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바꾼 집 2
"다녀왔습니다~"
집안은 조용했다...아무도 없었다...소름이 돋았다...
'내가 피곤해서 몸이 허한가?'
그냥 대소롭지 않게 생각하려 노력했다. 그날밤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열심히 컴퓨터를 하다 어느덧 11시가 되었다.
'아..낼 일교시가 뭐지....'
혼자 낼 학교시간표를 보며 책을 챙기고 난 자리에 누웠다. 얼마나 지났을까...
"야옹~"
"아씨...또 고양이야.."
"야옹~"
듣기 싫은 고양이 소리..난 쫓아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부엌에서 어머니가 이사하면서 버릴려고 모아둔 옛날 수저랑 젓가락을
모아둔 곳에서 숟가락을 하나 들고 뒷베란다로 나가 창문을 열었다. 고양이 한마리가 다소곳이 앉아서는 우리집을 바라보며
"야옹~"
"저리가~!"
난 소리를 쳤다. 솔직히 고양이를 원래 싫어했지만 밤에 번떡이는 눈으로 날 쳐다보는데 굳이 숟가락을 던져서 내쫓고 싶지는 않았다.
소리치면 도망가겠지...
"저리가.. 임마!"
"야옹~"
고양이는 가만히 앉아서 아무렇지 않게 소리내고 있었다.
"에잇"
있는 힘껏 숟가락을 던졌다. 난 겁만 주려고 했는데 고양이 머리에 정통으로 맞아버렸다...
고양이 특유의 그 찢어지는 듯한 고음을 내며 옆으로 넘어지더니...바로 일어나더라...
무슨 일이 있었냐는듯 머리에 피를 흘리며 날 쳐다보는건지 우리집을 보는건지..다시금 울기 시작했다...
그때 저기 끝에서 고양이 두마리가 설렁설렁 걸어와서 그 고양이 옆에 나란히 앉더니 무서운 눈으로 쏘아보며 같이 울기 시작했다.
"아...사람들 깨울까....하필 내 방 뒤에서 저러는 거야..."
피흘리면서도 울어대는 그 고양이들 때문에 약간의 두려운 맘도 있고,
고양이 때문에 부모님들 깨웠다간 왠지 욕먹을것 같기도 하고 찝찝한 맘을 뒤로하고 침대로 와서 누웠다.
그렇게 눈을 감고 얼마나 지났을까....잠이 들었다...
꿈이다. 근데 난 내 방 침대위에 누워 있다. 정말 신기했다.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다는 걸 알 수가 있었다.
난 똑같이 내 방 침대 위에서 잠을 깼고...원래 사람이 꿈을 꾸면 진짠지 꿈인지 구별을 못하는데...
그땐 내가 꿈을 꾸고 있다는걸 확실히 알수 있었다. 뭐 때문인지 난 일어나 내 방 방문을 열었다.
난 얼어 붙었다. 거실에는 관이 하나 놓여 있었다. 난 멍하니 서서 그관을 쳐다보았다.
얼마나 지났을까...관뚜껑이 스르르~ 열리더니...웬 여자 한명이 정말 힘겹게 관에서 나오더라.
검은 원피스를 입고 일어선 그녀는 거실에서 두리번거리며 뭔가를 찾고 있었다.
그녀가 내 방쪽을 바라볼 때 난 그녀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웃고 있었다. 허나 그녀는 바로 고개를 돌리며 뭔가를 찾고 있었다.
내가 안 보이는게 분명했다. 난 내 방에서 계속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계속 뭔가를 찾고 있었다.
근데 그 웃는 모습...그얼굴 미동도 하지 않았다...마치 탈을 쓴것처럼.. 억지로 지어내는 미소...그 표정은 한순간도 변하지 않았다.
거실을 계속 돌아다니는 그 여자...그때의 그 공포...나를 보지는 못하지만...난 그 공포를 잊을 수가 없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난 잠에서 깼다...참 더러운 꿈이다...말그대로 기분도 더럽고 짜증이 났다...
그렇게 학교를 다니면서 간간히 고양이 소리를 들으며 이젠 익숙해지던 2달 정도 지났을 무렵...그날 밤도 난 꿈을 꿨다..
그 더러운 꿈.. 난 똑같이 꿈속에서도 내 방에 있었다. 그날 역시 난 그것이 꿈이라는것을 바로 알았고 난 내 침대위에 있었다..
'설마 있겠어....없을꺼야....'
난 내 방 문을 조금 열고 빼꼼히 거실을 쳐다봤다. 관은 없었다. 하지만 그 여자는 있었다. 그때와 똑같은 표정으로
여전히 거실을 배회하고 있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부모님 방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더니...문앞에 달라붙어서 한참을 있더라..
얼마나 있었을까...다시 뒤를 돌아 누나방쪽으로 걸어가더라. 누나방쪽으로 가는데...내 방 시야에서는 누나방 방문이 보이지 않는다.(방구조 참조)
그래서 난 궁금한 마음에 내 방문 밖으로 머리만 살짝 내었다. 그 여자는 누나방 방문에 붙어 여전히 서있었다.
그 순간 그 여자와 내가 눈이 마주쳤다. 처음 보았다...그녀의 표정이 변하는 걸...그녀의 입고리가 살짝 올라갔다.
'내가 보이는 거다!!'
그리고는 환희에 찬 미소로 내방 쪽으로...
마치 일본 기모노를 입는 여자들이 걷는 걸음으로 내방 쪽으로...
"타다다다다"
난 너무 놀라서 잡고 있던 문고리를 놓치며 내방 안쪽으로 넘어졌다. 그녀는 내 방 방문틀 앞에 서서 들어오지는 않고...
가만히 서서 그 짜증나는 표정으로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고 눈동자만 계속 돌리고 있었다. 뭔가를 찾고 있는것 같았다.
미친듯이 눈동자를 돌리고 있었다. 난 얼어서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다.
그렇게 눈동자를 굴리던 여자는 다시 입고리를 내리며 억지미소를 띄며 뒤돌아 다시 거실을 돌고 있었다.
난 기어가서 문고리를 잡고 문을 닫았다. 식은땀으로 범벅이 된 채 난 잠에서 깼다..
'싫다...그 얼굴 ...두번 다시 보기 싫다...."
꿈에서 일어났을때의 그 기분 정말 이루 말할수 없이 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