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나이트] 검은 우주의 크기
- 발생 원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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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하얗기만 하던 그들이 '그것'을 문제로 인식한 시점은 그들에게 있어서도 실로 굉장한 시간이 흐른 어느 날이었다.
오직 물질들의 상호작용만이 존재하고, 또 그게 가능한 물질들만 있기에 그들이 사는 세계는 모든 것이 흰색이었다.
그들이 존재하는 방대한 공간에는 이따금씩 폭발이 일어나는데, 원인은 상호작용이 남기는 잔류 에너지의 과도한 축적이었다.
그 폭발은 항상 구체형태의 검은색 공간을 만들었다. 연쇄폭발이 일어나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의 검은색 공간이 만들어질 때도 있지만 하얀색 공간
의 모든 존재들은 그것을 문제 삼지 않았다.
팽창했던 검은색 공간은 시간이 좀 흐르면 확장력을 잃고 수축되어 아예 사라지거나 아주 작은 흔적만을 남기게 된다.
하얀색 공간, 아니 하얀색의 우주를 가득 채운 존재들의 입장에서는 가만히 놔둬도 사라지는 그 현상을 두고 상호작용이라는 이름의 논쟁을 벌일 이유가 어디에도 없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모든 기록을 갈아치울 만큼 강력하고 큰 폭발이 일어난 것 이다.
그렇다 해도 하얀색 우주의 존재들은 관심을 두지 않았다.폭발력과 크기 외에는 이전의 것들과 차이가 없어서 였다.
하나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폭발에 의해 만들어진 검은색 공간의 크기는 줄어들기는커녕 불특정한 간격으로 확장이 가속되기까지 했다.
그것, 이후 '검은색의 우주'라고 명명된 그 공간의 크기는 사실 하얀색의 우주를 위협할 만큼 거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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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검은 우주는 하얀 공간에서 탄생합니다.
- 인플레이션 다중우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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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인플레이션 다중우주는 두 가지 형태로 묘사된다. 첫 번째는 영원한 인플레이션 이론을 처음 제시한 안드레이 린데 미국 스탠퍼드대 물리 학과 교수가 묘사한 포도송이 모양이다. 오늘날에는 테그마크 교수가 ‘빵 속 기포’라고 묘사한 형태로도 많이 표현된다.]
인플레이션 이론은 우주가 밀도가 무한한 한 공간(우주의 평평도에 따라 하나의 점일 수도 있고, 끝없이 펼쳐진 무한 공간일 수도 있다)
말발굽에 뭉개진 포도송이처럼 처참히 망가졌던 우주는 '주인'의 힘에 의해 말끔히 재생되었다
중략
그 영상은 광활한 공간 위에 둥실 떠 있는 검은색 포도와도 같았다.
중략
"큰 빵 속의 기포를 예로 들었다면 좀 더 괜찮을 것 같군. 자네가 나에게 보여준 상징물보다는 숫자적으로 더 가까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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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와 빵으로 묘사되며, 신이 창조한 우주── 거품 우주는 빵 속의 기포입니다.
- 검은 우주를 확장시키는 에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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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되어 흘러나간 힘은 단순한 부산물이 아닐세. 그 힘을 먹잇감으로 하여 살아가는 자들이 있지."
"예?"
"일단 나는 그들을 '라타토스크'라고 부른다네."
로키의 인상이 구겨졌다.
"라타토스크라면, 험담하여 남의 싸움을 즐기는 다람쥐 아닙니까?"
"그렇다네. 미물 같지만 머리가 아주 좋지. 그래서 난 그 외부세계의 적들을 그 이름으로 부른다네."
외부세계라는 말에 로키는 혼란을 느꼈다.
"이 세계 외에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믿을 수 없겠지만 그렇다네. 라타토스크는 그 외부세계의 존재들 가운데 가장 전지전능할 뿐더러…
나 오딘마저도 젖소 취급을 하는 자들이라네."
