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게 문학] 아머드 ㅡ 2편
홀로그램은 혈기 넘치는 젊은이가 수십년동안 단련을 거듭하며 머리가 벗겨진 중년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간략히 보여주었다. 단련을 시작하기 전 그의 신체능력은 평범한 수준이었지만, 수십년이 지난 후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괴물이 되어 있었다.
"저 녀석의 이름은 '요로이'다. 66호, 네가 연구실을 부수고 탈출한지 벌써 10년도 더 지났지? 요로이와는 그보다 훨씬 전부터 아는 사이였다. 내가 젊어지기 전부터 말이야."
"네녀석이 젊음을 되찾은 것은 20년도 더 되지 않았나? 꽤 오래전 일이군."
"그래. 그는 내가 봐도 엄청난 천재였다. 내 젊은 시절을 보는것 같았지. 너도 알다시피 내 목적은 '인류의 인공적 진화'였고, 난 그 목적에 유전자 조작 등의 생명공학적인 방법 위주로 접근했다."
"맞다... 그러고보니 빌어먹을 불사신 실험도 그 생명공학적인 접근의 일부였지?"
"불사신 실험 뿐만이 아니야... 그 전에도, 그 이후에도 수많은 프로젝트가 있었지만 맘에 드는 결과는 없었다. 하지만 요로이는 생명공학 뿐만이 아니라 기계공학에도 엄청난 천재였지. 나는 그와 협력한 이후로 많은 것을 배웠다. 저 위에서 타코야키를 요리하고 있는 고릴라도 그의 작품이다."
"그래서, 갑자기 이걸 보여주는 이유가 뭔데? 내 부탁과 무슨 연관이 있는거지?"
"부탁? 아... 리미터를 풀어달라고 했었지? 아까도 말했잖아? 리미터를 '쉽게' 푸는 방법은 없다고."
"이제 슬슬 네녀석의 말에 의구심이 드는데... 죽음을 넘나드는 싸움은 나도 몇천번이나 경험했다. 설마 대머리 망토가 죽음의 문턱에 나보다 더 여러번 발을 들였다는 소리는 아니겠지?"
"리미터 자체에 대한 분석은 완벽히 끝났어. 너만 예외일 리는 없지. 하지만 너는 '죽음'이 갖는 의미가 남들과는 다르잖아? 그 재생력을 가지고도 아예 가망이 없다고 생각했던 적이 몇 번이나 있지?"
여기서 좀비맨의 말문이 막혀 버렸다. 온몸이 박살나고 찢기고 뒤틀리는 싸움은 셀 수도 없이 많았지만, 항상 그 모든 상처는 흉터도 남지 않고 순식간에 회복되었다.
"한번... 있긴 해."
빛의 덩어리를 날려대던, 인간이면서도 괴인들에게 가담한 남자, '홈리스 황제'
좀비맨이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봐도 정말 죽을뻔 했던 적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가로우에게 당한 것도 있지만 어차피 그는 진심으로 죽일 생각이 아니었다.
"있긴 있다고? 그거 놀랍네. 그럼 앞으로 그런 싸움을 수십번, 수백번 반복하면 네 리미터 역시 해제될거야."
"...그게 가능하긴 한건가?"
"그건 네가 알아서 할 일이다. 네가 왜 리미터를 해제하고 싶은지 나는 모르니까. 방금 봤다시피 요로이는 일찌감치 리미터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그걸 해제하는 유일한 방법도 알고 있었다.
그는 정말 입에 담기도 힘든 수련을 통해 결국 생물의 한계를 뛰어넘었지만, 너에게도 그렇게까지 하면서 리미터를 해제할 의지가 있는건지는 모르지."
더 이상 얻을게 없다고 생각한 좀비맨은 대충 홀로그램을 한번 더 훑어본 뒤에 지하실 바깥을 향했다. 그러나 문턱을 나서기 직전, 한가지 생각이 그의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그러고보니 리미터가 '신'이 걸어놓은 한계라고 말했었지... 그건 그냥 네 개인적인 생각인가? 아니면 정말로 신이 있는거야?"
"뭐? 그건 무슨 소리지?"
"신비한 힘을 지닌 인간과 싸운 적이 있다. 그는 자신의 힘은 '신'에게 받은 것이라고 말했어. 그놈이 나를 죽기 직전까지 몰고 간 녀석이다."
"글쎄... 내가 신이란 단어를 굳이 사용한 의도는 없어. 그냥 표현일 뿐이야."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죽음을 넘나드는 싸움...'
지너스를 만나고 나서 몇 시간 후, 좀비맨은 괴인의 시체 조각으로 이루어진 작은 언덕 위에 걸터앉아 생각에 잠겨 있었다. 조금 전 싸움은 사투라고 말할 것도 없었다. 상체와 하체가 겨우 열 번 정도 분리됐을 뿐이다.
그를 죽음의 문턱까지 몰고 간 '홈리스 황제'는 용급 중에서도 상당히 강한 편이었다. 그리고 리미터 해제를 위해서는 그만한 상대와 수백번은 더 마주쳐야 한다.
당연히 말도 안되는 소리다. 지금껏 협회의 기록에 존재하는 용급 괴인을 전부 합쳐도 100마리에도 한참 모자란 숫자다. 그리고 애초에 용급 괴인 수백마리가 존재한다는 것은 인류가 끝난다는 말과 다름없다.
"후우..."
좀비맨이 깊은 한숨을 쉬며 몸을 일으키려는 차에, 누군가가 그에게 말을 걸었다.
"S급 히어로 좀비맨 님 맞으시죠? '네오 히어로즈'에서 왔습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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