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아트 온라인 외전7 '달의 요람' 26 번역
달의 요람 26
시내 중심에 가까워질 수록 광석 칸델라는 늘어나고, 그에따라 활기도 점점 커진다.
그러나 권투사의 이야기를 들은 후라서 그런지 색색의 등불은 마른 대지에 대한 저항으로, 활기찬 사람들으로부터 축적되어 있는 불만의 반대로도 느껴졌다.
주머니에 있던 나이프를 길가의 노점상에서 판다는 예상 외의 수단으로 무일푼 문제를 해결한 키리토는 이 기회에 가게 주인을 통해서 가격이 낮은 여관의 장소를 추천 받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평소랑 다르게 말수가 적은 대표 검사에게, 로니에는 목소리를 낮추면서도 애써 밝게 말을 걸었다.
"이쪽의 돈, 《베크》라고 하더군요. 한 베크의 가치는 인계의 1시아랑 비슷하겠죠?"
"어……? 아, 아아, 그런 것 같네. 그렇다면, 옵시디아 조림의 한 잔이 10베크였던 건 역시나 상당히 가격이 낮은거네……"
"그러고 보니, 또 먹고 싶다고 생각했죠, 선배?"
"역시나 이전 측근검사님에게는 숨길 수 없겠는데"
드디어 기운이 난 듯한 얼굴에, 로니에의 머리에 툭 손을 얹고서 키리토는 그 손으로 앞 오른쪽 건물을 가리켰다.
"아무래도 저기가 아까의 노점 아저씨가 추천한 여관인 것 같네"
검은 돌담에 인계의 여관과 마찬가지로 신성 문자로 I, N, N을 본뜬 주철의 간판이 걸려 있었다. 그것을 본 로니에의 가슴에 잔물결처럼 의문이 흔들렸지만 단어로 뱉기 전에 사라졌다.
"……? 왜 그래 로니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키리토를 향해서 재빨리 머리를 흔든다.
"아뇨, 아무 일도 아니에요"
"그래. ……오늘은 힘들었으니, 일찍 쉬자고"
그렇게 말한 키리토는 크고 작은 두 개의 짐을 다시 메고 간판 밑의 문으로 다가갔다.
자정 가까운 시간인데도 다행히 여관은 아직 영업하고 있었다. 주인은 40대 정도의 인족 여성으로 키리토와 로니에를 실로 수상쩍은 것 같은 얼굴로 수십초나 살펴봤지만 팔데라에서 일자리를 찾으러 온 남매라는 말을 의심한 기색은 없었다.
그러나 그 소설이 새로운 문제를 낳을 거라는 것을 키리토도 예상하지 못한 것 같다. 여주인은 "남매라면 한 방이 좋겠네!"라고 단언하고, 그 후 막무가내로 두 사람을 2층의 1인실로――게다가 1박 100베크라는 여관비는 확실히 두 사람 몫을 받은 후――밀어넣으며 안내한 것이다.
"아침 10시의 종까지는 나가주라구! 목욕은 이제 불을 껐으니 들어가고 싶다면 앞쪽에 있는 목욕탕에 들어가고. 우리 여관의 고객이라고 말하면 할인해줄거야!"
라고, 인색한 건지 친절한 건지, 판단을 망설이는 대사를 말하며, 여주인은 아래층으로 사라졌다.
로니에가 잠시 멍하니 서있다가, 잠시 어색한 듯한 목소리로 키리토가 말했다.
"왠지……미안해, 로니에. 내가 여관에 매달리는 바람에 이렇게 되서……"
"아, 아니에요, 선배 탓이……"
"나는 밖에서 적당히 잘 테니까, 이 방은 로니에가 써도 좋아"
"저, 적당히, 라니……"
"어딘가의 처마끝이나 공원이라면, 나 혼자라면 어떻게든 되겠지. 오늘은 푹 쉬어. 내일 아침에 다시 올 테니까"
그렇게 말한 뒤 창문으로 나가려는 키리토의 외투를, 로니에는 황급히 잡았다.
"아, 안 돼요 선배! 이렇게 추운데, 권투사들을 흉내내다간 감기에 걸린다구요!"
방을 둘러보니 간소한 침대 외에 두 배의 소파가 하나 놓여 있었다. 로니에의 다리가 조금 넘어설 것 같지만 잠을 못 이루지는 않을 것이다.
"저는 저쪽의 소파에서 잘 테니까 선배는 침대를 쓰세요"
"어, 아, 아냐, 그래도……금기목록인가 제국 기본법에 결혼 전의 남녀는 같은 방에서 자는 게 금지, 같은 항목이 있지 않았나?"
