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10권 스포] 전우에 대한 신뢰
“저기…… 괜찮은가요, 단장?”
바람이 불어오는 지상, 고성으로 오인할 것만 같은 [로키 파밀리아]의 본진.
미궁가를 여전히 바라보고 있는 핀 옆에서, 라울은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뭐가 말이지?”
“정말로, 리베리아 씨들만으로 인조미궁에 돌입시키고…… 『정령의 분신』는 고사하더라도, 저기에는 괴인이……”
매우 말하기 어려워하면서도, 아무래도 씻을 수 없는 의구심에 언급한다.
과거의 인조미궁 돌입 때, 핀을 일격으로 처리한 레비스는 라울에게 있어, 그야말로 악몽이었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최고의 영웅, 동경하는 인물이, 눈 앞에서 무참히 유린되어 버린 충격이 있다.
라울에게 있어,『핀의 패배』라는 것은, 그런 것이다.
그 아이즈도 혼자로는 막지 못했다.
압도적인 불합리의 덩어리.
“……”
적발의 괴인을 라울이 위험스럽게 여기는 가운데, 핀은 잠깐 침묵을 띠었다.
“그것뿐이야.”
“네?”
“뒤집어 보면, 『열쇠』을 손에 넣은 지금, 인조미궁에서 우려할 것은 그 괴인 한 명뿐이다”
안색을 바꾸지 않고, 시선도 앞으로 고정한 채, 전하다.
놀라는 라울을 향해, 핀은 목소리에 작은 흔들림도 없이, 계속했다.
“나는 말이야, 라울. 로키한테 억지를 부려서까지 [용사]라는 이름을 원했다”
“……”
“일족에게 『용기』라는『빛』을 보이기 위해서. ……이전부터 각오는 되어 있었다”
맥락 없는 내용에, 라울은 한번 당황한다.
하지만, 파룸의 입술에서 떨어지는 그 다음 말을 듣고, 진의를 이해했다.
“단 한명, 단 하나의 위협을 두려워하고 움직일 수 없다면——나는 지금, 여기에 서있을 수 없어”
오싹, 하고.
라울은 자신도 모르게 소름이 끼쳤다.
핀의 조용한 옆 얼굴에, 차가운 벽안에.
그 『각오』의 기장에.
그렇다——핀은 스스로 [용사]의 이름을 자칭했다.
모든 것이 짜여 만들어진 『영웅』이다.
타산에서 비롯된 『인공의 영웅』이다.
그렇기에 핀은, 그 이명에 얽힌 『무게』을 처음부터 짊어지고 있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압박되어 버리는 중압을, 거짓말을 진실로 만들기 위해 헤아릴 수 없는 『각오』을, 그 작은 어깨로 계속 매고 있다.
괴인 한명을 두려워하며, 무엇이『용기』인가.
무엇이 『용사』인가.
그런 것을 두려워할 정도라면, 처음부터 [용사]라는 이름을 쓰지 않았다.
“그리고 말이지, 라울. 넌 리베리아를 너무 모르고 있다.”
무엇보다.
그가 전우에게 맡긴 신뢰는, 매우 두터웠다.
“리베리아라면———그 정도는 괜찮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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엪프들이 활약하는 부분은 아니지만, 중요한 내용이어서 올립니다. 역시 오랜 새월간 지내온 사이라서인지, 티오네가 질투할 정도로 신뢰도가 높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