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게 문학] 아머드 ㅡ 35편
.png)
"섬광참."
번쩍이는 섬광과 함께 아마이 마스크의 오른팔이 잘려나갔다. 그 속도가 어찌나 빨랐던지 그는 플래시가 두번째 검격을 날릴 때에야 뒤늦게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으으으.... 으아아아아!!!!!"
그의 상체는 어느새 하체와 분리된 채 땅에 떨어지고 있었다. 일반적인 생물이라면 그 순간 목숨이 끊어졌을 테지만, 이미 아마이 마스크의 신체구조는 상식을 벗어나 있었다.
땅에 널브러진 아마이 마스크의 조각들이 꿈틀거리며 불어나더니 순식간에 서로 엉겨붙었다. 그 모습은 여태껏 플래시가 마주친 그 어떤 것보다도 역겨웠다.
"대체... 그 꼴은 뭐냐."
아마이 마스크는 대답 대신 몸에서 수십개의 팔을 뻗어내 플래시를 향해 휘둘렀다. 플래시는 가볍게 피한 후 검을 휘둘렀으나, 팔 하나를 자르면 그 절단면에서 두 개가 돋아났다.
'참격은 별 쓸모가 없는건가.'
검이 통하지 않으면 주먹으로 때리면 된다. 플래시는 절기 '섬광권'으로 엄청난 스피드의 연타를 날렸다. 아마이 마스크는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되었으나 계속해서 팔을 휘두르며 반격을 시도했다.
"소용없다!!"
그러나 아마이 마스크의 공격은 플래시의 옷깃조차 스치지 못했다. 플래시가 말 그대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마무리를 짓지는 못하고 있었다.
물론 같은 히어로를 죽인다는 것에 대한 망설임 따위는 아니다. 플래시는 제정신을 잃은 아마이 마스크를 살려둘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 단지 상대의 생명력이 너무나도 끈질긴 것 뿐이었다.
그 때, 일방적으로 얻어맞기만 하던 아마이 마스크가 순간적으로 엄청난 스피드를 발휘했다. 플래시는 가까스로 가드를 했으나 공격을 막은 팔이 뼛속까지 욱신거릴 정도였다.
"큭...?"
"죽어라, 괴인."
아마이 마스크는 그 누구보다도 괴인같은 형상을 한 채 그렇게 말했다. 방금 전까지 온 몸에서 흘러내리던 피는 이미 멎어 있었다.
'아까부터 자꾸 나보고 괴인이라고 하는데.. 인간과 괴인을 혼동하는 상태인가.'
이제야 이해가 됐다. 아마이 마스크가 플래시를 공격한 것은 그가 '괴인'으로 보이기 때문이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평소에 괴인을 향하던 증오가 인간을 향해 방향을 바꾸게 된 것이다.
'방금 그 움직임도 확실히 이상했다. 상처를 입을수록 강해지는건가? 그렇다면 일격에 끝내야겠군.'
그 순간 아마이 마스크의 팔들 중 하나가 기형적으로 커지더니 플래시를 향해 날아들었다.
※팽이 미끄러지기
플래시는 몸을 팽이처럼 회전시키며 공격을 흘려냈고, 그 틈을 타 아마이 마스크의 코앞까지 파고들더니 그의 이마를 향해 손바닥을 내질렀다.
※운월장
카운터를 정통으로 맞은 아마이 마스크는 머리의 일곱 구멍에서 피를 쏟으며 휘청거렸으나, 아직도 쓰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걸 버틴다고...? 너무 경솔히 접근했어, 낭패다!!'
플래시는 급히 몸을 뒤로 빼려 했으나 이미 수십개의 팔이 그의 몸을 꽉 붙잡은 뒤였다. 꼼짝없이 당했다고 생각한 순간, 갑자기 아마이 마스크의 등 뒤에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다.
아마이 마스크는 온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땅에 엎어졌고, 플래시는 그 틈에 속박에서 빠져나왔다. 이윽고 연기가 걷히자 익숙한 얼굴이 나타났다.
"이게 무슨 꼴이냐, 플래시?"
"너는..."
"조금 더 지켜볼까 했는데, 내 손에 죽어야 할 녀석이 이름 없는 괴물에게 당하는건 차마 못 봐주겠더군."
