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분석 - 제왕 건(작가가 스토리 구상 편리하게 하려고 미화시킨 기회주의자)
작중 등장하는 제나라 왕.
실제 역사상 명칭은 제왕 건인데 왜 만화에선 왕건왕이라고 불리는 건지;;
게다가 한자도 고려 태조왕건이랑 똑같아서 좀 기분 나쁘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작중에선 요구 조건을 들어주는 대가로 돈을 엄청나게 밝히는 모습을 보이면서 또 한편으로는
통찰력이 굉장히 깊은 듯한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역시 작가가 자기 편할 대로 스토리를 짜려고 하면
별 볼 일 없는 인간도 얼마든지 재창조되어 먼치킨이든 최강자든 천재든 무엇이든 되는 게 가능하네요.
무슨 지력이 95나 되는지.
이 작품에서 매국노 곽개는 불세출의 명장이자 명재상이 되었고 여정(진시황)은 싸이코패스 대량학살자 폭군이
아니라 위대한 명군이 되었고 암군인 도양왕은 조나라 역사상 최고의 성군으로 독자들에게 보일 정도죠.
전국시대 최고의 지장이자 명장인 이목이 무능력한 실패자로 낙인찍힌 것만 봐도 작가가 얼마나 형편없어졌는지
실감할 수 있을 정도..
실제 전국시대 역사에서 제나라 왕은 진나라의 원교근공책과 육국이 서로 연합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이간계, 그리고
황금을 동원한 막대한 뇌물공세에 흠뻑 넘어가 조, 한, 위, 연, 초나라가 전부 멸망하는 걸 수수방관했고 최후에 가서
항복하는데 왕다운 예우 같은 거 받을 일 없이 그냥 숲속에서 굶어죽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만화에선 여정(진시황)의 중화통일 + 법치국가 운운하는 말빨에 홀딱 넘어갔는지 마지막에 가서 항복하겠다는
뉘앙스를 주는데 정말 억지감동이었죠.
도대체 어딜 봐서 제나라가 진나라조차 경계할 정도의 강국인 건지 이해가 안 가더라구요.
국토 크기만 봐도 진나라만도 못하는데.
조나라야 진나라에 장평 대학살로 깊은 원한이 있고 초나라야 중화의 절반의 영토를 자랑하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정(진시황)이 나중에 가서 타락하면 그때 가서야 제나라를 지키겠다고 허세를 늘어놓는데 그 정도로 무언가 믿는 구석이라도
있는 건지?
바다와 가까이 접해 있어서 진나라와 달리 막대한 소금을 얼마든지 생산할 수 있어서 경제력이 빵빵한 걸까요?
(어느 시대든 소금은 인류에게 있어 매우 귀중한 자원)
아니면 육대장군이나 삼대천 같은 강자들이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채 제나라 왕도권에 새까맣게 존재하고 있는 건지?
업 공방전 때 왕전에게 2배 값을 받고 막대한 식량을 제공할 때 확인했지만 확실히 경제적인 면에서 든든한 구석이
있기 때문에 제나라왕이 저리도 허세를 부릴 수 있는 것 같네요. 돈이 곧 힘이라고 믿는 인간이라면 여불위랑도 통하는
구석이 있어 보이고..
개인적으로는 여정(진시황) 다음으로 킹덤에서 머리가 미친 인간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매번 등장할 때마다 먹던
독사 구이를 입 밖으로 쑥 내밀어 혀처럼 드러내는데 이건 작가가 제나라왕을 그만큼 교활하면서도 방심할 수 없는
거물로 보이게 하려는 일종의 상징적인 장치라고 이해가 가더라구요.
그저 다음번에 등장할 때는 손가락 동그랗게 말아 돈을 밝히는 제스처는 이제 그만 좀 집어치우라는 바람까지 생길 정도.
이런 인간이 나중에 정말 여정(진시황)이 타락했을 경우 어떤 억지전개로 나라를 수호하는 명군 코스프레를 보여줄지..
작가가 요즘 하도 불륜이다 뭐다 사생활에서 문제가 많고 게을러터졌으니 초나라 멸망전 이후 천하통일 최후반부는
한 10~15년 뒤에나 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