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게문학]사슴3
"여기서 냄새가 난다."
악어의 거친 목소리가 들렸다. 파충류 주제에 코는 좋은 것 같았다.
"...없다니까..." 흐릿하게 아게로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래 없어. 없으니까 제발 저리 가."
발자국 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다리가 좀 풀렸다. 나는 주저앉으면서 등을 벽에 쓸었다. 좀 쉬려는데 갑자기 등대의 구동음이 들렸다. 진동과 벨소리 사이의 기묘한 느낌이었다. 등대로 수색을 하는 것 같았다.
대충 봐서 없으면 없는거지 왜 저렇게 열심히 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는 라헬을 업고 등대의 사각을 피하면서 골목을 빠져나갔다.
우선 나는 라헬에게 튼튼한 운동화를 사서 신겼다. 수상하지 않은 모자도 사서 씌우고, 옷도 입히고, 나도 옷을 갈아입었다. 우리는 거리를 걸으면서 쿤의 등대를 탐색했다. 1개였던 등대는 30개 이상으로 늘어나서 사방에 흩뿌려져 있었다. 스트레스가 심했다. 갑자기 배가 고파졌다.
"배고프다. 밥 먹고 가자."
"왜 이렇게 한가해요? 지금 밤이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데."
"...괜찮아. 다 계획이 있어."
나는 어른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라헬을 끌고 가게로 들어가 피자를 먹었다.
"지금 몇시지?"
피자를 먹고 나오면서 라헬에게 물어봤다.
"11시 20분이요."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몇시간은 지난 것 같았는데, 아직도 너무 이른 시간이었다. 멀리서 등대가 보였다. 아게로의 등대는 수시로 여기저기서 나타나 윙윙거리는 소리를 내며 내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영화나 보자." 나는 방향을 바꿔 라헬을 영화관 방향으로 끌었다.
"뭘 믿고 이래요?"
라헬은 아직도 내 실력을 못 믿는 것 같았다. 솔직히 조금 기분이 나빴다.
"영화관엔 등대 입장이 금지돼 있으니까 제일 안전해. 6시는 돼야 일을 할 수 있어. 그때까지 영화 보면서 시간이나 때우자."
"6시가 되면 뭘 할 수 있는데요?"
"비올레하고 부하들을 잡을거야."
"당신이 어떻게 잡아요? 아까도 도망쳤으면서."
영화관에 도착해서 들어갈 때까지 이런 무의미한 대화가 계속됐다.
결국 인내심이 바닥난 나는 라헬 말을 무시하고 콜라나 사서 빨았다. 라헬은 날 여전히 의심하는 표정이었다. 선별인원 주제에. 어쨌든 라헬은 영화를 같이 봐 줬고, 우리는 재미없는 영화를 세번이나 보면서 시간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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