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의 빌런들에 대한 불만점.
사실 영화 자체는 개봉 초기에 이미 봤고,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저는 이번 영화의 빌런들이 좀 불만스럽더군요.
2의 빌런들의 공통점은 둘 다 스파이더맨을 원망하고 증오하고 있다는 점인데... 제 심정을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이것들이 뭘 잘했다고 스파이디를 탓하는 거야?
일단 일렉트로를 봅시다.
일단 스파이더맨은 맥스(일렉트로)에게 있어 생명의 은인입니다.
후에 라이노가 되는 시체비치가 사고를 치는 와중에 죽을 뻔한 것을 스파이더맨이 구해주죠.
스파이더맨은 나름 격려를 해주는 차원에서 덕담 좀 한 건데 그걸 쓸데없이 필요 이상으로 받아들인 관심종자 맥스는 이후...
여튼 사고로 일렉트로가 된 맥스는(계기를 보면 오스코프 회사원들 참 쓰레기임) 뉴욕 한복판에서 스파이더맨과 대치하죠.
이 때 스파이더맨은 진짜로 도와주려 했습니다. 그를 공격한 건 경찰 측 저격수였죠. 근데 스파이더맨에게 화를 내는 일렉트로.
게다가 깽판 치면서 일반 시민들이 휘말리는 건 전혀 신경쓰지 않고 스파이더맨만 원망합니다.
스파이더맨도 깽판이 심해지니까 결국 어쩔 수 없이 그를 쓰러트린 거죠.
조금만 생각해 보면 스파이디 잘못은 전혀 없는데 괜히 스파이더맨만 원망하는 관심종자 일렉트로.(..)
일렉트로가 되면서 좀 맛이 간 걸지도?
그리고 해리 오스본.
얘는 유전병 때문에 죽어가는 몸이라서 스파이더맨에게 피를 달라고 부탁합니다.
허나 스파이더맨은 리자드의 일도 있고 해서 불확실한 위험성이 걱정 되어 거절합니다.
이 때 둘이 좀 더 차분하게 시간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어 조건을 거는 식으로 대화를 풀었으면 좋았겠지만
해리는 정신적으로도 몰려 있어서 과격하게 대응했고, 스파이더맨도 이 당시에 정신적으로 궁지에 몰려 그럴 여유가 없었죠.
어찌 되었든 어차피 회사 중역이던 아저씨의 음모로 일을 그르쳤겠지만. (..)
이 때 스파이더맨은 분명히 자신의 피의 위험성을 언급하며 거절했었고 이는 사실로 판명 났습니다.
거미 독 혈청을 주입했던 해리는 병이 악화되어 죽을 뻔했죠. 고블린 슈트의 생명보호 장치가 아니었으면 100% 그 자리에서 끔살.
스파이더맨이 피를 줬었다면 당시 해리 성격과 상황에 매우 고확률로 즉시 피를 주입하거나 뭔가를 했겠죠.
물론 그랬다면 그 때는 눈 앞에 슈트가 있는 것도 아닐테니 해리는 끔살 -> 스파이더맨의 새로운 트라우마 탄생★ 이었을 테지...
(거미남은 뭘 해도 햄볶지 못해요~)
어쨌건 고블린이 된 해리는 증오를 불태우며 초깽판을 치고... (그 와중에 아무렇지 않게 수많은 사람들을 끔살한 걸 보면 역시 오스본)
결국 그웬을 죽이고 맙니다.(직전에 해리는 기절했었지만 과연 이 사실을 모를 것 같지는 않은데...)
게다가 감옥에서 정신 차리기는 커녕 피터를 증오하며 시니스터 식스 결성을 결의하죠.
좀만 생각하면 피터 잘못은 없다는 걸 알 텐데 증오를 키우기만 합니다. 그러는 니는 뭘 잘했다고 임마.
스파이더맨에게 "너는 희망이 아닌 절망을 주는 존재야!"라고 했지만 나중에도 정신 못 차리는 걸 보면 이 놈은 그냥 노답인 듯.
