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 days 조오오오오오오온나 명작임
열린결말이지만 여태껏 봐온 작품들 중에서 이렇게 깔끔한 열린결말은 처음.
네로와 아빌리오의 마지막 일탈을 보며 1화부터 12화까지의 여정이 주마등처럼 넘어가는 느낌인 듯했는데
그만큼 이 작품 속 두 남자의 관계를 여태껏 잘 짜왔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음.
최종화가 방영되고 나서, 모두의 관심사는 아빌리오의 생존 여부인데.
네로의 마지막 의미심장한 웃음과 함께 결말은 미궁 속으로 빠져버렸고, 그래서 논란이 과열되고 있는 것은 뭐 당연한 것.
그런데 사실 아빌리오의 생존 여부는 그닥 중요하지 않다고 봄
앞서 깔끔한 열린 결말이라고 표현했던 이유가 전자든 후자든 모두 들어맞고 납득이 가는 결말이기 때문.
네로는 아빌리오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다시 한 번 여행을 시작하였고, 둘은 이 여행에서 서로를 이해하게 됐을거임.
자신만이 살아남았다는 가혹한 현실에 죄책감을 갖고 괴로워하는 아빌리오에게 어떤 형태로든 보상해준 꼴이 됐으니
네로가 예전부터 아빌리오에게 패밀리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는 말했지만 사실 그게 마음 같지 않다는 뉘앙스를 풍겨옴.
쉽게 말해 마피아의 일에는 망설임이 있고 아빌리오의 과거에 대한 일을 자신의 과오로 생각하고 있다는 거.
그런 네로가 모든 것은 무익하다며 허무주의에 빠져버린 아빌리오와 함께 바다를 걸으며 살아가는 이유 따윈 없다며 말해줌.
다르게 말하자면 그저 살아가는 것이므로 '모든 것이 무익하지는 않다'라는 역설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음.
즉, 네로는 아빌리오와 함께 해온 추억들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의미이고
'사실은 네가 싫지 않았다'라는 아빌리오의 마지막 대사는 자신도 그러했다는 것을 시사함.
열린결말이기 때문에 끝은 저마다 다 다를 수 밖에 없음.
서로가 서로를 이해를 하게 된 상태에서 죄책감에 빠져 있고 자상무색 상태와 같은 아빌리오를 쏴 죽임에 따라 구원해줬을 수도 있고
혹은 바다를 걸으며 나눈 대화를 통해 삶에 의미를 부여해준 네로가 아빌리오를 쏘지 않고 살려줬을 수도 있음.
하지만 그 결정이 어떤 것이었든 두 친구 간의 오해를 풀고 이해를 함으로써 '친구'라는 유대는 더욱 깊어진 건 사실.
그런 점을 바탕으로 독자들이 상상하는 어떠한 결말이든 들어맞도록 독립적인 엔딩을 자아내게 하는 작품임.
왠지 똥일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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