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게 문학] 아머드 ㅡ 10편
"여보세요, 뭐? 히어로 협회? 난 이제 간부가 아니야. 아직 소식이 전해지지 않은거냐?"
"아뇨, 소식은 들었습니다만... 저희에겐 그 어느 때보다 시치 님이 필요합니다."
"히어로 협회는 썩을대로 썩었어. 너희도 슬슬 다른 직업을 알아봐라."
"그런게 아닙니다. 어제 간부 회의가 습격을 받아서, 직전에 운 좋게 빠져나간 시치 님을 제외하고 모든 간부가 몰살 당했습니다."
"!!!"
"제발... 다른 간부는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지만 시치 님마저 떠난다면 협회는 진짜 끝장입니다!!!"
'이게 무슨 소리야... 어제 협회를 때려치우지 않았다면, 아니 조금만 늦게 나갔더라면 나도 살해당했을거란 말인가?'
시치는 오해하고 있었다. 머리가 벗겨진 침입자는 간부들의 행실에 따라 그들의 생사를 결정했으며, 가장 성실하게 일하던 시치가 죽을 일은 없었다. 시치가 방을 나서지 않았다면 애초에 살육을 저지르지 않거나 나중으로 미뤘을 것이다.
하지만 어쨌건 시치의 입장에서 봤을 때 '간부들만 골라서 죽였다'는 것은 히어로 협회의 간부를 노리는 위험한 존재가 있다는 의미였다. 지금 그는 더 이상 협회의 일원이 아니고, 전관 예우 차원에서 은퇴한 간부를 위해 준비된 세이프 하우스도 있다. 협회의 연락 따윈 무시한다면 그의 목숨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하고, 시치는 입을 열었다.
"돌아가마. 사표는 없던 일로 할 수 있겠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네오 히어로즈가 상대도 되지 않던 괴인을 히어로 협회의 '전율의 타츠마키'가 단독으로 처리... 네오 히어로즈의 조직력은 뛰어나나 용급의 재해를 막을 능력까진 없다... 이게 오늘 신문 기사라고??"
히어로 협회의 간부였다가 네오 히어로즈의 간부로 소속을 옮긴 맥코이, 그는 신문을 다 읽지도 않고 바닥에 팽개쳤다.
"히어로 협회의 S급들 중에 혼자 용급을 상대할 수 있는 실력자는 누가 있지?"
"실버 팽은 은퇴했고 아토믹 사무라이는 행방불명, 귀신 사이보그는 이미 저희의 제안을 거절했죠. 나머지는 '전율의 타츠마키', '섬광의 플래시', '메탈 나이트', '킹', '블래스트', '번견맨', 그리고 아마... '구동기사', 이렇게 될겁니다."
"안되겠어. 체면을 차릴 때가 아니야. 그들 모두에게 사람을 보내 이쪽으로 옮기도록 권유한다. '히어로 협회의 평판'이나 '봉급의 차이'를 계속 강조한다면 한 명이라도 넘어올지도 모르지. 그리고 네오 S급의 봉급을 한 단계씩 더 올려줘. 자금은 '그 분'께서 충분히 지원해준다 하셨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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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소닉은 완전히 폐허가 된 '그의 집이었던 곳' 주변을 파헤치며 조금이라도 남은 물건이 있는지 확인하는 중이었다. 그 때, 갑자기 땅이 흔들리더니 두 명의 인간이 잔해 더미를 뚫고 올라왔다.
"너는... 분명 '질풍의 윈드'였나? 용케도 살아있었군. 등에 업힌 기절한 녀석은 '업화의 플레임'이겠지?"
"이름을 기억해주다니 고맙네 소닉 군. 그런데 네가 어떻게 살아있는거냐. 전설께서 네 목숨만은 살려주기라도 하신건가?"
"전설? 아... 너희 계획은 다 망했어. 그 자식은 블래스트와 결전 끝에 죽었다고 들었다."
