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게문학] 내 첫사랑이...일리가 없어! (외전) 365년 전 우린
-365년 전, 조화와 다루가 둘 다 11세일 시절-
[조화 뭐 얼굴보고말할 문제는 아니니까 편지로 쓰는데 가능하면 이젠 아는척 안했으면 좋겠어 니 바른생활 드립은 우리가 참아줄 만큼 참아줬어 이젠 우리도 지겨워 그럼....]
다른 연가문 꼬마 여자아이 넷이 주고간 편지를 조화는 열었고, 이런 내용이 쓰여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조화는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아니, 왜? 너희들이 먼저 약한애들을 막 대하고 무시하길래 따끔하게 한 소리 해줬을 뿐인데? 뭐 그 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많이 일어나기는 했지만....그렇다고 내가 태어난 후 시간의 반을 같이 지내온 친구를 버려? 너무해.....내가 그렇게 문제가 있나?
조화는 그 애들이 눈앞에서 사라지기 전까지 그 자리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 서있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눈앞에서 사라진 후에 참았던 눈물을 터트리고 계속 엉엉 울었다.
------------------------
그날 밤 열한시- 화이트 시클리드 플로어 선별인원 거주지 31번지 연화동, 놀이터 미끄럼틀 속
'아....맞아. 그래서 내가 가출한 거였지.'
조화는 집에 간 후에 부모님께 이 사실을 알렸으나, 자신이 잘못한 게 없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부터 되돌아보라는, 자기반성을 시킨 데에 화가 나서 다 집어던진 후에 도자기 두 개를 깨고 그 즉시 도망쳐서 가출한 길이었다.
'...나 오늘 어디서 자야하지...집으로 돌아갈까...뭐 엄마아빠랑은 내가 사과하면 좀 혼나는 수준으로 해결될거 같지만....앞으로는 혼자서 뭐하고 놀지...'
놀이터 미끄럼틀 통 밑에 누워서 조화는 계속 고민했다.
'돈도 없고 먹을것도 없고...집에 돌아가기도 그렇고...무엇보다 기분 최악이야. 돌아가기 싫어...'
또 울음이 나와서 억지로 참으려고 조화는 드러누워서 다른생각을 하려 하고 있었다.
"어...어어어어?"
쾅-
"아야야..."
"으아아...괜찮아? 그러게 왜 미끄럼틀에 누워있어?
조화는 위를 올려다봤다. 회색머리가 부드럽게 어깨까지 내려오고 차분해보이는 인상을 가진 비슷한 또래의 남자아이가 보였다.
"...여긴 내가 먼저 와있었거든?"
"아니 근데 위험하잖아 다른사람에게도 피...어...야 너 울어?"
그 남자아이가 조화의 눈물자국과 빨간 눈을 보고 물어왔다.
"그렇게 아팠어?많이 다친거야?무슨 일 있어?"
"......말하기 싫어!"
날카롭게 말하는 조화의 말에, 그 남자아이는 입을 다물고 조용히 옆에 앉아 있었다.
십분 가까이 그 상태의 침묵이 지속되었다.
"...야, 안가?"
"말하기 싫다길래 더 묻지는 못하지만 신경은 쓰이니까...그냥 옆에서 기다리는 건데."
조화는 생각했다. 얘 뭐지... 대부분 문제가 생겼을때 입을 다물고 있으면 계속 왜인지 캐내려고 물어보던지, 아니면 무시하고 가버리던데... 그러면서 약간 흥미가 생겼다.
"...너 이 동네에서 처음보는 거 같은데, 이름이 뭐야?"
"나? 난 다루. 이번에 울 아빠가 21층 감독관으로 와서 나도 같이 이사왔어."
조화는 다루를 빤히 보며 말했다.
"...왜 우냐고 물어봤지?"
"어...왜 말해주게?"
"....배신당해서! 뒤통수맞아서! 거의 육칠년동안 같이 지내던 애들이 갑자기 날 버렸어!"