"괜한 참견이었다, 소닉. 나 혼자 빠져나올 수 있었어. 그리고 '이름 없는 괴물'이라고 부른것 치고는 별 효과가 없어 보이는데."
"뭐?"
고개를 돌려보니 아마이 마스크는 이미 데미지를 거의 다 회복한 상태로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정말 징그럽군.. 보기에도 추하니까 일단 저건 빨리 치우고 얘기하지."
"그 편이 낫겠군."
※풍인각
&
※풍인각
두 닌자는 순식간에 양쪽으로 흩어져 아마이 마스크의 몸에 발차기를 꽂았다.
"더러운 괴인 놈들...!! '악'은 절대 나를 쓰러뜨릴 수 없다!!"
아마이 마스크는 찢어지는 듯한 목소리로 외치며 소닉의 옷자락을 낚아챘다. 그러나 소닉은 순식간에 검을 뽑아 그의 두 눈을 그어버렸다. 아마이 마스크가 시력을 잃은 틈을 타, 플래시는 절기를 준비했다.
※절기 ㅡ 섬광각 & 섬광권
쉴새없이 날아오는 연타에 아마이 마스크의 몸은 완전히 찢어지고 뭉개졌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플래시의 공격이 끝나자마자 소닉이 그 뒤를 이어 그의 몸을 조각조각 썰어버린 것이다.
"진작 이랬으면 끝났을텐데.. 왜 검을 쓰지 않은거냐, 플래시."
"멍청한 녀석. 그게 잘 통했으면 나도 진작 그 방법을 썼겠지."
아마이 마스크의 조각들 하나하나가 마구 불어나더니 서로 얽히기 시작했다. 이젠 생물인지 아닌지도 알아보기 힘든 몰골이었다.
"방금 전 네놈의 섣부른 검격 때문에 상황이 악화됐다. 이제 어쩔 생각..."
플래시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아마이 마스크의 몸에서 갑자기 촉수가 튀어나와 그의 배를 관통했다.
"컥...!!"
"죽어.. 죽어.. 죽어.... 괴인은 죽어라..."
플래시는 잠깐 정신을 잃어버렸고, 아마이 마스크의 팔은 서서히 늘어나며 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 순간,
※살육난진
"!!!"
소닉이 흩뿌린 폭렬수리검이 아마이 마스크의 촉수를 끊고 팔을 불태워버렸다.
"겨우 이 정도냐? 내가 질 만한 요소는 없어."
그 직후 소닉의 모습이 셀 수 없이 늘어나더니 잔상이 모여 하나의 벽을 세웠다.
"간다."
아득한 훈련을 통해 더욱 완성도를 높인 기술이다. 잔상의 벽이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점점 충격파가 쌓이기 시작했다.
※진심 좌우 반복뛰기 흉내내기
당황한 아마이 마스크는 잔상의 벽을 향해 팔을 뻗었으나 허공을 휘저을 뿐이었다. 그 직후, 잔상의 벽은 엄청난 소닉붐과 함께 아마이 마스크의 몸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헉... 허억..."
순식간에 힘을 다 써버린 소닉은 땅에 주저앉아 숨을 헐떡였다. 그러나 마무리를 짓기엔 살짝 부족했는지, 아마이 마스크의 파편은 매우 느리지만 조금씩 재생하는 중이었다.
"소닉!! 멀리 물러나라!!"
"!!"
그 틈에 정신을 차린 플래시가 소닉과 아마이 마스크의 사이를 막아섰다. 플래시가 천천히 자세를 잡자 검에 닿은 공기가 마치 칼날처럼 날카로워지기 시작했다.
※금기 ㅡ 절각참
플래시가 단 한 번 검을 휘두르자 검격이 수천수만 갈래로 뻗어나가 그 일대를 뒤덮었다. 정교한 컨트롤이 힘들어 사용자마저 기술의 범위에 들어가지만, 위력만큼은 확실한 기술이었다.
"크아아아아아!!!!!"
수많은 검격이 주변을 완전히 헤집어 놓았고, 아마이 마스크의 몸은 분쇄기에 갈린 고기처럼 변해버렸다.
"쿨럭!!! 크흑..."
플래시 역시 완전히 무사하지는 못했다. 금기의 후폭풍에 의해 온 몸이 붉은 피로 물들어 있었다. 그러나 생명에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고맙다, 소닉."
플래시는 주저앉아 있는 소닉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소닉은 몸을 일으키는 대신 플래시의 등 뒤를 가리켰다.