"없어요 그런 거. 금지되어 있는 건, 입술에 입을 맞춘다던가……나머지는……"
"어, 뭐라고?"
의아스러운 얼굴로 가까이 다가오는 키리토의 어깨를 꽉 잡고, 로니에는 힘껏 침대 쪽으로 밀어붙였다.
"어, 어떠한 항목이 있다고 해도 선배는 인계 대표 검사이고, 저도 이제 견습 정합기사라서 관계 없다구요!"
"우, 우와아"
바닥에 발을 미끄러뜨린 키리토가 침대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재빠르게 외투의 끈을 풀어 벗기고 양다리에서 부츠도 빼돌리고, 문답무용으로 잠재운다.
솜이 들어간 겉옷을 목덜미까지 끌어올리고, 가슴 언저리를 가볍게 톡톡 두드리자 대표 검사는 쓴웃음이 섞인 채 말했다.
"……왠지 엄마 같네, 로니에"
"아……죄, 죄송합니다, 어렸을 적에 어머니가 늘 이렇게 해주셔서"
"그래……언젠가, 로니에의 부모님하고도 만나고 싶네……"
천장을 바라보면서 키리토가 그런 말을 했기 때문에 로니에는 지난 달의 귀향을 떠올렸다. 그 순간에 친척이 가져온 혼담까지 되살아나게 되었지만 그쪽은 어떻게든 집어 넣는다.
"……네, 분명 부모님도 좋아하실거에요"
가장 기뻐하는 건 동생이겠지만, 라고 생각하면서 그렇게 대답하자 키리토는 살짝 미소를 짓고, 눈을 감았다. 그저 몇 초만에 술술 고른 숨소리가 들린다. 계속해서 태연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역시 인계에서 멀리 떨어진 3000km를 기룡으로 날라온 피로가 남아 있던 것이다.
키리토가 얌전히 침대에서 잠들어 준 덕분에 안심하며 로니에는 자신도 외투를 벗고 광석 칸델라를 약간 어둡게 만들었다.
벽의 소파에 앉아서 벗은 신발을 제대로 정리하고 바닥에 두고서는 눕는다. 예상대로 약간 벗어났지만 훌륭한 양털을 두껍게 짠 외투를 모포 대신 입고, 추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
로니에도 금방 졸음을 느꼈지만 그것에 맞서고, 창문으로 들어오는 거리의 빛에 비친 키리토의 옆모습을 바라본다.
정말 선배가 집에 오면 어떻게 될까……라고 잠시 상상을 하다가 문득 깨닫는다.
키리토의 가족이, 동생인 《녹색 검사 리파》만 있을리는 없을 것이다. 그녀가 귀환한 리얼월드에는 부모와 어쩌면 또 다른 남매, 그리고 친구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키리토가 자신의 가족에 대해서 말한 적은 없었다.
돌아가고 싶다……라고 생각은 하고 계신걸까.
없을 수 없을 것이다. 센트리아에 친정이 있는 로니에조차 가끔 부모님과 남동생을 만나고 싶어지니까.
그러나 그것을 키리토에게 물어볼 용기가 로니에게는 없었다. 언젠가 돌아가고 싶다……라고 한다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르니까. 애초에, 리얼월드에 돌아가는 방법이 있는지 조차 모르니까.
도대체 어떤 장소일까.
이계 전쟁에서 싸운 사람은 거의 예외 없이 이름밖에 모르는 리얼월드에 대해서 친밀감보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것은 로니에도 예외는 아니다. 인계 수비군과 암흑계군을 거의 궤멸시킨 그 무서운 붉은 기사들의 세계……생각만해도 공포에 손발이 차가워지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반면, 리얼월드는 키리토와 아스나, 그리고 이계 전쟁 때 인계군을 구원하러 온 검사들의 고향이기도 하다.
언더월드에도 좋은 사람이 있고, 동시에 나쁜 사람도 있다. 리얼월드도 마찬가지일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아직 다시 문이 열렸으면, 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저쪽의 세계로 떠난 정합기사 앨리스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을까. 언젠가 한 번 그녀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을 날이 올것인가…….
거기까지 생각하니 여관 간판을 볼 때와 같은 기묘한 감각이 다시 마음을 흔들더니 드디어 눈꺼풀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로니애는 머나먼 타지에서 꿈속으로 떨어졌다.
업뎃이 생각보다 많이 느리네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