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게문학] 꽃을 위한 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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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위한 서시
- 김춘수 -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미지(未知)의 까마득한 작붕이 된다.
분량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너는 이름을 말하고 피었다 진다.
눈시울에 젖어드는 이 유명의 작붕에
추억(追憶)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나는 한밤내 운다
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 밤 돌개바람이 되어
탑(塔)을 흔들다가
손목에까지 스미면 작붕이 될 것이다.
…… 얼굴을 가리운 나의 과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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