"저... 저거... 아직도..."
"??"
완전히 누더기가 된 육체 덩어리가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온 아마이 마스크가 그 안에서 기어나오는 중이었다.
"젠장... '악'이... 내 앞에서.. 우쭐대지 마라....!! 네놈들은..."
아마이 마스크가 뭔가 더 말하려던 순간, 바닥의 유리조각에 비치는 그 자신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 어어어....?"
신에 의해 정신이 변질된 그의 눈에는 모든 인간이 괴인으로 보였고, 자기 자신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어째서.. 괴인이 여기에..."
아마이 마스크는 자신의 얼굴을 잡아뜯기 시작했다.
"괴인은 죽어라."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자리에는 신원을 알아볼 수 없는 시체만이 남아 있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S급 6위 돈신.
그의 히어로 네임은 어떠한 것이라도 먹어치울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지만, 그의 진정한 힘은 따로 있었다. 괴인들을 끝없이 잡아먹으며 축적한 칼로리를 해방한다면 그 위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럼에도 이번 상대는 결코 만만치 않았다. 7조 4481억 7065만 9412마리의 세포가 모여 탄생한 '황금정자' 역시 말도 안 되는 신체능력을 가지고 있던 것이다.
※초열량연소포
돈신의 몸을 둘러싼 불길이 황금정자를 향해 엄청난 기세로 발사되었다. 그러나 황금정자는 육체의 내구력만으로 그것을 버티며 돈신에게 정면으로 달려들었다.
"먼저 간 '나'들을 위해서, 반드시 복수해 주겠습니다!!!"
"크워어어어어어!!!!"
돈신은 육탄전에 대비해 칼로리를 더욱더 불태워 신체능력을 극도로 끌어올렸다. 그 직후, 엄청난 난타전이 시작되었다. 주변에 그나마 남아있는 잔해마저 두 괴물이 싸우는 여파에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처음에는 황금정자가 우세했으나 점차 전세는 반대로 기울었다. 황금정자의 몸에는 점점 데미지가 쌓이는 반면, 돈신은 끝을 알 수 없는 에너지로 상처와 체력을 계속해서 회복했기 때문이다.
장기전으로 갈수록 상황은 나빠질 것이다. 황금정자는 조금이라도 빨리 승부를 내기 위해 억지로 기세를 끌어올렸다.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그러나 슬슬 끝내고 싶은 것은 돈신 역시 마찬가지였다. 칼로리를 소모해서 얻어낸 힘은 뭔가를 먹어야만 다시 회복되기 때문이다. 만약 힘을 다 써버리면 그 순간 패배한 것이나 다름없다.
"크르르르르...."
조금 전과는 비교도 안 되는 굉음이 울려퍼지며 그 일대는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계속해서 흔들렸다. 시간이 조금 흐르자 땅의 진동이 멈추고 먼지구름이 걷혔다. 승부가 난 것이다.
"이런 미친... 안돼!!! 안돼안돼안돼안...!!"
그걸로 끝이었다. 돈신은 이로 황금정자의 온 몸을 잘게 씹은 후 삼켜버렸다.
"후우...."
칼로리를 꽤 많이 소모했는지 돈신의 모습은 전보다 조금 날씬해져 있었다.
'검은정자... 기록에 따르면 괴인협회의 간부 중에서도 특히 위험한 녀석이었는데, 지금이라도 퇴치했으니 다행이야.'
돈신은 계속해서 먹어치울 상대를 찾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몇 분도 지나지 않아 그는 상식을 벗어나는 광경을 목격했다. 분명 아까 끝장냈던 검은정자들이 온 땅을 까맣게 뒤덮으며 어딘가를 향하고 있던 것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젠장!! 저 고철덩어리가 괴인들을 다 죽여서 더 이상 먹을게 없잖아?!"
"지금 그런걸 신경쓸 때가 아니야. 조금만 꾸물대다간 '나'까지 공격할거라고!!"
메탈 클리너가 출동한 이후, 검은정자들이 먹을 단백질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메탈 클리너의 포격에 맞은 괴인들은 어지간해선 형체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흩어진 상태로는 각개격파 당할 위험도 있었고, 어차피 단백질은 원없이 모았으니 굳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더 욕심부릴 필요는 없었다.
"일단 다시 뭉쳐!!"
