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나는 일 때문에 엄청 피곤한 채로 자신의 아파트로 돌아왔다.
높은 층에 살고 있어서 엘리베이터에 타려고 했는데, 이미 어떤 남자가 타고 있었다.
남자는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얼굴을 안 보이게 서 있었다.
"기분 나빠"라고 생각했지만, 어쩔 수 없어서 가볍게 인사를 하고 탔다.
남자는 대답도 하지 않고숙인 채였다.
남자는 중간에 엘리베이터를 내렸다. 내릴 때 어깨가 부딪혔다.
일단 나는 "아, 죄송해요."라고 사과했지만, 그 남자는 무시한 채, 또 아까처럼 얼굴을 안 보인 채 숙여 내렸다.
내 방에 돌아오고, 좀 진정이 되었는데, 아까 남자랑 부딪힌 곳에 꽤 많은 양의 피가 묻어있었다.
"우와- 뭐야, 기분 나빠."라고 생각했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리고 며칠 후, 갑자기 방의 인터폰이 울렸다.
"누구지?"
문 구멍으로 보니 경찰이 서서
"죄송합니다. 실은 이 아파트에서 며칠 전에 살인사건이 있었는데, 수상한 인물을 보지 못하셨습니까?"
라고 물어왔다.
"아, 그 사람 얘긴가"싶었지만, 그 때 보던 드라마가 딱 좋을 때였고, 봤다고 하면 취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거고, 귀찮아서 문너머로"아뇨, 안 봤는데요"라고 했더니, 경찰은 바로 돌아갔다.
그리고 다음날, TV를 보는데 뉴스에서 살인사건 보도를 하고 있었다.
장소는 내가 사는 아파트. 그 이상한 남자랑 엘리베이터에 같이 탄 날이었다.
그 후에 TV에 범인의 얼굴 사진이 나왔다.
그 경찰의 얼굴이었다.
드래그>>>엘레베이터남자, 경찰, 범인 모두 동일인물
만약 경찰이 왔을 때, 수상한 인물 알려주려고 문열여줬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