어때? 우리가 다음에 헤돈이 뽑는 선별인원들 명단을 얻은 후, 그들 모두를 감시하는거야. 트페리의 오페라로. 계속 우리끼리의 방송을 하는거지. 24시간 내내. 우리가 그들 중에서 한 명씩 고르고, 내기를 하는거야. 자신이 고른 선별인원들이 어떻게 크는지 쭉~ 보자고. 자신이 고른 선별인원이 모두가 인정할 만큼 멋지게 거듭나면, 그 사람의 승리. 우승자는, 남은 10명이 우승자에게 소원을 하나씩 들어줘야 하는걸로! 어때? 상세한 규칙은 니들이 하겠다고 하면 말해줄께."
모두들 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거 재밌겠는데? 하자! 우리도 초심으로 좀 돌아가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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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기획으로 가볍게 써본건데 치다보니 분량이 평소 쓰는 분량만큼 늘어버렸...
트루먼쇼에서 제목따온거에요 영문판에서 선별인원을 레귤러라고 번역하길래 레귤러쇼라고 하는거고
근데 트루먼이 여러명...
첫사랑 시리즈 끝내면 이거나 써볼까 생각하는데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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