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만추 6권 리플릿 4
특훈의 이면
"밥이다, 밥이다~."
새빨간 장작불, 부글부글 소리를 내는 커다란 솥, 그리고 티오나 씨의 신이 난 목소리.
나무 국자로 솥을 휘젓던 그녀는 고기를 그릇에 덜어주었다.
오라리오 시벽위. 워 게임을 앞두고 오늘의 수련을 마친 우리는 별이 반짝이는 하늘 밑에서 야식을 먹고 있었다.
솥에 푹 삶은 것은 큼지막하게 썬 고기와 생선, 소량의 야채.
도시에 내려가 식재료를 조달해온 티오나 씨의 호퀘한 아마조네스 요리는 상당히 맛있었다. 감칠맛이 넘치는 뜨거운 고기와 따듯한 국물은 너덜너덜 상처 입은 온몸에 스며드는 것 같았다.
"오늘은 그만 특훈 끝. 씻고 얼른 자자! 내일도 일찍 일어날 거지, 아이즈?"
"응, 시간이 없으니까...."
이 거대 시벽 안에는 놀랍게도 샤워실을 비롯한 생활공간이 존재했다. 사람이 살던 흔적이 있는 비밀 방은 전에 누군가가ㅡ그야말로 교회의 비밀 방을 홈으로 삼았던 우리처럼ㅡ 몰래 살았던 곳인지도 모른다. 아이즈 씨의 말로는 '비밀기지'라나.
"그, 그럼 전.... 저쪽에서 잘게요."
요리를 깔끔하게 비우고 교대로 몸을 씻은 후 나는 그렇게 말했다.
수련 중이라고는 하지만 이런 미소녀들과 밤낮을 함께 하기란 역시 부끄러웠다.
이미 날짜가 바뀌어 몇 시간후면 수련이 재개된다.
쉬기 위해 재빨리 시벽 한구석으로 향하려 했다.
"안 돼." "안 돼~!"
그러나 하얀 손과 갈색 손이 양쪽 팔을 붙잡았다. 내가 놀라 돌아보자 웃음을 짓는 티오나 씨의 옆에서 아이즈 씨가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같이 자."
두 사람의 온기를 옆에서 느끼며 조용히 누워 있었다. 물론 한숨도 못 잤지만 눈을 감고 있던 나는ㅡ아무런 전조도 없이 날아든 나이프를 느끼고 그 자리에서 온 힘을 다해 몸을 굴렸다.
기습을 회피한 내게 한쪽눈을 뜬 아이즈 씨와 티오나 씨는 만족스헙게 고개를 끄덕였다.
자고 있을때 습격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것도 훈련인 모양이다.
"그래도 말이야, 아이즈. 이건 미궁용 훈련 아냐? 워 게임에선 잠을 잘 필요는 없잖아."
"...!"
불온한 대화가 오가는 가운데서 나는 불안에 사로 잡혔다.
이런저런 의미에서 힘들 거라는 사실은 예상했지만.... 정말 버틸 수 있으려나. 몸이고 마음이고.
'나 괜찮을까...?'
아직 특훈이 시작된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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