조화가 남에게 이런얘기를 하기 싫어하는 이유는 반응이 두가지 중 하나로 돌아오기 떄문이다. 첫번쨰 반응은 왜? 왜 걔들이 널 버렸을까? 이런 뉘앙스, 두번째는 불쌍하다는 듯한 그러면서 한심함이 담긴 눈빛. 자신도 또래 애들중 그런 애들을 많이 봐왔고, 남들 눈에 어떻게 비치는지 알기 때문에.
그런데 다루는 그냥 조화의 어깨를 토닥여주면서 아무 조언이나 충고도 안하고 조화의 말 화내는것 푸념 모두 다 끝까지 들어주었다.
"....힘들었겠네."
조화는 생각했다. 얘는 왜 이유를 안물어보지. 특이하네...흠.
".................이유는 안물어봐?"
"별로. 너가 말을 먼저 안하는데 내가 물어봐서 딱히 너 가분이 좋아질거 같지는 않으니까."
"그렇긴 해. 지금 가출한것도 계속 캐물은다음 내가 뭘 잘못했는지 물어보는데 화나서 나온거니까."
"안들어가게?"
"아니 슬슬 들어가야 할거같긴 한데... 이왕 이렇게 된거 너한테만이라도 좀 털어놓고 마음껏 울고갈래. 괜찮아?"
"...그래."
조화가 약간 울음을 참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기...쟤들이 쓴 편지야."
다루는 그 편지를 쭉 훑어봤다. 그 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 편지를 쫙쫙 찢어서 흩뿌려 버렸다.
"야!뭐하는 짓이야! 갑자기!"
"이거 버려."
"??"
"버리라고. 차라리 별일 아니야. 잘된거야."
"무슨말이야?"
"쟤들이랑 놀 필요 없다고. 어짜피 언젠가는 이런 일이 나게 되어 있었어."
그러자 조화가 울먹울먹하며 대답했다.
"너무한거 아니야? 넌 좀 다를것 같아서 털어놓은건데?"
"아아니 그런뜻이 아니라...너에게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고. 너가 한 행동들은 전혀 잘못된게 없어. 그 행동들이 싫어서 친구를 버렸다면 굳이 친구로 둘 필요가 없는 애들이라고. 정말로."
다루가 다시 드러누우며 말했다.
"이런일 어짜피 살면서 많을텐데 뭐. 너에겐 문제가 없어. 괜찮아. 앞으로 심심할거같으면 나랑 놀자. 나도 지금 온지 얼마 안된지라 친한사람 여기 아무도 없었는데! 그 기집애들보다 내가 더 나을걸?"
다루가 그러며 조화를 올려다봤다. 조화는 약간 상기된 듯 보이면서도 울기 일보 직전의 모습이었다. 오늘 처음으로 제대로 위로를 받았으니까 그리고 앞으로 혼자서 놀지 않아도 된다는 위안도 생겼으니까 그러면서도 설움이 북받쳐 올라 울려고 하던게 폭발해 버렸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ㅏ아아아아아앙......"
조화가 다루에게 달려들어서 오히려 기쁜 마음으로, 설움을 털려는 듯 울기 시작했다.
"케...케켁...숨막힌다고."
다루가 살짝 조화를 밀쳐낸 후 등을 토닥여 주었다.
"그래 그냥 여기서 맘껏 울고 집으로 돌아가라...."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ㅇ...."
몇분이 지났을까, 다루도 멍하니 있던 사이 조화가 조용해졌다.
"야, 조화,뭐해."
"...zzzz..푸...."
조화를 떼어내고 보니, 하루종일 돌아다닌 피곤과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울다가 약하게 숨을 내쉬며 잠들어 있었다.
".....얘도 참 답이 없네. 엄마아빠 걱정하겠다...좀 늦어야지 뭐."
다루도 그냥 그 자세 그대로 누웠다. 그후 가만히 미끄럼틀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
초딩러브 ㅇㅅㅇ
다루조화가 삼백칠십몇살 쳐먹고도 서로에게 순수순수 이러는건 애초에 만난 시기가....
가볍게 마음먹고 쓴 외전인데 분량조절 실패ㅜㅜ
원래 좀 재수없게 막 심리학 이론 늘어놓는 전형적인 박사타입 애늙은이로 하려다가 설정변경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