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카스기가 왜 그러고 살았으려나..
다른 글에 리플로 달았다가 혼자 너무 긴 리플을 싸놓은 것 같아 걍 글로 올립니다
타카스기가 전후 내내 깽판친 건 뭐고 이제와서 쇼요의 정체를 알고 있었던 것 같다니 잇뭥미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타카스기가 쇼요에 대해 '짐작은 하고 있었다' 정도였으니 확신을 하고 있던 건 아니고, 아마도 타카스기가 하던 최악의 가정이 들어맞았다 정도가 아닐까 싶어요. 타카스기를 백퍼 논리적으로만 이해하려고 하면 이해가 안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철없는 똑똑한 남자아이 정도로 봐야 쇼요 사망 후의 길이 이해가 될듯. 카츠라 같이 심지 굳은 사람이 아니라, 긴토키와 타카스기는 서로 자기를 포함해 변변찮은 놈이라 부르는데, 그렇게 인간적인 수준으로 내려와서 보면 이놈들이 하는 짓의 맥락이 잡힐 것 같기도 해요.
스승의 최후와 업을 짊어지고 가게 된 긴토키를 보고 죄의식에 비뚤어지고, 분노를 해소하기 위한 타겟으로 천도중, 그리고 천도중과 결탁한 썩은 막부를 잡았죠. 얘는 처음부터 카츠라같이 뭔가를 바로잡기 위해 움직이기보다는 감정적으로 표류했어요. 그야말로 썩은 막부와 천도중을 괴롭히고 무너뜨리기 위한 활동을 하다보니 개막장 하루사메 같은 놈들이랑도 손을 잡고, 막부를 엉망으로 만들기 위해 히토츠바시도 이용해 먹고, 그러다보니 천도중에 대해서도 아는 게 많아졌을 겁니다. 악당으로서 악당들과 가까워지다보니 보이는 게 남달랐을 수 있어요. 땅에 발붙이고 살던 긴토키나 즈라에게는 보이지 않는 무엇이 있었을 수 있을 듯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쇼요나 긴토키에 관련된 감정이 사라졌을 수는 없죠. 자기도 긴토키와 똑같은 놈이니까, 생각할수록 빡치는..
길게 썼지만 한마디로 똑똑하고 영악한 사춘기 남자애의 패악질 역사로 보면 타카스기가 하는 짓의 맥락이 잡힐 것 같습니다.
자세히 설명하기보단 사람이니까 그럴 수 있으려니 싶은 정도로.. 그래서 좀 더 마음이 깊게 느껴질 때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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