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
침대에 누운지 벌써 몇 시간이 지난 지 모르겠다. 시계를 보니 아침 5:30고, 난 여전히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지금 제일 곤란한 점은 내 방에 부모님이 계신다는 것.
나를 쳐다보는 시선이 계속 느껴져서, 난 눈을 뜨거나 울지 않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
부모님의 시선은 나에게 고정되어 있고 입은 크게 벌려져 있다.
방안에서는 비릿한 피냄새가 진하게 풍겨져 나와 공포감으로 내 몸을 마비시키고 있다.
만일 내가 자고 있지 않다는 티를 조금이라도 내면 난 죽는다.
끔찍하게도 이 넓은 집안 어느곳에도 나를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고,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은 한 가지 뿐.
방을 뛰쳐나가 이웃이 들을 수 있게 소리를 지르는 것.
위험하지만 방에 남아 이 상태로 남아있다면 난 분명히 죽을 거다.
그는 내가 깨어나 그의 작품을 보기를 기다리고 있다.
아, 지금 내가 무슨 말 하는지 이해가 안되겠군. 난 가끔 너무 앞서나가기도 하니까.
설명하자면 이렇다.
세 시간 쯤 전에 난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를 들었고, 일어나 무슨 일인지 체크하기 전에 화장실을 잠깐 들렀었다.
현명하게 무슨일이 일어난건지 탐색하기 전에 난 멍청하게도 화장실에 먼저 간거다.
그 때 이미 죽었을지도 모를 상황이었지만 나는 볼일을 본 뒤 문을 열자마자 화장실 밖 카페트 위의 핏자국을 봤다.
겁먹은 사람들이 보통 하듯 난 내 방으로 뛰어들어가 이불을 뒤집어 쓰고 숨었다.
난 눈을 감은 채 지금 이 상황은 악몽일 뿐이라고 되뇌이며 잠에 다시 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었다.
그때 내 방문이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열렸고 여전히 겁에 먹은 채로 나는 이불을 살짝 들춰 밖을 살펴봤다.
무언가 부모님의 발을 잡고 끌며 들어오고 있었다. 그건 사람이 아니라는 것 밖에는 난 설명을 할 수가 없었다.
몸에 털이 하나도 없고, 털뿐만 아니라 옷도 입고 있지 않았는데 눈조차 달려있지 않았다.
유인원처럼 등을 구부리고 걸으며 그것은 부모님을 끌고 다녔다.
하지만 그것은 유인원보다 훨씬 머리가 좋았다.
그것은 아빠를 침대 구석에 "설치"하고 아빠가 나를 마주보도록 머리를 돌려놓았다.
엄마는 내 방 의자 위에 앉힌 채 역시 나를 바라보게 하였다.
그리고 그것은 방 벽에 피로 무언가를 그리기 시작했다.
원형 안에 기이한 형상이 들어가 있는 모양이었는데, 마치 악마의 도형같은 모양이었다.
그 작품을 끝마치기 위해 그것은 벽 위에 무언가 더 써 놓았지만 방이 너무 어두워서 난 읽지 못했다.
그 후 그것은 내 침대 밑에 기어들어갔고, 지금까지 내가 깨어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가장 무서운 점은, 이제 날이 밝아 오고 있다는 거다.
방이 점점 밝아지면서 난 방안을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게 됬고, 벽에 메세지가 써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안자는 거 알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