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멈춰서 다행이다.
정말 갑자기 흘러서 깜짝 놀랐다. 조금 방심했다. 잘 속일 수 있어서 다행이다.
금방 멈춰서 다행이다. 금방 떠나서 다행이다. 바로 돌아오지 않아서 다행이다.
내가 울고 있다면, 그는 여기서 움직이지 않을 테니까.
그러니, 눈물이 멎어서 다행이다.
나는 불쌍한 아이 따위가 아니니까.
그랬다면, 다시 한 번 그는 도움을 줄 테니까. 나의 영웅이니까.
내 친구가 곤란하거나, 고민하고 있다면, 그는 꼭 도와주니까. 나의 영웅이니까.
맨 처음부터 그는 나의 영웅이었으니까.
나는 이미 도움을 받았으니까.
나의 "언젠가"는 이제 끝났으니까.
그러니, 영웅이 아니라도 좋으니까, 그저 곁에 있길 바랬으니까.
영웅이 아닌 것을 알고 있으니까, 제대로 상처를 받았으면 했으니까.
가지 말라고 말하지 못 했다.
어째서 도와주는 건지 듣지 못했다.
더이상 상냥하게 해주지 말라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생각하는 것도, 고민하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처럼 양보하거나 거부할 수 없었다.
너무나 쉬운 일인데, 나는 아무것도 못했다.
전부, 그녀 탓으로만 돌렸다.
그녀가 그에게 의존한 것처럼 나는 그녀에게 의존했다.
모든 걸 떠넘기고 있던 건 내 쪽이었다.
그러니까, 이걸로 괜찮을 텐데, 지금도 계속해서 눈물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아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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