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토끼의 열번째 이야기 1
그날은 너무도 피곤했습니다. 야자에 지쳐 힘든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왔건만.
왠일로, 어머니께서 저희집에 오셔서. 방정리를 해주시고 계시더군요.
아들로서. 지켜보고만 있을수도 없는지라 마지막 힘을 다해 도와드렸지요.
어머니께서 늦은밥상을 차려주시고. 돌아가시더군요.
그렇게, 밥을먹고 방으로 달려가 빠르게 잠이들었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요. 문득, 묘한 소리에 잠에서 깻습니다.
무슨소리인지 확인을 하려는데, 전에 저희집에 친구놈과 겪었던 섬뜩한 경험때문인지.
몸이 순간적으로 굳더군요.
그렇게 조용하게있으니. 묘한 소리의 정체가 확인이 되더군요.
이상한 노래소리였습니다.
톤의변화가없고. 여성의 목소리였는데. 이 노래를 들을수록 몸이 자꾸만 찌릿찌릿하게 떨리는겁니다.
이런 느낌은 처음인지라. 귀마개를 착용하고 잠에 들었습죠.
그리고, 다시 눈을떳을때. 믿기지 않지만 제 몸이 맨발로 계단을 걷고있더군요.
아니,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조차 가지않았습니다.
어쩔수없이 몸이 가는대로 제 정신을 맡겼지요.
이윽고. 제가 도착한곳은 거대한 철문을 사이에 둔 옥상이었습니다.
'아니,왜?'
'설마. 자살?'
'아니. 난 행복한데?'
'왜? 내가 여기에'
수없는 생각들이 제머리속을 스쳐가고,
끊임없이 노래소리는 저를 불렀고. 그 노래소리의 주인은
이 철장문 하나를 경계로 저 밖에있었습니다.
곧, 제가 보는 시선앞에 제팔이 옥상문을 열더군요.
그리고.
난간에 한 여자가 서있었습니다.
주변은 매우 어두워, 여자의 형체가 약간 보일뿐이었습죠.
본능적으로 느껴. 저와 여자의 눈빛이 마주치자. 노래를 더욱크게 불르더군요.
왜인지.
"털썩"
하고 땅에 주저앉아버리더군요.
그런데, 고통은 없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죠.
(애초에. 저는 반바지 잠옷을 입고 잠에들었기때문에. 맨살이 콘크리트 바닥에 부딪치면. 까이거나. 고통이있어야하는데..)
'꿈이다.'
그 자체가. 이미 제 자신이 꿈을 인식해버린지라. 꿈에서 깨어나야하는데.
자체가 "자각몽" 이 되어버린것이지요.
미치겠더군요. 몸은 서서히 여자를 향해 기어가는데.
여자는 한발.한발 뒤로. 가더군요.
'말을 할수있을까?'
라는 의심을 품고. 보통의 감각대로 입을벌려
"누구세요?"
라고 말하니. 말이 나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