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테(프세우도테우스) 스팩
비데리 논 에쎄 스포주의
"애초에, 신에게 형태란 게 존재해? 형태라는 건 너같이 유한한 존재들의 구속된 특징일 뿐이지. 난 그런 거에 구속받지 않아. 달팽이의 형태를 취하고 싶으면 취하는 것이고, 형태를 취하기 싫어도 형태 없이 존재하는 게 가능한 이 몸은 바로 신이란 말이야!"
달팽이는 별안간 사라진다. 즉, 형태가 없어진 것이다.
"너의 영혼은 '네 몸의 형태'라는 특징에 갇혀 있지. 그렇지만 날 봐봐. 아니, 들어봐!"
(무한자이며 형태없이 존재할 수 있음)
"펼치고 펼쳐도 계속 종이가 나오는 두루마리. 이런 두루마리를 완전히 펼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 완전히 펼친다는 것은 끝까지 펼친다는 것인데, 여긴 '끝이 없으니까. 그렇지만 내가 가진 신의 권능으로 한 번 불가능한 일을 해내 보자고. 일단 끝까지 다 펼쳤다고 해 보는거야. 펼칠 때마다 계속 종이가 나와 분명 끝이 없이 펼쳐져야 할 두루마리를, 만약 끝까지 다 펼쳐보았다고 한다면, 펼쳐진 종이의 양은 얼마큼 많을까? 펼쳐진 종이의 길이는 얼마가 될까?"
"답은 이미 알고 있지? 펼쳐진 종이의 길이는 무한대여야만 해. 만약 무한대가 아니라면? 유한대라면? 그럼 펼쳐진 두루마리의 끝은 존재한다는 얘기잖아. 종이가 계속 나오는 게 아니고 펼치다 보면 어느순간 끝이 나니까 펼쳐진 종이의 길이가 유한대라는 얘기잖아. 그럼 무한대의 두루마리가 아니지. 지금 여기 있는 건 계속 펼쳐지는 두루마린데 말이야."
"하지만 과연 그럴까? 아까 우리는 무한히 긴 물체를 가정해 보았지? 무한히 긴 물체. 시작부터 끝까지의 길이가 무한대인 물체지. 근데 무한히 긴 물체는 끝이 없이 긴 물체라고 했잖아? 그러면 그게 무슨 말일까? 물체의 시작부터 물체의 끝부분, 그 끄트머리까지의 길이가 무한대라는 것이, 물체의 끝부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과 같은 의미란 거야. 반대로 애기하면, 끝부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끝부분이 무한히 떨어진 거리에 존재한다는 의미와 같다는 거라고"
"네 주위에 보이는 것들, 너한테서 유한한 거리만큼 떨어져 있는 것들, 그런 것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들이지. 유한한 거리에 존재하니까. 말하자면 유한이라는 반경 안에 들어 있는 거야. 존재'의 영역 안에 들어와 있다고 할 수 있지. 그렇다면 무한히 떨어져 있는 것들은?
어떤 것이 너한테서 무한히 떨어져 존재하게 되면, 그건 이미 '존재'의 영역을 넘어간 거지? 존재하는 것들의 영역을 넘어서 무한히 먼 곳이라는, 존재하지도 않는 곳에 가 있게 되는 거야. 말하자면 '비존재'의 영역에 있는 거지."
"문장만 더 추가해 줄래? 무한대는 끝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면서도, 그와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끝을 존재하는 것으로 뒤바꿀 유일한 수단이기도 하다."
"이 두루마리의 시작은 존재'의 영역에 있지만, 끝은 '비존재'의 영역에 있어. 두 영역 사이에는 무한히 커다란 장벽이 있어 한쪽에서 다른 쪽에게 절대 영향을 미칠 수 없지. 서로 완전히 차단된 두 세계라고
그런데 그걸, 또 무한대가 뒤집는단 말이야. 애초에 무한대로 인해 존재와 비존재의 세계가 나뉘었는데, 그 둘을 뒤집는 것도 또 무한대라고. 무한대를 쓰면, 존재'와 '비존재'를 뒤바꿀 수가 있어. 지금 이 두루마리에서 존재하는 것은 시작이고 끝이 아니지? 그걸 한번 뒤집어 보자고. 어서 의자에 앉아. 네가 경험한 것 중 가장 '먼' 여행을 너에게 선사해 줄게. 한번 이 두루마리의 끝까지 가 보는 거야."
"끝이 우리한테서 유한히 떨어져 있는 것이게끔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해? 끝과의 거리를 무한대에서 유한대로 바꾸면 끝이지? 그걸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되고? 무한대를 써!