"헛소리를 잘도 하네. 하지만 전설께서 너를 죽이지 않으셨으니 내가 굳이 싸움을 이어갈 필요는 없지. 그보다는 다른 이야기를 하자고."
"?"
"너도 안 되지? 우리 닌텐도에게 그렇게까지 몰렸을 때도 그냥 싸우던걸 보면."
"뭐가 안 돼?"
"뭐긴... '괴인화' 말이야. 나랑 플레임도 당황했었지. 사실 저번에 괴인협회 본부에서 플래시와 한번 싸운 적이 있었는데 그녀석이 도망가 버렸다. 놈을 쫓아가다가 어떤 대머리를 잠깐 상대하느라 시간이 지체됐고... 그 이후 사방을 돌아다녀도 찾을 수가 없어서 괴인화로 감각을 극대화시킨 후에 흔적을 쫓으려 했다.
그런데 괴인화가 되질 않았어. 플레임도 마찬가지였고. 몸에 뭔가 이상이 생겼다고 판단한 우리는 곧바로 협회 본부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비밀 거처로 이동했다. 그러나 거처에 있는 의료 기기로 아무리 진단해봐도 특별한 이상은 찾을 수가 없었고, 괴인협회로 다시 돌아가니 협회 자체가 망했더라고. 결국 지금도 이유는 몰라."
"그래..? 지금껏 네놈들이 나에게 불량품을 줬다고 생각했는데, 애초에 괴인세포 자체가 쓰레기였나 보군."
"그럼 괴인화는 한 번도 못해본거야? 그건 좀 안됐네."
"상관없다. 그 대머리 녀석을 쓰러뜨리는 데에 그런 쓰레기는 필요 없어."
"대머리... 어? 플래시를 처형하기 전에 나타나 닌텐도를 방해했던 그 녀석... 생각해보니 괴인협회에서 잠깐 상대했던 대머리와 동일인물 같은데."
"??"
"소닉 군, 그 대머리는 뭐지? 괴인협회 때도 타이밍이 좀 이상했다. 그자식은 플래시와 무슨 관계지?"
"나도 몰라. 둘이 아는 사이인 줄도 얼마 전까진 몰랐다. 아마 같은 히어로 협회니까 조금 면식이 있는게 아닐까."
"그런가.. 이제 난 가도록 하지. 지금쯤 '닌텐도'가 본격적으로 세계 정복을 시작했을거다. 너도 한 자리 받고 싶으면 늦지 않게 찾아오라고."
"닌텐도는 망했다니까?"
질풍의 윈드는 소닉의 말을 듣지 못한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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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는 많이 모았나요?"
"기대 이하입니다. S급 히어로도 하나밖에 마주치지 않았고, 한참을 기다려도 아무도 오지 않길래 그냥 돌아왔습니다."
기계로 가득한 정체불명의 공간, 기신 G6는 그곳에서 머리가 벗겨진 남자에게 결과를 보고하는 중이었다. 그때, 다른 로봇들이 그 둘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리더, 우리의 최종 계획은 언제 실행하는 거죠? 데이터를 얼마나 더 모아야 하는겁니까?"
"저희 군대는 지금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모두 명령만 받으면 진격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맞습니다. '유기생물의 시대를 끝내고 지구를 기계생물로 뒤덮는 것'이 우리 '조직'의 최종 목적 아니었습니까?"
그러나 그들이 '리더'라고 부른 남자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조급해 할 거 없습니다. 기계는 늙지 않잖아요? 시간은 무한히 있으니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죠. 단 한번의 반격도 허용하지 않고 순식간에 모든것을 뒤엎기 위해서는..."
로봇들은 모두 납득하고 물러났다. 그러나 과연 그게 그 '리더'의 진짜 목적일까? 머리가 벗겨진 남자는 인공지능의 분석으로도 속내를 읽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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