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셀러레이터의 날개 연구글
금서게가 너무 침체되서 예전에 살짝 생각한 가설 써봅니다.경고. 아래 글은 약간의 스포일러를 하는 주제에 앞으로의 진행 방향엔 별 관심이 없습니다. 이 글은 카마치가 무슨 컨셉으로 흑익, 백익을 창작했는지에 대한 고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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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술법이 있는 것 같다는 가설이라면 몇 가지 있지만 그게 실천되었다는 보고는 듣지 못했으니까요. 하지만 그 하위계급, 다시 말해서 '천사'까지라면 연금술 등 일부 학문에서 진화의 실례가 보고되었죠. ...물론 이쪽에도 지극히 드물지만요.
- 금서목록 14권, 리드비아 로렌체티가 런던 탑에서 -
"뭐어? …아아, 그거? 뭐였더라, 아마 '인간에게 신의 계산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우선은 인간을 뛰어넘은 몸을 손에 넣지 않으면 신의 답에는 도달할 수 없다'였던가?"
- 금서목록 1권, 미사카 미코토가 다리 위에서 -
사실, 알스 마그나의 목적은 금을 만들거나 불사약을 만드는 게 아닙니다. 그 주제는 "인간은 불완전한 신이다."였죠. 다른 말로, 수행을 통해 완전해지면, 인간이 신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 금서목록 2권, 작자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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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밀교의 하나인 헤르메스주의에서 연금술은 황금이나 불사에 대한 욕망보다, 정신적, 영적으로 초인적인 존재가 되려는 목적을 지녔다 합니다. 그것을 가장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현자의 돌'로, 비천한 금속을 황금으로 바꾼다는 것은 인간을 신으로 바꾼다는, 그노시즘적 코드를 말합니다. 현자의 돌을 만드는 작업인 '알스 마그나'는 5단계로 나뉘는데, 일부 자료에서는 중간의 치트리니타스(황화), 비리디타스(녹화)가 빠지고 니그레도(흑화), 알베도(백화), 루베도(적화)의 3단계만 남습니다. 저는 이 3단계가 엑셀러레이터의 날개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1. 니그레도와 흑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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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그레도 상태는 심리학적으로 자아의 퇴행(Regression)과 죽음(mortificatio)를 의미한다. 여기서 검정은 죽음과 부패의 이미지와 연결되어 있다. 화학적 의미의 부패는 물질의 파괴이며, 죽음은 종교적이고 심리학적인 죽음의 경험을 의미한다. 연금술에서 죽음은 어둠, 실패, 파괴, 부패와 관계있다.
(중략)
니그레도 단계는 새로운 생명을 위한 소멸의 단계로 개인 혹은 그 문화의 위기이며, 동시에 전환을 상징한다. 심리학적으로는 자아의 권위가 위협을 당하는 것으로 일종의 심리학적 퇴행기에 해당한다.
- 신화 위키, 니그레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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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흑익은 엑셀러레이터의 니그레도를 상징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아의 퇴행은 아마이 아오에 의해 머리에 총을 맞고 언어능력, 계산능력을 잃어버린 걸 말하는 걸 수도 있겠지만, 이것이 심리학적으로 '자아의 위협'을 말한다는 점에서 토우마에게 패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후 '영웅'이라는 개념에 크게 영향을 받은 모습을 보여주니까요.
(아니면 로리콘인 엑셀은 눈앞에서 로리가 다치면 자아의 위협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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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규칙을 버려라. 가능과 불가능을 다시 재설정해. 눈앞에 있는 조건을 하나하나 정리하고 그 벽을 제거해라.
- 금서목록 13권, 엑셀러레이터가 흑익을 최초로 뽑아내기 직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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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했듯 '재창조를 위한 파괴'는 니그레도의 핵심입니다.
2. 알베도와 백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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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도(albedo, 하양)는 검정의 단계에서 세척 혹은 정화가 이루어진 단계이다. 알베도는 더 이상 혼돈의 덩어리가 아닌 우주적 질료의 통일적 배치를 의미한다.
