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가 잊혀지기 전에 쓰는 정보전에 대한 추가 글

딱히 영양가는 없지만, 요가가 활약 중인 정보전에 대한 추가 글입니다.

정보전은 손자병법의 마지막 장을 차지할 정도로 유서 깊은 개념입니다. 나무위키에 의하면 손자병법은 정보전은 다섯 종류의 간첩을 이용한다고 하죠.

1. 향간: 이용당하는 적국 사람
2. 내간: 포섭된 적국 관리
3. 반간: 이중간첩
4. 사간: 가짜 정보를 퍼트리는 간첩 (나무위키피셜 대놓고 '죽을 간첩'이라 불리는 극한 직업)
5. 생간: 사간의 활동을 확인하는 간첩

1번이나 2번은 그렇다고 치고, 3번부터 5번까지는 매우 어려워 보입니다. 아무런 악의가 없어도 거짓을 말하거나 거기에 속기는 너무나 쉬운 일인데, 작정하고 거짓말을 한다면 정보를 분석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얼마나 괴로울까요. 특히 이중간첩은 한 단어만 잘못 말해도 목이 달아날 수 있습니다.

요가는 이중간첩 따위가 아니라 사중간첩이라고 합니다. 이쯤 되면 사중간첩까지는 몰라도, 이중간첩은 각 나라 정보부의 기본 소양이라고 보면 될 듯합니다.

저런 다중간첩의 세계는 중앙정부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지난 글에서 언급했듯이 대장군 또한 첩자를 부리기 때문입니다. 필요하면 세작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이목처럼 정보전을 벌일 수도 있고, 반대로 왕전처럼 정보를 모으되 정보 누설은 최소화할 수도 있죠.

나아가 아군을 상대로 가짜 정보를 퍼트릴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겠죠? 조금 다른 경우이긴 하지만, 저옹을 공략하던 등이 "다들 싸물고 기다리십쇼 ㅗ" 라는 의미에서 극도로 함축된 보고를 올리고, 또 그게 용인된 적이 있었죠. 이목이 조나라 북부에 준비한 함정은 요가조차 쉽게 알아내지 못했고요. 비슷한 이치로 대장군이라면 아군을 속여도 첩보전의 일환이라며 참작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적을 속이려면 아군부터 속이라는 격언이 있기도 하고, 전국시대의 대장군이 약간이라도 실수하면 국운의 추락으로 귀결되니까요. 간첩을 솎아내려고 거짓 정보를 유출시키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다시 말하지만, 각 나라에는 정보망이 최소 두 개 존재하는 겁니다. 하나는 중앙정부의 정보원들 (이중첩자는 거의 확실히 존재함), 하나는 대장군의 첩자들 (결정적인 타격을 노리는 이중첩자가 있을 수도 있음). 또한 대장군의 수가 늘수록 첩보망의 수는 늘어날 겁니다. 환기 사후 진군에는 최소한 다섯 겹의 군사 정보망이 존재하는 식으로요. 몽무 덕에 다섯 겹이 아니라 네 겹일 것 같지만... 각각의 정보망은 아군마저 거짓을 말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려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한 나라만으로 한정했을 때 일이죠. 일곱 나라로 확대하면 숨 막히는 첩자들의 암투가 펼쳐집니다. 간간히 언급되는 약소국들까지 합하면 그야말로 압도적인 정보전의 바다가 열리죠.

아예 첩보로 먹고 사는 약소국도 있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험난한 전국시대 첩보전에 사중간첩 노릇까지 하던 요가니까

직속 상사가 이렇게 폄하하면 화가 날 만도 합니다. 진나라를 배신했어도 기가 찰 말이고, 진나라에 충성하고 있다면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겠죠.

요가는 비록 자주 등장하는 인물은 아니지만, 한비자의 말마따나 여러 의미로 위험하면서도 중요한 남자입니다. 과연 요가는 조나라 멸망 이후에도 활약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