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게 문학] 천검님 탑 오르신다! - 신의 탑
유세하의 눈에는, 오직 환한 빛만이 보였다.
20년 전, 자신이 살고 있던 21세기 지구에서 이곳으로 넘어왔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이 이질감.
이 이질감은 기분 나쁘게도 어쩌면 자신이 살던 곳이 아닌, 전혀 다른 곳으로 자신을 보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혈교의 술법사들이 무슨 수작을 부린 걸까?
'그럴 리가 없다.'
수십 번, 수백 번 심사숙고해서 가려 낸 술법사들이다.
그들이 절대 자신의 지배하에서 벗어났을 리가 없다.
그저 재수가 안 좋았던 걸까.
'18, 뭐야 대체?'
그렇게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있을 무렵, 이내 유세하의 눈에는 수 십명의 인영이 들어왔다.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결국 집으로 돌아가는 건 실패했군.
그런 생각을 하며 정신을 차리기 위해 자신을 다독이길 몇 차례.
"뭐야 이 자식은? 왜 갑자기 툭 튀어나와서 엎어져 있어?"
너야말로 뭐냐. 감히 본좌에게 그 따위 망발을 지껄이다니.
그렇게 말하려던 유세하는 입을 꾹 다물었다.
수많은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히야~ 딱 봐도 무시무시한 녀석들만 모였네."
"역시 첫 시험을 통과한 녀석들은 다들 쟁쟁하구만?"
"이제서야 비로소 진짜 시험이 시작된 느낌이야! 두근두근하는데!?"
유세하는 목소리의 근원지로 고개를 돌렸다.
'시험?'
"대단하네요... 그 시험을 이렇게 많이 통과하다니..."
"뭐, 대략 잡아서 백 명은 더 되겠는 걸? 역시 선별되어 들어온 녀석들다워. 웬만한 시험은 통과해 주시는군. 조심하라구, 여긴 기괴한 능력을 가진 놈들이 많아. 때론 더러운 수를 굴리는 녀석도 있지. 거주지역에서 내탑으로 선별되어 온 녀석들은 다들 하나씩 특출난 재능을 가지고 있을 거야. 어느 한 명도 얕볼 수 없다구. 여기 모여 있는 선별인원 모두가 최대의 적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아."
"그렇군요..."
"그래봤자 우리보다 강한 팀은 있을 리가 없지. 난 여기서 제일 강하니까."
유세하는 그 말을 한 녀석을 쳐다보았다.
거무죽죽한 단발 머리의 미남자.
그의 말로 미루어볼 때, 이곳에선 어떠한 '시험'을 치루는 듯 했다.
무슨 시험인지도, 왜 시험을 치는지도 유세하는 알지 못했지만, 강호지존이었던 그의 감이 말하고 있었다.
생존, 싸움, 전장.
'그것이 이 시험을 치루는 과정이나 목표쯤 되겠지.'
유세하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의 옆구리에 찬 검...
'그러고 보니 이 검 이름도 모르는군.'
작가의 말 : 내가 괜한 짓을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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