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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인형의 이야기-프롤로그
| L:45/A: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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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2-0 | 조회 667 | 작성일 2012-08-17 03: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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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인형의 이야기-프롤로그

http://www.joara.com/view/book/bookPartList.html?book_code=672920

 

띠리리리, 띠리리리

“으음~.”

오전 8시에 맞추어둔 알람 시계를 끄고, 아직 노곤한 몸을 일으킵니다.

2층 침대의 1층에는 친구이자 동거인이자 보호자(?)인 가온이가 자고 있지만, 깨우지 않습니다. 가온이는 잠이 많거든요.

“일단 아침부터.”

냉장고에서 달걀 2개와 베이컨을 꺼냅니다.

“쌀은 손목까지라고 했나?”

요리가 서투른 저에게 가온이가 아주 기초적인 걸 가르쳐주었으니(제가 몰래 본 것 뿐이지만요), 오늘은 평소의 감사라도 담아서 제가 아침을 하려고요.

“확실히 손목에 맞춰야지~.”

쌀을 넣고, 물로 깨끗이 씻고, 물을 손목까지 오게.

“좋아, 확실히 손목까지 오게 했어.”

손가락 끝을 기준으로 정확히 내 손목까지 오게.

“백미쾌속 누르라고 했지♪”

좋아, 확실히 백미쾌속 눌렀어♪

이제 간단한 것들을 만들어봅니다.

“베이컨은 고기 안에 기름이 많으니까, 기름을 두르지 않고, 약한 불로 색이 갈색이 될 때까지만♪”

프라이펜을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놓고, 레버를……………

“긴장되네.”

제 나이 17살. 가온이의 과보호 때문에 한 번도 가스레인지를 만져본 적이 없는 인생.

“야, 약한 불은 어느 정도인거지?”

.

.

.

.

.

태웠습니다. 정말 멋들어지게 태웠습니다. 베이컨은 이미 형상도 알아볼 수 없는 상태인데다 그 후로 한 계란 프라이는 마치 토성을 보는 듯 한 모양이 되었습니다.

“하암~.”

“!!!!”

“빨리 일어났네.”

대체 어떻게?! 며칠 전 갈색으로 염색한다고 해서 제가 스스로 염색해준 저 흰색 머리. 키가 작은 저와 비슷한 160대 키의 소유자. 눈 한 쪽의 안대를 가린 긴 머리가 특징인 가온이가 대체 왜?!

“너, 너야말로…빨리 일어났네?”

평소 같았으면 일요일 날엔 해질 무렵에나 일어나면서.

“아니, 늙었는지 잠이 없어졌나봐.”

17살 할아버지?

“그보다 뒤에 있는 뭐냐?”

“이, 이거? 아아아무것도 아니야?”

“너 설마 요리한건 아니지?”

뜨끔!

“하, 하긴 했는데….”

“너……내가 부엌엔 들어가지도 말라고 했지.”

가온이는 묘한 곳에서 너무 엄합니다.

“하, 하지만!! 나도 이제 요리 정도는…….”

‘펑!!!’

“……….”

“……….”

전기밥솥이 터졌습니다.

“어, 어째서. 분명히 손목까지만 했는데……….”

“손톱 끝을 기준으로 한건 아니겠지?”

“…………”

“손바닥을 기준으로 하는 거라고 몇 번이나 말해?!”

“그런거였어?!”

“일단 이 밥풀들부터 치워!!”

“………네에.”

또 혼나버렸습니다. 전 그저 가온이에게 보답하고 싶던 것뿐인데요.

“전기밥솥 사러 잠깐 나갔다 올 테니까 밥풀 다 치워놔.”

“………응.”

찰칵, 하고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 녀석 크게 상심했겠지.”

요리를 가르쳐주고 싶어도 손재주가 없으니 원.

“맞아. 인형같은 건 잘만들지?”

집에도 그녀석이 만든 봉제 인형이 몇십개나 되니까.

“그거 팔면 가계에 도움이 되려나….”

중고매장에서 샀다지만, 갑작스러운 지출이라 뼈아프니.

“일단 그 녀석한테 밥 짓는 법은 단단히 일러둬야 되겠네. 또 폭발하면 곤란하니.”

