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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 - 김수영
에리리 | L:60/A:454
120/3,390
LV169 | Exp.3%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150 | 작성일 2019-10-28 00: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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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 - 김수영

활자는 반짝거리면서 하늘 아래에서

간간이

자유를 말하는데,

나의 영(靈)은 죽어 있는 것이 아니냐.

 

벗이여,

그대의 말을 고개 숙이고 듣는 것이

그대는 마음에 들지 않겠지.

마음에 들지 않어라.

 

모두 다 마음에 들지 않어라.

이 황혼도 저 돌벽 아래 잡초도

담장의 푸른 페인트 빛도

저 고요함도 이 고요함도.

 

그대의 정의도 우리들의 섬세(纖細)도

행동의 죽음에서 나오는

이 욕된 교외(郊外)에서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마음에 들지 않어라.

 

그대는 반짝거리면서 하늘 아래에서

간간이

자유를 말하는데,

우스워라 나의 영(靈)은 죽어 있는 것이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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