오딘의 말을 중도에 잠시 쉬게 만든 것은 창조주로서의 자존심이었다. 그리고 이야기를 계속하게끔 만든 것은 그가 마주하고 있는 일의 심각함이었다.
"오랫동안 라타토스크의 눈을 피해서 알아본 바, 녀석들은 지금까지 수많은 세계를 창조하고 멸망시켰네.
녀석들에게 있어서 세계의 창조란 농사꾼이 밭을 일구고 씨를 뿌려 수확한 뒤 다음 계절의 농사를 위해 밭을 정돈하는 것뿐이지."
그 비유는 로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렇다면 신은 무엇입니까?"
"불을 불답게, 흙을 흙답게, 물을 물답게, 그리고 바람… 공기를 공기답게 유지시켜 주는 일개 관리자라네. 적어도 녀석들의 입장에선 말일세."
위그드라실의 허상이 분리되어 다시 네 가지 원소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 원소들의 순환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과 그 순환을 유지하기 위해 신들이 소모하는 힘이야말로 녀석들의 입맛에 딱 맞는 식량인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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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타토스크는 쉬프터를 뜻하고 신과 피조물이 살아가며 발생하는 에너지를 수확합니다.
- 검은 우주를 확장시키는 존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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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지점에서 대폭발이 있었고, 모든 방향으로 퍼진 폭발은 현재까지도 끊임없이 우주를 팽창시키고 있지.
중략
"설마 너희가 그 폭발에 의한 팽창을 억지로 지속시키고 있는 건 아니겠지? 경작지에서 뽑아내는 힘들을 이용해서 말이야."
엠프레스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것이 나쁜 일이라 생각되나?"
"아니, 평가 이전의 문제라고 생각되는데?"
리오는 옆에 앉은 엠프레스를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중략
"그건 사건의 크기가 다르잖아? 너희들이 우주의 크기를 억지로 부풀리는 동안 발생한 부작용에 대해 조사해 본 일은 있나?"
"그대라는 존재 말고는 잘 모르겠군."
리오는 그 시점에서 더 이상 파고들어 따지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 엠프레스의 결연한 태도에 비해 우주의 확장에 대한 자신의 지식이 부
족하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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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우주를 끝임없이 팽창시키고 있습니다.
- 검은 우주의 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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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악스는 프라임들을 위해 특별히 마련된 조망석에 앉았다.
그가 바라보고 있는 우주는 온갖 색들의 별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사이악스의 입장에서는 질릴 정도로 보아온 광경이었지만 그는 아직도 수많은 비밀을 감추고 있는 그 무한의 공간을 볼 때마다 자신의 탐구심이 달궈지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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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우주의 크기를 알고 있는 프라임 사이악스가 검은 우주를 무한의 공간이라 합니다.
- 검은 우주의 우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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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우주는 우연으로 이뤄진 만큼 누군가와 만나고 이어지는 일이 아주 어렵지. 항상 상호작용을 하는 네놈들과는 달라.
대신 한 번 이어진 인 연은 질기도록 오래간다네."
중략
"우연은 내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이며 당신들 역시 그 우연의 결정체입니다. 저는 그 무한한 우연을 지켜보는 것으로 만족했고 그 때문에 당신
들의 탐욕에도 간섭한 적이 없었으나 지금은 앞으로 있을 우연들을 지키기 위해 소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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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우주는 하얀 우주에서 버린 자유 의지와 우연으로 이루어졌으며 무한한 우연이 있다고 합니다.
- 프라임의 관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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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드렉스의 손끝에서 흘러나온 황금색 빛이 회의실의 대형 탁자 중앙으로 향하고는 뚜렷한 입체 영상으로 바뀌었다.
그 영상은 광활한 공간 위에 둥실 떠 있는 검은색 포도와도 같았다.
