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게 문학] 아머드 ㅡ 18편
"그렇게 놔두지는 않습니다!"
※네오 C급 ㅡ 아머드 계장 (본명 요로이)
"제가 상대입니다!!"
단 1초, 과장이나 비유 따위가 아니다. 아머드 계장이 J시의 모든 로봇들을 박살내는데 걸리는 시간이었다. 아머드 계장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순식간에 바닷속으로 이동해 기신 G6가 이끄는 잠수함들을 모조리 부숴버렸다.
"왜 말을 듣지 않았나요?"
"우리는...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런 일도 언젠가 있을거라 생각은 했습니다만, 막상 겪어보니 짜증이 나는군요."
아머드 계장이 손가락을 튕기자 그 풍압만으로 기신 G6의 온 몸이 뜯겨나갔다.
"대체... 어째서입니까..."
"당신같은 기신 시리즈를 만든 이유가 뭔지 아시나요? 전쟁을 바라는 '조직원'들을 달래기 위해서죠. 지구상 모든 유기생물의 멸망? 그딴게 목표였으면 나 혼자서 이미 끝냈습니다."
"리더... 우리를... 속인건가..."
아머드 계장은 대답 대신 강력한 전자파를 뿜어 로봇들의 메모리를 전부 증발시켜버렸다.
조직에는 전쟁을 바라는 자도, 조용히 살고 싶은 자도, 심지어 인간과 공존을 바라는 자도 있었다. 아머드 계장의 진짜 목적은 인류멸망이나 세계정복 따위가 아니었기에, 호전적인 조직원들은 오히려 귀찮은 존재일 뿐이었다.
그럼에도 귀찮게 기신 시리즈나 군대까지 만들어 가면서 그들을 내버려뒀던 이유는 조직원의 '다양성'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가 조직의 이름을 '조직'으로, 그 자신의 호칭을 '리더'라고 대충 지은 것도 애초에 조직 자체는 그에게 아무 의미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저 다양한 자아를 가진 기계들이 존재한다는 것만이 중요했을 뿐이다.
"...."
아머드 계장은 주변에 널려있는 로봇들의 파편을 잠시 쳐다보다가 바다를 건너 신대륙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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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히어로 협회의 간부들 대부분이 살해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있었다. 심지어 메탈 나이트의 보안 시스템이 겹겹이 둘러쌓인 간부 회의실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범인은 회의실의 cctv 메모리까지 지워버린 후 아무런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하지만 협회의 새로운 간부들은 썩어빠진 예전 간부진을 위해 복수할 생각은 전혀 없었고 메탈 나이트에게도 형식적으로만 책임을 물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메탈 나이트는 그날 이후 계속해서 cctv의 메모리를 복구하러 노력했다. 이건 자존심 문제였다. 그가 나름 공들여 설계한 보안을 가볍게 넘어다니는 녀석이 있다는것 자체가 문제였던 것이다.
"이건... 조금 이상한데..."
오랜 시간을 들여 마침내 메모리 복구에 성공했으나, 메탈 나이트는 그의 눈을 의심했다. 범인의 인상착의로 봤을때 C급 히어로인 '아머드 계장'이 제일 유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떻게 C급 따위가 그의 방어 시스템을 뚫는다는 말인가? 그때 그의 머릿속에 누군가의 얼굴이 떠올랐다.
A급 히어로 '대머리 망토', 그도 분명 히어로 순위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히어로 랭킹과 실력이 꼭 같다는 보장은 없다. 그렇게 생각한 메탈 나이트는 아머드 계장에 대해 더 자세히 파고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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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가 없군..."
지너스의 클론들은 데이터 분석 결과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신이 정말로 존재했다니..."
끈질긴 분석 끝에 믿을 수 없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생물에게 리미터를 걸어 놓은 '신'은 정말로 존재했으며, 지너스 오리지널의 죽음도 신의 소행이었다. 게다가 리미터의 기능도 지금껏 알고 있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신이 지너스의 육체와 정신에 간섭할 수 있던 것도 리미터와 관련이 있었다.
"우리의 가설이 맞다면.. 신은 기계에는 직접 간섭하지 못한다."
"우리도 언제든지 오리지널처럼 죽을 수도 있어."
"아니면 우리를 조종해서 연구 결과를 다 지워버릴지도 몰라."
"빨리 기록을 해놓는 편이 좋겠지."
지너스의 클론들은 연구 결과와 가설을 서버에 기록한 후, 실수로라도 결코 지우지 못하도록 전 세계의 인터넷에 백업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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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세노 박사님, 그 소식 들으셨습니까? 수십 마리의 기계 괴인들이 퇴치되었다는데, 파편들 중에서 쓸만한 부품을 몇개 가져왔습니다."
"...."
"박사님?"
"...아!! 잠시 다른 생각을 좀 하고 있었네. 그럼 어디 네게 달아줄 만한게 있나 보자꾸나."
제노스의 말을 들은 크세노 박사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으나 순식간에 평상시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건 고물이고... 이거는... 오! 이건 대박이구나. 이거라면 지금보다도 훨씬 더 강해질 수 있겠어. 하지만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적응 기간이 필요할거야."
"문제없습니다."
"며칠 내로 만들어주마. 그리고 늘 말하지만 너무 무리는 하지 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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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륙 어딘가에 있는 '조직'의 본부
"제가 없는 사이에 기신 G6가 멋대로 군대를 이끌고 바다를 건너갔다고 들었습니다. 그들이 어떻게 됐는지는 다들 알고 있겠죠?"
연설대에 서서 큰 소리로 말하는 요로이의 앞에는 셀 수 없이 많은 기계들이 모여 있었다.
"완전한 기습을 했음에도 인간에게 전부 당해버렸습니다. 물론 G6가 데려간 것은 우리 군대의 일부에 불과했지만, 이제 왜 제가 항상 신중하게 움직이라고 했는지 다들 알았겠죠. 앞으론 데이터를 충분히 모으기도 전에 전쟁을 벌이자는 자들이 없으리라 믿습니다."
기신 G6와 6군단이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인간을 되도록 빨리 공격하자는 주장은 쏙 들어가 버렸다. 이제 한동안 인간 세계와 충돌은 없을 것이고 조직의 존재가 인간들에게 들킬 염려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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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본부 안에서도 조직원들조차 모르는 비밀 공간이 있었다. 연설을 마친 요로이는 그 방 한가운데의 거대한 모니터를 쳐다보고 있었다.
※ 진행도 ㅡ 85%
'결국 목표에서 한 발짝 멀어진건가..'
기신 G6와 6군단이 통채로 사라져 버렸으니 다양성도 그만큼 줄어들었을 것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90%는 넘었으나 역시 수치가 떨어져 있었다.
'시간은 많다... 어차피 날 방해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냥 조금만 더 기다리면 돼.'
요로이는 비밀 공간의 통로를 닫아버린 후, 다시 사이타마 대륙을 향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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