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만원이다 - 김영천
+ 지구는 만원이다
죽을 수 있다는 것
바위가 오랜 후 모래가 되고
나무도 마침내 쓰러져 썩는다는 것
저 이름 없는 풀꽃이 결국 시들듯
그대와 나
죽을 수 있다는 것
미움도 마침내 스러지고
그리움도 언젠가는 잊혀지듯이
저 팔랑거리며 떨어지는 가랑잎처럼
우리도 한 점 흙이 된다는 것
그렇게 사라져주는 것
그런 소멸의 길이
얼마나 축복된 길인가
(김영천·시인, 1948-)
지구는 만원이다 - 김영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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