사방으로 흩어진 검은 정자들은 다시 한 곳에 뭉치기 시작했다. 워낙 숫자가 많은 탓에 모이는데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검은정자들이 어느 정도 뭉치자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어어어... 뭔가 느낌이 이상한데.."
"누구야? 어떤 놈들이 합체를 시작한거야?!"
사실 합체할 생각은 아무도 없었다. 세포들이 저절로 하나로 합쳐지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블랙홀이 생기는 원리와도 같았다. 한곳에 너무 큰 질량이 밀집되면 천체가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지듯이, 세포의 밀도가 너무 높아지자 저절로 융합하며 형태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 이게... 무슨...?"
'다세포정자'나 '황금정자'를 탄생시키는 과정과는 또 달랐다. 검은정자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무언가로 변하고 있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온 세상이 핏빛으로 뒤덮인 지금, 아직도 괴인의 침입을 허용하지 않은 장소가 단 하나 있었다.
"숫자로 밀어붙여!!"
"왜 저런 꼬맹이 한 놈을 못 지나가는 거냐!!!"
"미사일이 계속 날아온다!! 살려줘!!"
이곳 '히어로 협회 본부'를 둘러싼 괴인의 수는 오히려 다른 곳보다 더 많았다. 그 대신 수많은 히어로들과 메탈 나이트의 영격 시스템이 지키고 있기에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요새가 된 것이다.
그러나 마냥 낙관적으로 볼 수는 없었다. 히어로 측이 밀려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는 정체 상황이었다. 아무리 죽이고 죽여도 새로운 괴인이 끝도 없이 몰려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메탈 나이트? 지원은 아직이야?"
※S급 1위 ㅡ 전율의 타츠마키
그녀는 거대한 원을 그리며 협회 주변을 빙글빙글 돌고 있었고, 그 궤도에 서 있던 괴인들은 전부 형체도 알아보기 힘든 핏조각으로 변했다. 타츠마키는 이렇게 여전히 압도적인 힘을 지니고 있었으나, 그녀가 지원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현재 히어로 협회 본부를 지키는 전력 중 그녀의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추가 지원군이 오기 전까진 그녀는 섣불리 협회 근처를 떠날 수 없었고, 계속 일정한 범위에 틀어박힌 채 방어만 하고 있어야 했다.
다행히 메탈 나이트가 최종병기인 '메탈 클리너'를 출동시킨 이후 여유가 있어진 드론이 꽤 생겼고, 더 이상 주변에 괴인이 없는 드론들은 전부 협회 본부로 향하고 있었다.
"이제 거의 다 도착했다. 아마 지금쯤 눈으로도 보일거다."
타츠마키가 주변을 둘러보니 실제로 엄청난 수의 드론이 구름을 가로지르며 다가오는 중이었다.
그러나, 그 드론들은 갑자기 그 자리에서 폭발해버렸다.
"뭐...?"
당황한 메탈 나이트는 데이터를 살펴 보았으나 해킹의 흔적은 없었다. 그렇다면 뭔가가 드론을 요격했음에 틀림없지만, 그 어떤 종류의 센서로도 감지하지 못했다.
"대체 어떻게 된 거냐... 설마 괴인 중에 초능력자라도 있는건가? 전울의 타츠마키, 혹시 뭔가 이상을 느꼈나?"
그러나 타츠마키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대신 그녀는 하늘 높은 곳을 쳐다보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아무것도 없던 그곳에는 누군가가 떠 있었다.
"저건.. 대체..."
언뜻 보면 곤충 같이도 보이고,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가 좀 더 자세히 봐야겠다고 생각한 순간, 그 '누군가'는 이미 타츠마키의 옆에 서 있었다.
'이동하는 과정을 전혀 못 느꼈는데.. 순간이동이라도 하는 건가?'
타츠마키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상대방의 체내 에너지를 마구 휘저었다. 그러나 '그것'은 움직임을 잠시 멈췄을 뿐, 전혀 데미지를 입은 듯한 기색이 없었다.
"방금 뭐지? 근육이 멋대로 움직이는 느낌인데... 기분 나쁘네."
'통하지 않았어...?'
꽤 진심이 담긴 공격인데도 전혀 효과가 없었다. 정공법으로는 설령 남은 힘을 전부 쏟아붓더라도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그러나 이럴 때를 대비한 기술이 있었다.
