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게 문학] 천검님 탑 오르신다! - 귀환 (3)
송별은 조용히 진행되었다.
마교의 다른 교도들에게는, 천검 유세하가 은거에 들어가는 것으로 전해질 것이다.
그 후에 부교주인 주진목이 새로 교주에 오를 것이고, 마교는 본격적으로 군림천하를 이룩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다.
유세하는 그것에 대해 큰 관심을 갖이 않았다.
그는 조용히 앞을 보았다.
혈교의 술사들이 음산한 주문을 외는 것이 보였다.
등 뒤에서는 주진목을 비롯한 마교의 거마들이 유세하의 등을 보며 흐느낌을 삼키고 있었다.
"준비되었습니다."
술법을 진행하던 혈교의 술사 중 하나가 머리를 들었다.
유세하는 살짝 머리를 끄덕였다.
그들이 개수작을 부리는 것이 아닐까, 라는 걱정은 없었다.
유세하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술사들에게 고독을 집어넣었고, 그들은 유세하의 말을 따르는 충실한 종이 되어 있었다.
"나 간다."
유세하가 입을 열었다.
그는 도포를 벗었다.
그 안에 입고 있던 것은 셔츠와 바지다.
중국풍 도포를 입고 거리에 나타났다가는 및힌 놈 취급을 받을 테니, 유세하가 미리 마교의 장인을 시켜 만들어 놓은 것이다.
긴 머리도 싹둑 잘랐기에 거리를 거닐어도 별 시선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교주님... 교주님... 정녕..."
"붙잡지 마라. 갈 사람은 가야지."
유세하는 뒤를 돌아보며 중얼거렸다.
주진목이 울음을 삼키는 것이 보였다.
"나, 잘 살을 거니까, 너희도 잘 살아라. 아마 다시 볼 일은 없을 테지만."
괜히 미련을 갖지 말자.
이별의 말이 길어질수록 미련만 진해질 뿐이다.
유세하는 독하게 마음을 먹고 몸을 돌렸다.
그는 혈교 술법사들을 지났고, 그들이 만든 진 위에 섰다.
"교주님."
주진목이 입을 열었다.
주진목은 손을 들어 눈가를 비볐다.
수염 난 사내가 우는 얼굴은 참 못났구나, 유세하는 그런 생각을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교주님은 최고의 교주님이었고, 최강의 검객이었습니다."
주진목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술법이 발현되었다.
환한 빛이 유세하의 발 아래에서 솟구쳤다.
멍한 얼굴로 주진목을 보던 유세하는 피식 웃었다.
"뭐래, 오그라들게."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손을 들었다.
"잘 살아라."
멋 없는 인사였다.
했던 말을 반복했을 뿐이다.
그런데 가슴이 묘하게 벅차올라서, 그 이외의 긴 말은 할 수가 없었다.
빛이 진해졌다.
몸이 붕 떠오르는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 그 때, 유세하는 묘한 이질감을 느꼈다.
'음? 뭐, 뭐야! 이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