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어라 얘들아
늦은 나이에 다시 한 번 도전을 하려 한다.
나는 뚱뚱했고, 게임도 못했고, 대학도 썩 잘가지 못했지만 노력으로 두 가지를 극복했다.
125kg 가까이에서 71kg대까지 총 53kg 가량을 뺐고, 열심히 노력해서 브론즈부터 다이아까지 올라왔다.
무슨 잘난척이냐 싶겠지만, 사실 이 두 가지가 내가 내 인생에서 내세울 수 있는 유이한 자부심이다.
그만큼 내가 아직 이룬게 없다. 내세울게 없다.
그렇기에 나는 세번째 도전을 하려고 한다.
다시 한 번 수능을 보고 싶다.
나는 서울대에 가고 싶다.
어릴때 나는 공부를 매우 잘했다.
중학교때는 올백도 맞고 전교 1등도 해봤다.
그렇지만 고등학교 올라갈때 부터인가 나는 왜인지 공부하기가 싫어서 아예 공부를 놓아버렸다.
그렇게 놀기만 하다가 결국은 수능을 망쳤다.
내 수능 성적이 나오는 날이 두려웠다. 마치 신이 벌거벗은 나를 심판하는 날인듯 했다.
그래서 그날 나는 가출했다. 내 부모님께 나는 너무 미안했다.
그날은 눈이 많이 내리는 날이었다.
아직 성인이 아니었기에 잘 곳도 없었다.
그래서 도서관 계단에 앉아 잠바를 뒤집어쓰고 눈을 맞으며 밤을 세웠다.
그 밤이 내 인생에서 가장 긴 밤이었다.
그러다 어찌어찌 다시 집에 들어갔다.
그러고 재수를 했다.
그러나 그렇게 재수를 했음에도 나는 공부가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수능을 망쳤다.
어느새인가 내 몸은 비대하게 늘어나 있었고, 나는 자존감이 너무나 추락해서 밖에 나갈 수도 없었다.
전에도 썼지만, 그러던 어느 날 내 인생 소설을 읽고 나는 그저 걸었다.
하루에 한끼만 먹고 7시간씩 매일 걸었다.
마치 이 살을 다 빼면 내 모든 잘못과 과거가 다 용서되는 것처럼, 예전으로 되돌아 갈 수 있게 되는 것처럼 미친듯이 걸었다.
그렇게 8개월만에 53kg를 뺏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어딘가 허전하고 자꾸 뭔가를 내가 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 밤, 우연히도 나는 평소에 안하던 페이스북에 가입했다.
거기서 나는 과거 내 친구들과 동기들을 봤다.
예전엔 나보다 훨씬 공부를 못했던 친구들이었다.
그 얘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성실하게 노력해서 다들 좋은 대학에 가 있었다.
나는 내가 진짜 해야할 일을 앞에두고 도망갔는데, 쟤네는 비록 원래부터 공부를 잘하지 않았지만 정직하게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구나.
나는 내가 너무 초라해졌다.
그래서 나는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내가 진짜 해야할 일을 하기로 했다.
하나님이 설렁 없더라도 나는 마지막까지 하나님을 믿을 것이며, 하늘이 무너지더라도 나는 포기하지 않으련다.
수능이 끝나기 전까지 다시는 브게에 못 올 것 같다.
가끔 와서 잠깐 볼 수는 있어도 글은 못 쓸거 같다.
잘 지내라 브게이들아. 브게 흥해라.
수능 끝나고 돌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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