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의 숲 1화 소감
방금 전에 피아노의 숲 1화를 다 보고 왔습니다.
우리말 자막은 없었지만 다행히 제가 일어를 할 줄 알아서 시청하고 이해하는 데에 지장은 없었습니다.
원래는 4월 8일 첫 방송 예정이었는데 하루 미뤄져 일본도 오늘 4월 9일 새벽에 방송했다고 합니다. 즉, 일본 본토에서도 공개된 지 몇 시간도 안 된 따끈따끈한 신작입니다.
보고 나서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약간 걱정이 됩니다.
피아노의 숲은 잇시키 마코토라는 일본 만화가 분의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합니다.
촉망받는 천재 피아니스트였던 아지노 소스케는 불의의 사고로 왼손을 크게 다쳐 피아니스트의 꿈을 포기하고 초등학교 음악 교사로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지노가 근무하는 초등학교의 학생이자 이 작품의 주인공인 이치노세 카이에게도 피아노에 천재적인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아지노가 알게 되고, 아지노 소스케가 주인공 카이를 피아니스트로 가르치고 키워낸다는 이야기입니다.
2007년 정도에는 이치노세 카이의 어린 시절을 다룬 극장판 영화도 제작되었죠.
오늘 새벽부터 시작된 이 신작 애니메이션은 극장판에서 다뤘던 카이의 어린 시절 이후, 카이가 여러 피아니스트들을 만나고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이자 피아노 콩쿠르들 중에서도 최고의 콩쿠르로 평가받는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라는 실존하는 대회에 참가하며 겪는 성장을 다룰 예정입니다.
저는 원작 만화책을 감명 깊게 읽었기에 애니메이션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오늘 나온 그 피아노의 숲 애니메이션은 이치노세 카이가 17세의 나이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1회전 예선을 치루는 모습을 잠시 보여주며 시작했습니다.
곡명은 쇼팽 에튀드 Op.10 No.1이었습니다.
(동영상에서 연주하시는 분은 실제 2015년에 열렸던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중 최초로 우승을 차지하신 조성진 씨입니다.)
분명 카이가 연주하는 쇼팽 에튀드의 피아노 음색은 너무나도 훌륭했지만 피아노를 치는 손의 작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컴퓨터 그래픽이더군요.
2007년에 개봉했던 피아노의 숲 극장판에서는 모차르트 소나타 K.310이나 쇼팽의 강아지 왈츠 등 여러 피아노 곡들을 연주하는 피아니스트들의 손과 피아노 건반을 하나하나 컴퓨터 그래픽 없이 그림으로 표현해서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냈었기에 손의 작화가 전부 컴퓨터 그래픽이었던 것은 아쉬웠습니다.
물론 새벽에 방송되는 애니메이션이다 보니 주목을 못 받기 때문에 할당된 제작비가 적을 것이고, 극장판의 모차르트 소나타보다 카이가 이번 애니메이션에서 연주한 쇼팽 에튀드 Op.10 No.1이 훨씬 어려운 곡인 것은 사실입니다. Op.10 No.1은 쇼팽의 에튀드 중에서도 최고 난이도의 곡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니까요.
그렇게 아쉬웠던 컴퓨터 그래픽 연주 작화가 끝나고 배경은 카이의 어린 시절로 돌아갔습니다.
츄잉 정보 뉴스에도 있던 글에서 공개되었던 선행컷들을 보니 극장판이나 원작 만화를 안 본 시청자들을 위해 어린 시절을 다룰 것이라는 점은 예상했지만, 염려되는 점은 그 어린 시절이 만화책으로도 제법 분량이 길다는 것입니다.
이 애니메이션이 몇 화까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저예산인 것 같던데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와 그 이후까지의 내용을 전부 다뤄줄 수 있을까 걱정됩니다.
쇼팽 에튀드보다는 상대적으로 쉬운 곡인 갈색의 작은 병이라는 곡을 연주하던 피아니스트들의 손 작화도 전부 컴퓨터 그래픽이었던 것을 보면 곡의 난이도가 문제였던 것은 아닌 것 같더군요.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의 최종 결선은 40분이 넘도록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쇼팽의 발라드인데(실제로도 그렇습니다.) 그 장면도 어색한 컴퓨터 그래픽과 함께라면 조금 애매할 것 같더군요.
그리고 또 하나 지적하고 싶었던 것은 인물의 얼굴과 눈 작화였습니다. 2007년 극장판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세련된 작화가 돋보였는데 이 작품에서는 인물들의 얼굴이 가까이 클로즈업 되지 않으면 눈 작화가 모두 콩나물 같은 4분음표처럼 보이더군요. 음악 만화라서 그런 것인지... 원작 만화책도 그런 느낌이 없지는 않았지만....
이번화를 보고 기대도 되고 동시에 불안함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기다렸던 작품이었고 다시 피아노의 숲을 보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할 따름이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오늘은 기념할 만한 첫 화라서 그런지 컴퓨터 그래픽이라서 거슬리더군요.
참고로 그 2007년 극장판은 매드하우스가 만들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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