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편 14권 8장 - 강철의 목소리(3번째)

릴리의 외침에 다프네가 고함치듯이 대답한다.
주위의 상황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동자에서는, 금방이라도 고뇌의 신음 소리가 새어 나올 것만 같았다.
붕괴된 25계층의 여파로, 26계층에도 확실히 데미지가 미쳐있다.
마치 위로부터의 중압을 견디지 못한 듯 금이 간 벽면에 육지.
통로 중앙을 달리는 물줄기는 범람하여, 발판이 물에 잠기고 있었다.
후두둑 하고 수정의 조각이 내려오는 천장은 떨어져 나가는 게 아닌가 하는 끔찍한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미궁은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몬스터들도 혼란인지, 아니면 흥분인지 심하게 울부짖으며, 위기감을 부추긴다.

"단서도 없이, 지금의 파티로 사람찾기는 불가능하잖아?"
"…!"

벨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릴리에 대해, 다프네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대전제로서 계층 주전 후의 파티의 상태는 최악이다.

무엇보다 광대한 계층에서 한 모험자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

"원래, 처음 보는 계층이라는 시점에서 안전 제일로 나아가야 하는데...!"

같은 [물의 미도]라지만, 이 26계층은 다프네들에게 버젓한 첫 진출 계층이다.
이런 가운데, 계층 공략의 정법을 무시하고 앞으로 돌진하는 파티.
[견실, 신중, 억병]을 미궁 탐색의 신조로 내걸고 있는 다프네에게 있어 졸도할 만한 것이다.
던전이라는 마물의 입에 뛰어드는 완전한 자살행위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다프네는 릴리와 서로 부르면서 달리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멈추면 마지막, 몬스터의 물량에 밀리는 건 자명하기 때문이다.

"나아갈 수밖에 없다구! 미궁의 수복이 끝날 때까지는 24계층으로 되돌아 갈 수 없어, 애초에 복구될지조차 몰라! 그러면 벨 크라넬을 만나서, [하층]의 안전 계층까지 갈 수밖에 없어!"

필사적으로 앞을 가는 방법밖에 자신들에게 남겨진 선택사항은 없다.

그렇게 외치면서, 아이샤는 파티에 매달려고 하는 [블루 크렙]의 무리를 대박도로 해체한다.
우등생의 다프네에 대해, [대담함, 돌파, 투쟁]을 신조로 하는 아마조네스의 의견은 [속공]이었다.

"애초에 이런 상황라고, 제대로 된 판단력이 남아 있는 모험자라면, 정규 루트를 따라 돌아온다! 딱하고 만나기를 빌라고!"

지금, 행군하고 있는 것은 그야말로 정규 루트.
파티의 사기에 의식을 내는 아이샤는, 다프네들의 염려를 없애도록 노력했다.

(게다가,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은 짜증나지만, 27계층에는 벨 크라넬 외에 [질풍]도 있을꺼야!)

또 다른 의도도 있었다.
리빌라에서 살인 혐의를 받고 있었던 [질풍]의 존재다.
아이샤에게 있어 그녀가 정말로 살인을 저질렀는지는, 사소한 일이다.
강제라도 협력시켜 소년과 함께 합류할 수 있으면 무모한 결사행에도 활로가 열린다.
그런 생각이 있었기에, 아이샤는 의식을 바꿔서, 이 무모한 행군에 목숨을 걸 수 있었다.

---아깝게도, 목적지인 27계층에서는 아이샤의 예상을 뒤엎을 정도의 [이상 사태]가 발발했지만.

"또 몬스터가…!"
"[이상사태]로 해도 너무 많아!"

기절한 미코토는 치구사가, 하루히메는 카산드라가 짊어지고 이동하는 가운데, 모습을 드러내는 몬스터의 무리에게 오우카와 벨프가 얼굴을 일그러뜨린다.
전위를 맡은 두 사람은 방향 전환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마치 몬스터들이 전부, 우리를 겨냥하는 것 같아…!"

미코토를 업고 숨을 헐떡이는 치구사의 위구심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오히려 [요점]을 파악했다.
계층, 아니 층역내에 몬스터가, [사냥감]을 찾기 위해 몰려들었다.
소녀의 의구심을 긍정하듯, 거대한 그림자가 힘차게 수면을 깨부순다.

[로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뭣---켈피!"

"이럴수가, 27계층 몬스터라니?"

아이샤의 놀람을 릴리의 경악이 덮어쓰인다.
[켈피].
푸른의 털과 푸른 갈기를 가진 말의 몬스터로, 지느러미가 갖춰진 체구는 물 속을 육상하면서 달려나갈 수 있다.
릴리의 말 그대로 출현 계층은 27계층.
아름다운 외모와는 반대로 [물의 미도]에서도 최상급 잠재능력을 지닌 강력한 종족이다.

"계층을 올라왔다!? 그런, 이럴 때에?"

적의 위용과 박력에 기압당하는 릴리의 외침은, 도중에서 끊겼다.
켈피뿐만이 아닌 괴물들의 제창이, 미궁의 안쪽에서 울려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오오옷, 오오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반신반사 라미아가 대해리 아반크가, 괴해상 토토라가, 자신의 존재를 큰소리로 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