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해 햄찌로 상상하던 넨수들의 모습이
와장창 무너져버렸다.
이건 좀 아니다.
뭐라고 해야 할까,
나는 헌헌이 나름 절도를 지키는 점 또한 좋아했었다.
소년만화의 한계라고 해야 하나?
물론 내가 그은 선이긴 하지만.
초반에도 괴랄한 장면이야 많이 나오긴 했다.
맨손으로 심장 뽑기라든지, 잘린 머리를 들고 있다든지.
뭐 어쨌든 거기까진 내가 그은 선 안쪽에 있었다.
토가시가 그 선을 최초로 넘은 것은, GI에서 곤의 팔이 날아가는 장면이었다.
내가 그어놓은 선 안에서 12살짜리 꼬마가 스스로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하는 것은 있기 힘든 일이었다.
차라리 상대방의 공격에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 거라면 이해를 하겠는데 말이다.
그 이후로 토가시가 선을 넘나드는 경우가 점점 많아졌다.
개미편은 말할 것도 없고(이 에피소드부터 내가 알고 있던 헌x헌과 달라진 느낌이었다),
나니카편에서의 지독한 설정들과 그로테스크한 장면들.
암흑대륙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면서는, 조바에 병이 거의 유일하게 선을 넘은 내용이었다.
체리드니히가 여자들 불러다가 살해하고 가죽 벗겨 문신을 새기는 것도 선에 걸쳐있다. 적어도 직접 벗기는 장면은 안 나왔으니까.
카킹왕 넨수도 괴상망측해서 보기 거북했지만,
이번 4왕자 넨수는 용납하기 힘들다. 머리 속의 머리가 적어도 파이로는 아니길 바란다.
나는 애캐가 개고생하는거 좋아하는 ㅂㅌ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나 정도면 착한ㅂㅌ인 것 같다. 누가 됐든간에 비참해지거나 절망하는건 싫거든. 고진감래는 필수 옵션이고.
구구절절 늘어놨다만,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토가시는 휴재하면 안 된다.
본인이 힘들거나 어쨌거나 호텔방에 가둬놓고 10년 전에 헌헌을 완결시켰어야 했다.
옛날에 이미 본인이 이상한 놈이라고 커밍아웃을 하긴 했지만, 적어도 그걸 만화로 표현하는데 어느 정도 자제를 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그 동안 '그래, 좋아하는 만화가 아직도 안 끝났으니까' 라고 좋게 생각했는데,
토가시 이 인간은 나이가 들어갈 수록 표현에 절제가 없어지고 있다.
이대로 10년 20년 연재를 계속하면, 진짜 지옥을 만화속에 그려낼 것 같다.
이상, 처음으로 헌헌이 보기 싫어진 18년차 헌퀴의 한탄글이었습니다.-_-
(두 번째일지도. 첫 번째는 개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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