※전율염쇄옥
가로우와 사이타마를 상대한 이후 그녀는 초능력이 통하지 않는 상대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간접적인 방법으로 적을 무력화하는 기술을 연구했다.
일정 수준에 다다른 초능력자는 중력마저 다룰 수 있다. 일반적으로 중력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상대를 찍어누르는게 전부지만, 타츠마키는 달랐다. 중력으로 공간 자체를 뒤틀어 상대를 가두는 기술을 생각해 낸 것이다.
"인정할게, 괴인. 예전 같았으면 네가 이겼을거야."
타츠마키가 팔을 뻗자 상대의 모습이 아지랑이처럼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공간이 뒤틀려 그곳을 지나는 빛 역시 휘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젠 아냐."
그 직후 타츠마키는 상대를 가둔 채 전율염쇄옥을 통째로 높이 쏘아올렸다. 전율염쇄옥은 그대로 대기권을 돌파해 먼 우주로 날아갔다.
'아직 이 정도 컨트롤은 익숙하지 않은건가... 머리가 어질어질해. 하지만 저 괴물이 날뛰기 전에 바로 처리했으니...'
"이겼다고 생각했지?"
"....!!"
'그것'은 어느새 타츠마키의 뒤에 서 있었다.
"말도 안 돼..."
전율염쇄옥을 빠져나오는 방법은 두 가지 뿐이다. 초능력으로 뒤틀린 공간을 원래대로 되돌리거나, 뒤틀린 공간을 무식하게 정면돌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두번째 방법의 경우 한쪽 방향으로 100만 km는 넘게 움직여야 빠져나올 수 있었기 때문에, 중력을 다루는 초능력이 없으면 사실상 영원히 갇혀 있는 것이라고 봐야 했다.
'분명 저 녀석에게 초능력은 느껴지지 않았는데...'
"꽤 신기한 힘을 가진 것 같은데, 귀찮아지기 전에 지금 죽일게."

※재해레벨 신神 ㅡ 모스키토 여신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신神이라 불리는 존재라고 해도 재해레벨 신의 괴인을 아무렇게나 양산할 수는 없다. 신급 괴인을 만드는 것 자체는 가능하지만, 그 재료와 성장 과정 등에 굉장히 세심한 조절이 필요한 것이다.
신급 괴인은 그 힘이 너무 강력하기에 한 번 풀어놓으면 인간만 멸종하는 것으로는 끝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신神은 우선 '신급에 도달할 수 있는 괴인'을 준비해 놓고, 때가 되면 한 마리씩 성장시켜 세상에 내보낸 것이다.
역사상 처음으로 재해레벨 신으로 분류된 '드래곤 엠페러'는 특별히 신경을 기울인 둥지를 이용해 '완성'시켰다. 그러나 드래곤 엠페러의 뒤를 이은 '울트라 피테쿠스'에게는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 급하게 성장시켰고, 결국 드래곤 엠페러에게는 한참 못 미치는 미완성품으로 끝났다.
같은 실수는 두 번 하지 않는다. 울트라 피테쿠스의 실패 이후 신神은 '재해레벨 신'의 괴인을 셋이나 준비해 놓았다. 첫 번째는 아토믹 사무라이를 쓰러뜨린 이상현상 '나이트메어', 두 번째는 히어로 협회에 쳐들어간 '모스키토 여신', 그리고 지금 막 마지막 신급 괴인이 완성되었다.
※재해레벨 신神 ㅡ 백신왕 푸에고
"건방진 것들이... 주제넘는 물건을 가지고 있구나."
푸에고는 메탈 클리너가 괴인들을 학살하는 모습을 하늘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중이떠중이들이 상대하기에는 버겁겠지. 본좌가 직접 단죄하리라!!"
그 직후, 빛의 덩어리들이 셀 수도 없을 만큼 생겨나 푸에고의 주변을 뒤덮었다.

※백천우
빛의 덩어리들은 마치 빗줄기같은 궤적을 그리며 그대로 메탈 클리너를 향해 날아갔다.
메탈 클리너는 다크매터 해적단 우주선의 잔해로 만들어져 어마어마한 내구성을 지니고 있었으나, 얼마 버티지 못하고 온 천지가 흔들리는 듯한 굉음과 함께 산산조각이 나 땅으로 쏟아져 내렸다.
다음 편에 계속...






추천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