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게문학] 아바타라 리메이크 ㅡ 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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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H 본선은 초반 리그전, 중반 배틀월드, 후반 토너먼트로 나뉘며, 지금은 초반 리그전이 진행되는 중이었다. 딘은 구 프랑스의 '라파엘 바란'과의 대걸을 앞두고 대기실에 혼자 앉은 채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 힘은 대체 뭐였을까…’
수시대회 이후 ‘정체불명의 힘’이 다시 발휘되는 일은 없었다. 물론 지금도 경기를 치를 때마다 실력이 오르기는 했지만, 그날 앤드류를 상대했던 그 힘에는 전혀 미치지 못했다.
다행히도 수시대회를 참관했던 집행위원에게 갑자기 일이 생겨 다른 집행위원으로 변경된 덕분에, 왜 이렇게 실력이 떨어졌냐고 추궁을 듣는 일은 없었다.
“딘 아그네스 선수, 당신 차례입니다. 준비는 다 됐죠?”
마침 이전 순서의 경기가 다 끝난 모양이다. 이제 딘이 링 위에 설 차례가 된 것이다.
사실, 정체도 모르는 힘이 돌아오기를 기다려봐야 소용없다. 당장 눈앞에 닥친 경기에서 이기려면 지금 가진 힘을 최대한 활용하는 수밖에 없고, 애초에 지금까지도 이 힘만으로 충분히 이겨왔다.
"물론이죠."
딘은 평소처럼 자신 있는 미소를 띄운 채 대기실을 나섰다. 링에 가까워지자, 이전 순서의 경기를 마치고 내려오는 선수가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
“단모리 선수!! 리그전 승수를 다 채웠기에 앞으로의 경기 승패에 상관없이 ‘배틀월드’에 참가합니다!”
단모리, 아마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여태껏 상대한 모든 선수를 한 방에 쓰러뜨렸다는 괴물이며 이번 GOH의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한 명이다.
딘은 그의 얼굴을 더 자세히 보기 위해 곁눈질을 했다. 그리고 그의 눈동자가 단모리의 얼굴을 정확히 포착한 바로 그 순간,
어떤 '기억'이 딘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불구덩이 한복판에서 누군가와 치열하게 싸우는 장면이었다.
“헉?!”
“아그네스 선수? 무슨 일 있나요?”
딘은 조금 전에 펼쳐진 기억을 다시 떠올리려 했으나, 잠에서 깨어나면 꿈의 내용이 순식간에 희미해지듯이 단편적인 부분 몇 개 밖에 떠올릴 수 없었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러나 ‘뭔가’를 느낀 것은 딘 혼자만이 아니었다. 단모리는 딘과 스쳐 지나간 직후 고개를 돌려 그의 뒷모습을 잠시 쳐다보더니, 앞서 가던 피치를 불러세웠다.
“저기... 다음 경기 보고 가면 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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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란 선수!! 말 그대로 물폭탄 세례를 퍼붓고 있습니다!!”
달걀 크기의 물의 덩어리가 허공에서 끝없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하나하나가 특수 물질로 이루어진 경기장 바닥을 간단히 파낼 정도의 폭발력을 지니고 있었지만, 딘에게는 비눗방울보다 못하게 느껴졌다.
‘또 그때와 비슷한 느낌이야. 힘이 넘쳐흘러...’
“이번 GOH 경기 중 그 누구보다 빠른 성장을 보여준 구 아일랜드 ‘딘 아그네스’ 선수! 이번 라운드에서는 어떤 성장을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
딘이 경기를 치를 때마다 성장했던 것은 사실이긴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의 실력을 성장의 결과라고 부를 수는 없었다. 수시대회 때의 ‘정체불명의 힘’이 또다시 돌아온 것이다.
이번이 두 번째라서 그런지, 아니면 또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번과 비교해도 훨씬 힘이 넘쳐흐르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언제 갑자기 사라질지 모르는 힘이다. 지금이라면 ‘단모리’처럼 상대를 일격에 쓰러뜨릴 수도 있지만, 너무 많은 기대를 받다가 나중에 이 힘이 또 사라진다면 곤란해질 수도 있다.
그렇기에 딘은 일단 상대의 수준에 맞춰 싸우는 척을 하고 있었다. 다행히 집행위원이나 관중들은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지만, 단 한 명의 눈은 결코 속일 수 없었다.
“상대가 안되는걸?”
“그런가? 내가 보기에는 그럭저럭 팽팽한 대결 같은데...”
“그게 아니야. 저 ‘딘’이란 녀석은 지금 싸우고 있는 게 아니야. 싸우는 연기를 하는거지. 나처럼...”
단모리도 경기가 1초만에 끝나는 일이 없도록 매번 힘을 조절하고 있었기에 알아볼 수 있었다. 딘은 다른 선수들과는 아예 격이 다른 실력자임이 틀림없었다.
‘이제 슬슬 끝내도 되겠지...?’
계속 이리저리 피하는 시늉만 하던 딘은 드디어 공격에 나섰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상대의 앞으로 다가간 후, 주먹을 살짝 쥐고 얼굴에 천천히 갖다 댄 것이다.
그러나 일이 생각대로 되지는 않았다.
라파엘의 광대뼈와 코뼈는 완전히 가루가 돼버렸고, 한쪽 눈은 으깨진 날계란 같은 꼴이 됐으며, 이빨은 입 밖으로 총알처럼 튀어나갔고, 목뼈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부러졌다.
그대로 날아가 경기장의 반대쪽 벽에 처박힌 라파엘은 머리에서 피와 뇌수가 섞인 액체를 흘리고 있었다.
“앗...”
“히... 힐러!! 빨리 힐러들 데려와!!”
“응급처치 실시!!”
“다행히 나노머신 덕분에 뇌에 이상은 없습니다!!”
“힐러팀 도착했습니다!”
나노의학이나 차력의학이 발달하지 않은 시절이었다면 라파엘은 이미 죽은거나 다름없었고,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지더라도 평생 큰 후유증을 안고 살아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전문적인 처치에 의해 라파엘의 상태는 15초도 지나지 않아 안정되었고, 이제 하루 정도만 입원해 있으면 이전과 다를 바 없는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정도까지 회복될 것이다.
“딘 선수 승리!! 강력한 카운터로 바란 선수를 일격에 쓰러뜨렸습니다!!”
라파엘은 의식을 잃은 채 들것에 실려나갔고, 딘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관객석을 향해 손을 흔든 뒤 링 아래로 내려갔다.
“흐음~”
“왜? 신경쓰이는 점이라도?”
“그냥… 저 녀석에게 궁금한 점이 좀 많아서.”
실력도 실력이지만, 단모리는 딘과 마주친 순간 뭔가 굉장히 익숙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실제로 만난 기억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언젠가 본 적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다음화에 계속...
빛오하가 휴재했으니 10월 이전까지의 빛오하 게시판이 걱정되네요
글리젠이 너무 적어 한 페이지에 갓게문학이 네다섯개가 존재하는 일은 없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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