그 녀석이 해먹은 밥솥만 꽤 되니까.

“대체 평소엔 얌전한 녀석이 왜 이상한데서 사고를 치는 거냐고?”

내 머리를 흰색으로 물들이질 않나, 밥솥을 터뜨리질 않나.

“착한 녀석이긴 하지만……….”

전기밥솥을 사서 집에 돌아가는 길.

“………”

내 앞에는 녹색머리의 사람이 쓰러져 있다.

 

 

 

 

 

 

 

제가 가온이네 집에 온 지도 어느덧 10년이 지났습니다.

제가 기억나는 건 10년 전까지입니다. 소위 말하는 기억상실이란 거죠.

가온이네 집에 맡겨지기 전까지의 일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가온이네 부모님은 두 분 모두 바쁘신 분들이셔서 집에 들어오는 날이 적었습니다. 5년 전까지는요.

가온이네 부모님은 두 분 모두 돌아가셨습니다. 왜 죽었는지, 어떻게 죽었는지, 누가 죽였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밥풀 진짜 많네.”

10년 전 가온이는 저를 절망 속에서 꺼내줬습니다. 전 지금 생각하면 잘 모르겠지만 10년 전에는 사람을 피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아무도 믿지 않고, 그저 방 안에서 이불을 뒤집어 쓴 채 떨고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가온이는 그런 제게 항상 말을 걸어주었습니다. 하지만 전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고가 났습니다. 몰래 뛰쳐나간 저를 가온이가 찾아냈습니다.

저는 도망쳤고, 가온이는 쫓아왔습니다. 그런 순간, 제게 빠르게 승용차가 다가왔습니다. 빨간불인데도 길을 건너서일까요.

‘이제 죽는건가?’

전 한순간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솔직히…살고 싶은 마음은 없었습니다. 어디서 왔는지,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는데. 소중한 사람 하나 없는 이곳인데.

승용차의 노란 불빛을 받으며 저는 마치 최면에 걸린 사람처럼 그 자리에 우뚝 서있었습니다.

“이 바보야!!!”

그런 저를 가온이가 밀었습니다. 저는 아슬아슬하게 승용차에 부딪히지 않았습니다.

콰앙!!!

하지만 가온이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날아갔습니다.

요란한 사이렌을 울리며 구급차가 올 때까지 옛날의 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건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며칠 후에 입원실에 앉아있는 가온이의 문병을 갔습니다. 가온이의 오른쪽 눈에는 그 때부터 안대가 있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곳은 별 이상 없지만 한쪽 눈이 평생 동안 빛을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전 그 자리에서 피하고 싶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가온이의 부모님은 일 때문에 돌아가셔서 저와 가온이 단 둘만 남아있었습니다.

뭐라고 하지? 나 때문에 다친 건데? 대체 뭐라고 하지? 어떻게 해? 내 탓이야?

“저기……너 이름이 없다고 했지?”

가온이의 입에서 나온 말은 뜻밖이었습니다.

“그 이름 내가 정해줘도 될까?”

전 그때 일을 절대로 잊지 못합니다. 제게 이름이 생긴 날. 그리고……

“큐어(cure)어때? 치유라는 뜻의 ‘큐어’.”

소중한 사람이 생긴 날입니다.

아마 저는 그때, 처음(제 기억상으론)으로 펑펑 울었습니다.

 

 

 

밥풀을 거의 다 치웠을 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저기……큐어?”

“응?”

현관으로 나가보자 거기에는………

“……주워왔어.”

거울이라도 본 듯, 저와 얼굴이 똑같이 생긴 사람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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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45/A:294]
한 4화까지는 존댓말 씁니다
2012-08-17 03:09:23
추천0
[L:39/A:543]
언트
주워왔다니 _@
2012-08-17 09:27:22
추천0
[L:50/A:82]
lollollol
?! 다음화가 기대되요!
2012-08-17 10:36:09
추천0
[L:21/A:187]
카툰♡
도, 도플갱어??
2012-08-17 13:18:57
추천0
[L:20/A:445]
MrNormal
주워왔는데 닮았다니 훌륭한 확률이군요;
2012-08-18 16:33:43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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