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만추-흑성 프롤로그
밤.
초승달이 떠있는 하늘 아래, 오라리오가 아닌 외부의 산골.
그곳에는 커다란 저택이 한 채 있었다.
매우 낡고 초라한 저택의 실내에는 너무나도 광대한 공간과 붉은 빛으로 가득 차 있었다.
사방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수많은 화로가 뿜어내는 불의 빛이었다.
수만 개나 되는 크고 작은 무수한 도구들이 바닥에 흩어져 있었고, 방 구석 곳곳에는 잉여재료들이 수북히 쌓여있었다.
각종 물건들과 도구들로 어지럽혀진 광대한 방.
그 방 중앙에 재투성이로 얼룩진, 수수한 작업복을 입은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남자는 은발 머리카락에 황색의 눈동자를 하고 있었다.
얼굴에 있는 주름과 수염은 그의 나이가 꽤나 고령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훗훗훗, 드디어 완성이군요.”
쓰레기가 흩어져있는 바닥 위에서, 화로에서 뿜어지는 열기 가득한 방 한가운데에서, 그는 더할 나위 없이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기뻐하고 있었다.
“자 그럼, 남은 것은 이것을 어떻게 ‘그’에게 건네줄 것 인가군요.”
그렇게 말하고 그는 그것을 천에 감쌌다.
그리고는 아까까지 입었던 수수한 옷과는 전혀 다른, 화려한 장식이 달린 신사복과 모자로 갈아 입고 자리를 뜰 채비를 시작했다.
오른손에는 귀족이 사용하는 스틱을 들고, 왼손으로는 천으로 싼 '작품'을 들며 커다란 저택을 나온 남자는 그대로 산길을 타며 미궁도시, 오라리오로 향한다.
완성된 최고, 최고이자 완벽한 작품을, 그에게 전해주기 위해.
“기다려주세요, 벨 크라넬 군.”
추천0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