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 0
지금 내 몸은 땀이 범벅되어 있고 온 몸이 걸레짝마냥 갈기갈기 찢겨 있다. 누군가가 살려주길 바란다. 실오라기같은 아주 가느다란 희망이라도 쥐고 싶다. 하지만 여긴 인적이 드문 그림자숲이다. 일반인은 한 번 숲에 발을 들이면 살아돌아가기 힘들다고 알려진 악명높은 곳이다. 몸에 힘이 빠지고 일순간에 시야가 점멸하며 쓰러질 듯 기운이 빠진다. 하지만 참아야한다. 붉은 눈빛을 한 네 마리의 가트들(몸통길이가 1미터에 이르는 네 발로 걷는 눈이 세개가 달린 포악한 늑대, 앞발톱이 상당히 뾰족하고 단단해 사냥감의 살점을 뜯기 시작하면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은 지금 나무에 매달려있는 나를 놓아줄 생각이 없는 것 같기 때문이다. 내가 매달려있는 커다란 떡갈나무를 아래서 자신들의 앞발톱으로 마구 긁고 있다. 컹! 컹! 내가 쉽게 내려오지 않으니 짜증이 났나보다. "꺼..꺼져!" 휙! 혹시 몰라서 가지고 다녔던 주머니 속에 꽁꽁 간직해 둔 짱돌을 던졌다. 툭. 하지만 빗나갔다. 가트들은 답답했는지 앞발을 위로 들며 두 발로 섰다 다시 네 발로 서는 기이한 자세를 취했다.(가트들은 자신의 먹잇감이 자신에게 공포심을 느끼게하기 위해 사냥 도중 종종 앞발을 들어 위협감을 주기도 한다.) 어지간히 답답했나보다. 나는 몸에는 식은 땀이 줄줄 흐르고 너무 무서워서 오줌이 마렵다. 하지만 어차피 이대로 가다간 아래에 있는 가트들 때문에 먹을 것도 못구하고 나무 위에서 쫄쫄 굶게 생겼다. 어차피 죽을 거 기회를 노리기로 다짐했다. 매달려있던 나무에서 잎들을 찢어 둥그렇게 말아 뭉쳤다. 지금은 밤이다. 가트들의 눈이 번뜩이며 사냥본능이 더욱 포악해지는 시간이다. 배는 고팠지만 잎들을 부지런히 모은 후 가트들의 본성이 잠잠해지는 해가 뜨는 직 후의 시간을 노려야 한다. 잠을 자면 언제 깰 지 모른다. 이틀 밤낮을 숲의 포악한 동물들을 피해 달려왔다. 이미 너무 많은 피로가 누적되어 있다. 등골 시린 새벽이 왔다. 몸이 추위를 견디지 못해 벌벌 떨었다. 옷은 갈기갈기 찢어져있어 중요부위만을 남겨둔 채 다른 곳은 모두 구멍이 송송 뚫려 있다. 옆구리로 차가운 바람이 한 번 불고 지나가면 졸린 눈이 확 깬다. 차라리 고통스러워도 이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찬 바람이 환영이다. 아침이 다가온다. 햇살이 잎사귀들 사이로 비쳐온다. 가트들은 잠잠해졌다. 몸을 둥글게 말고 잠이 든 놈도 있다. 아직 어슬렁거리는 놈이 있긴 하지만 어차피 이 놈들은 위를 잘 보지 않는다. 돌돌 말아 짱짱해진 잎뭉치를 들었다. 젖먹던 힘을 짜내 힘껏 던졌다. 스스스슥... 툭. 번뜩! 가트들은 잎뭉치를 향해 앞만 보고 달려가기 시작했다. 이때다! 조심스럽지만 최대한 빠르게, 조용히 나무에서 내려온 나는 있는 힘껏 반대방향으로 달렸다. 잠이 들려던 차에 갑자기 깬 한 놈이 나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한다. 어쩔 수 없다. 네 마리보단 한 마리가 낫지 않은가. 팔이 뜯기고 다리가 부러지는 한이 있어도 달려야 한다. 옆마을까진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 1차수정 - 가트들이 앞발을 들어 선 채로 위협을 한 이유를 적어놓음 0화니깐 짧게 스토리 구상은 대략 해 놓았으니 짧게짧게 쭉쭉!
추천0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