결국 잘 살펴보면 스파이더맨은 딱히 잘못한 것도 없는데 두 놈이 괜한 사람 원망하면서 깽판을 치고 덤비는 겁니다.
거미남 입장에선 기가 차고 코가 막힐 지경. 오히려 스파이더맨이 원망하고 증오해야 할 입장인데?
장담하건데 어메이징3에 해리가 "죽어라 스파이디!" 하는데 그래도 친구라고 모질게 대하지는 못하는 피터가 반드시 나올 겁니다.
진짜 이번 영화의 두 빌런들은 개연성이 부족해요.(라이노요? 그놈은 예고편에 나올 거 다 나온 곁다리지 않슴까)
이전의 영화들과 비교하면 어메이징2의 빌런들은 확연한 차이점이 보입니다.
이전의 빌런들은 [악당이 되어 사고를 치니 스파이더맨이 방해를 해서 적대]하는 거였지만,
(샘 레이미 판3의 베놈은 좀 다른데 어느정도는 후자에 가까울 듯. 어메이징1의 리자드도 빌런이 된 건 피터 잘못은 아니고.)
어메이징2의 두 녀석들은 [빌런이 되는 계기에 딱히 잘못한 것도 없는 스파이더맨을 연관시켜 괜히 억울하게 만들었다]는 거죠.
감독이 "스파이더맨의 빌런들은 원래 악당인 게 아닌 환경에 불우해 빌런이 된 거다."라고 해서 긍정적인 면을 보였지만
스파이더맨을 빌런의 적 보다는 (억울하게) 증오하는 대상으로 만든 건 잘못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로선 아무리 보아도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악당으로서의 매력이 확 줄어들었다고 생각되요.
설령 악당이라도 진짜 매력적인 빌런들은 진짜 나쁜 놈이라도 그만한 매력이 느껴지는데(예를 들어 닼나의 조커)
얘네들은 생각할 수록 "그래서 늬들이 뭘 잘했다고 그러는데?"라는 생각만 강하게 듭니다.
공개 전의 트레일러만 보아도 해리가 피터에게 "오스코프가 너를 감시하고 있더라. 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라고 하는 장면도 짤리고
일렉트로의 대사도 짤린 게 있는 걸 보면 이번 영화는 막판에 급하게 한 낌새가 제법 보이기도 하고요.
시니스터 식스나 이후 영화까지 예정이 많아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죠.
후에 DVD에 짤린 장면이 나올지도 모르지만 그러면 돈 내고 극장에서 본 사람들은 뭐가 되냐 싶기도 하고.
(DVD에 추가영상을 넣는 건 좋은데 중요해 보이는 장면을 극장에서 짤랐다가 DVD에 넣으면 좀...)
그 외에 그웬의 비중이 높은 건 그렇다 쳐도 무슨 지능형 사이드킥 수준으로 활약하게 만든 것도 개인적으로는 좀 걸리기도 하고요.
무슨 갓 고등학교 졸업한 사람이 지나치게 활약이 많아...
여튼 결론은 영상미도 화려하고 볼 거리는 좋았지만 진짜 깊이는 부족해 아쉬웠던 어메이징2 였습니다.
1에서도 막판에 그웬 아버지 유언을 씹으면서 "약속은 지키지 말라고 있는 법이지."라고 해서 어이상실하게 만들더니...
(2에서 그 때문에 죄책감을 느끼지만 1당시에는 진짜 기가 찼음.)
이런 작품에선 빌런들의 매력도 중요한 점인데 이것들이 잘못도 없는 스파이더맨만 찾으며 증오를 불태우니 생각할 수록 매력이 느껴지기는 커녕 한심해 보이기만 합니다.
예를 들어 일렉트로의 경우 능력을 행사하며 자신의 힘에 취해 "나는 너 이상의 존재가 되었다!"라며 설쳤으면 차라리 나았을 지도.
액션은 좋았지만 진짜로 딱 거기까지인 점이 감독의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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