물론 프라임들은 그 포도가 자신들이 존재하고 있는 우주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중략
하얀 우주의 의지는 자신과 프라이오스의 위치가 갑자기 바뀐 것을 감지했다.
워프 드라이브를 통해 검은색 우주와 하얀색 우주의 경계면에 와버린 것이다.
"무슨……? 네놈들의 워프 드라이브 한계를 넘어서지 않았나?"
"오늘을 위해 우리 스스로 제한했지. 정확히는 주인님께서 제한하라고 말씀하셨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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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우주 전체를 간단히 스캔할 수 있으며 독립 우주, 위그드라실에서 경계면으로 단숨에 이동합니다.
- 다른 존재의 관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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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의 침묵이 검붉은 빛을 내기 시작했다.
"잔잔한 공포께서 나를 포기하셨다면 나도 더 이상 볼 것이 없겠지! 네놈들이 없는 우주를 창조하여 그곳을 갖겠다!"
"흠, 평행우주를 창조하겠다는 건가?"
프라이오스가 비웃음을 터뜨렸다.
무한의 침묵이 보이지 않는 계단을 내려가듯 우주의 지평선 아래로 사라졌다.
그가 다시 자리 잡은 장소에는 방금 그가 있었던 것과 똑같은 모습의 우주가 신선한 빛과 싱그러운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다만 무한의 침묵은 우주를 창조할 때 과도한 힘을 소비한 관계로 그 크기가 절반으로 줄어들고 말았다.
"후후, 이곳이라면 제아무리 프라임이라고 해도……!"
"자기 집 드나들 듯 할 수 있지."
무한의 침묵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우주의 지평선에서 내려오는 프라이오스를 보고 허탈감에 빠졌다.
중략
"납득할 수 없는 결과다!"
무한의 침묵은 다시 힘을 발휘하여 우주 전체의 시간을 되돌리고 또 되돌렸다.
자신의 원하는 최고의 결과, 즉 프라이오스가 아예 태어나지 않았던 세상을 찾기 위해서였다.
중략
"평행우주의 창조가 느껴졌네만?"
사이악스가 묻자 프라이오스가 끄덕거렸다.
"가벼운 발악이었지."
"평행우주의 창조를 너무 무시하지 말게, 프라이오스여."
세카르포스가 지적했다.
"평행우주의 창조와 현실조작, 시공간 조작 등은 우주정복의 야망을 가진 자들의 기본 소양일세. 그리고 반드시 네 명의 충신을 가져야만 하지. 이른바 사천왕이라고……."
"그런가? 그렇군."
중략
프라임들을 포함한 쉬프터들, 즉 경작자들은 그 온건한 아우터 갓을 '바다의 기록자'라고 불렀다.
프라이오스를 만난 이후 움직임을 정지한 그때부터 그는 점차 확장되는 우주를 그냥 지켜보고만 있었다.
중략
"다시 묻지. 난 당신이 아우터 갓 중에서 가장 관심 있게 우주를 지켜봤고 그로 인해 이 우주의 모든 역사를 기억하고 있다고 들었어."
"누구에게?"
"다른 아우터 갓들에게 말이야."
"그럼 그 이야기를 자네에게 해 준 아우터 갓들은 어찌했나?"
"소멸시켰지. 더는 볼 일이 없었으니까."
중략
하얀 우주의 의지는 자신을 비웃는 바다의 기록자 앞에 셀 수 없이 많은 빛 덩어리들을 만들었다. 그 빛은 이내 끈이 지나치게 늘어나 장신구로서 의 목적을 상실한 진주목걸이처럼 변하고는 입체적으로 꼬여버렸다.
"이것이 우리가 분석한 검은색 우주의 대략적인 모습이야. 하얀색 우주를 밀어내는 척력장 안에 이러한 다발들이 잔뜩 들어있지. 파악한 숫자는
이 순간 10의 800제곱 정도? 아직도 태어나고 있으니 구체적인 숫자를 얘기하는 것은 우습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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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위 아우터 갓으로 분류되는 무한의 침묵은 평행 우주 창조와 전 우주의 시간 조작, 바다의 기록자는 모든 역사를 관측.