(중략)
심리학적으로 말하면, 자아가 비로소 무의식의 통제 안에 수용되어 정신의 전 영역에 동참할 수 있는 준비가 된 상태이다.
- 신화 위키, 알베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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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물들었다.
올바른 자의 주위는 올바르게 물든다. 그 사실을 확인한 피암마의 입술이 유쾌하게 일그러졌다.
- 금서목록 22권, 피암마가 4대 원소의 뒤틀림을 재배치한 순간 -
하지만, 극한의 심경에 달한 신도들이 무자각으로 복잡하고 강대한 술식을 정교하게 실행해야 하는 정신적 작업을 실행했고, 일시적인 텔레즈마를 끌어당겨 고도의 소환행위를 행했던 것이라면, 아주 조금은 꿈에 남은 저항의견이 되지는 않을까.
- 금서목록 22권, 엑셀러레이터가 마술 노래를 부르며 떠올린 생각 -
이 날개가 나타날 때는, 엑셀러레이터의 전신,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정신의 균형을 잃어버릴 것 같은 사태에 놓여져 있었다. 존재하는 모든 주의주장을 내팽겨쳐서라도, 눈앞의 상대를 죽이고 싶다고 빌었을 때, 뇌 안에서 분출하는 살의는 검은 날개라는 형태를 동반하여 세계를 유린했다.
(모바일로는 몇 줄을 치는 것조차 귀찮으므로 중략)
하지만.
"...미사카 워스트."
엑셀러레이터의 말은, 속삭이듯이 조용했다.
- 금서목록 22권, 엑셀러레이터 백익 발동 30초 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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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 노래 부분은 조금 억지같습니다만, 아무튼 저는 백익이 알베도를 상징한다고 믿습니다. 이 부분 역시 알베도의 요소를 대부분 드러내고 있습니다. 우주적 질료의 재배치, 자아의 통제를 보여주고 있죠.
3. 루베도와 마지막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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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의 의식은 전 인격적 존재가 가진 의식을 의미한다. 우주적인 질료가 마침내 형상을 갖춰 하나의 존재로 탄생하는 것이다. 이를 천상의 결혼으로 표현한다. 즉, 두 번째의 합일이다. 이로써 대지적인 것은 천상의 의미를 획득한다. 또한 천상의 것이 지상적 존재에 의하여 전적으로 알려지는 것이기도 하다.
- 신화 위키, 루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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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들은 날개 같았다. 그 날개들은 검은색도 있고 흰색도 있었으나, 그 직후 뿜어져나온 날개들은 지금껏 그 누구도 본 적 없는 괴이한 색깔로 물들어져 있었다.
- 신약 금서목록 6권, 라스트 오더가 죽은 것으로 착각한 엑셀러레이터의 반응 -
"1위에 대해 자세한 것은 미지수야. 그에게 악의가 주입되었지만, 그는 지금 그게 뭔가로 개화할 지가 불명확해. 개인적으로, 그가 지금 상태로 남아있는 건 제법 아까워. 2위가 다양한 모습의 변화를 흥미롭게 보여준 뒤에도, 1위는 너무 그대로란 말이야. 그가 그의 날개와 관련해 더 괴이한 뭔가가 될 수 있다면 좋을텐데."
- 신약 금서목록 6권, 의문의 키하라 여자가 카키네를 관리하던 비밀 연구소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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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껏 엑셀의 날개가 백익이 끝인 줄 알았는데 아닐지도 모르겠군요. 이후엔 엑셀의 다음 날개에 대한 내용이 나올 듯 합니다. 하지만 '괴이한 색깔'이 매우 부정적인 느낌을 지녔기에 저건 루베도는 아닙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엑셀이 루베도의 날개와 괴이한 색의 날개 사이에서 방황하는 스토리를 기대합니다.
이상 엑셀러레이터의 날개 분석글입니다. 엄지가 부숴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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