그리고 하얀 우주의 의지입니다만, 검은 우주의 '크기'가 아니라 구조를 이루는 거품 우주의 '숫자'를 확인합니다.
거품 우주는 무수한 수의 아우터 갓이 세계를 포식 하는데도 빠르게 증가하여, 우주들이 모인 다발이 10의 800승을 넘어섭니다.
(다시 확인해보니 우주가 모여 다발을 이루고 다발이 10의 800제곱이더군요.)
- 검은 우주 완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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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붕괴되는 우주 속에서 뭔가를 찾듯이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어디 있나? 어디로 갔나? 또다시 아네라들 사이로 숨었나? 그렇다면 우주 전체를 뒤져서라도 그들을 멸종시키고 네놈들의 의지도 분쇄시킬 것이다!"
이성을 완전히 잃어버린 프라이오스의 힘이 우주를 뒤덮듯 퍼져 나갔다. 속도라는 개념조차 초월한 그 검은색의 파동은 빛을 역류시키고 성운들을 산화시켰다.
그 힘으로 우주 곳곳에 퍼진 아네라들의 위치를 완전히 파악한 프라이오스는 몸에 닿는 모든 우주를 찢으며 그들이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중략
낯선 종족인 아네라. 그리고 하얀 우주의 의지.
두 존재들에 의해 어린 동포들을 잃고 분노한 프라이오스가 우주 전체를 망가뜨린 이후 시간이 흘렀다.
말발굽에 뭉개진 포도송이처럼 처참히 망가졌던 우주는 '주인'의 힘에 의해 말끔히 재생되었다. 길바닥에 아무렇게나 뿌려진 물처럼 그 의미를 상실한 우주의 흐름은 본래의 빛깔과 움직임을 되찾았고 프라이오스의 힘에 밀려 무한히 가속되던 빛들도 안정화되었다.
중략
"사용한 자가 우주를 완파시킬 만큼 강력한 존재라는 것을 잊었나 보군."
중략
"듣자 하니 자네들의 1번 경작지는 가장 오랫동안 숙성되었다고 하더군. 사이악스의 경작지가 원래 6번 경작지였다지?"
"……."
"그렇다면 자네들의 경작지는 얼마나 깊은 맛을 가졌을지 상상할 수조차 없군! 아우터 갓으로서 프라이오스가 저질렀던 우주의 완파까지 경험할 만큼 오랫동안 살아온 내가 말일세!"
중략
"결국 나를 처분하겠다는 건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프라이오스여! 모든 아우터 갓들이 경작지 외부의 우주를 먹어 치울 것이야!"
"그리 말할 줄 알고 이곳에 오는 도중에 어떤 곳을 들렀다네."
"뭐라고?"
"자네들, 우주가 나에게 완파된 이후 의회 같은 것을 만들었더군? 막상 의회에 갔더니 '잔잔한 공포' 한 명 밖에 없어서 실망했지만."
중략
"우선 루이체에게 프라임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단 하나도 가르쳐주지 않았지. 경작지를 넘어 우주 전체를 완파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프라임이라
는 존재라네. 하지만 그처럼 강력한 힘에 비해 루이체가 윈드렉스에게 빈 소원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았지."
중략
락시온은 붕괴되어가는 자신의 평행우주를 보며 잔잔히 웃었다.
"이제 나는 어찌 되는 것인가? 주인님의, 그분의 곁으로 갈 수 있는 것인가?
중략
평행우주의 붕괴 직전, 락시온은 가만히 시간을 보내고 있는 프라이오스의 몸을 두 팔로 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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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우주의 완파는 주인이 수리했지만 같은 규모의 평행우주는 본체를 개방하지 않은 프라이오스가 파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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