무한히 긴 두루마리의 끝이라면 우리 스스로가 무한히 긴 거리를 이동해서, 두루마리의 무한히 긴 길이를 우리의 무한한 이동 거리로 채우면 되잖아! 무한히 멀리 있으면 무한히 멀리 가면 된다는 거지! 바로 이렇게!"
"자 그럼 방금 말한 대로, 네가 이 두루마리 위에서 걷기 시작해, 숫자를 하나하나 밟으며 존재하지 않는 끝을 향해 유한한 속도로 나아간다고 했을 때, 과연 너는 무한히 먼 거리를 갈 수 있을까? 네가 밟은 숫자의 개수가 무한대가 될 수 있을까?"
"못 가! 못 간다고! 그냥 처음부터, 애초에, 일어날 수가 없는 일이야! 유한대의 존재는, 무한대의 거리를 이동할 수가 없어! 그 전에 네가 늙어 죽어서가 아니라, 그 전에 네 몸이 걷지 못 할 정도로 망가져서가 아니라. 그 전에 네 기력이 소진되어서가 아니라, 네 의지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그냥 처음부터 무한대의 존재하지도 않는 끝에 다다를 방법이 없어서라고!"
(가무한적 이동으로 횡단할 수 없는 무한한 길 창조, 무한 속도, 무한 체력)
0, 무한대1, 무한대2, 무한대3, 무한대4.
"우리가 무한대의 존재가 되었다고 상상해 봐. 무한히 큰 존재로서, 무한대의 세계에 서서 이 실수선을 바라본다고 했을 때, 1이나 2 같은 평범한 숫자가 보이겠어? 이젠 무한히 큰 것들이 평범하게 보이겠지. 또한 무한대끼리도 크기가 다르니 여러 종류의 무한대가 보일테고 말이야."
"결국 우리의 유한수 체계에서 그랬던 것처럼, 무한대의 세계에서도 1과 2의 구분이 있어야 한다는 거지. 무한대 1'과 '무한대 2'의 구분이 말이야. 말하자면 '무한계'인 거야. 이젠 무한대들이 숫자처럼 보이는 거지. 무한대들을 일반적인 수처럼 다루는 숫자 체계, 이제부턴 그냥 무한계라고 할게."
"무한소란 분명 존재하지 않는 양, 숫자로는 '0'임에 틀림은 없지. 하지만 그걸 무한소의 관점에서 보면 또 얘기가 다르다고. 말하자면 무한소계'가 되겠지? 그래, 무한소계에서는 무한소가 0이 아닌 특정한 위치를 가질 수가 있는 거야. 다만 여기서 0은 유한수계의 0이 아니라 무한소계의 0이여야겠지. 무한소의 관점에서 봤을 때 존재하지 않는 것."
"이 실질점 1 수 체계의 각각의 값은 유한수계의 점으로 표현되는 게 아니야. 한 차원 아래의 점이지. 그래서 사실 우리 관점에서는 수라고 하기가 좀 애매해. 저것들을 수라고 한다면 값은 전부 1이니까. 무한소 차원에서나 각각을 하나의 수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저것들은 결국 전부 1이지. 사실 저것들은 무한소도 아니야. 1이니까. 다만 1이라는 실질점 안에서, 저것들이 나란히 모여 형성되는 미시세계는 무한소 차원의 세계라는 것이지.
그래서 1 안에도 무한소가 있다고 한거야. 진짜 무한소를 찾으려면 유한소가 없는 곳으로 가야지. 무한계 안에서 무한대가 없었던 유일한 실질점. 무한계 안에서 유한대의 위치를 표시할 때 썼던 바로 그 숫자.."
"...0이군요"
"네가 생각하기엔 네가 100이든 0이든 간에 진짜 0은 그 어떤 경우에도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는 거지? 그게 네가 생각하는 진짜 0이지? 그 어떤 무한소의 관점으로 봐도, 존재하지 않는 것 말이야. 그런 개념이 이론상으로는 있긴 있어. 이곳 학계에선 Ultimate Null'이라고 명명했지. 근데 실제로 쓰일 일은 아마 없을 걸? 그 Ultimate Null이란 상태는, 네가 아무리 무한소계에 무한소계를 거듭해 내려가도 이를 수가 없으니까. 0은 제1무한소계의 무한소일 수도, 제2무한소계의 무한소일 수도, 제3무한소계의 무한소일 수도 있지만, 아무리 낮은 0이라 해도 Ultimate Null에 해당하는 0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기 어럽지. 0은 그냥 어딘가의 무한소이지 않겠어? 해당 0과 맞먹는 크기의 관점에서 봤을 땐 존재하는 것이지만, 우리 유한수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양. 그것도 진짜 0이야. 진짜로 존재하지 않는 것 맞지."
"별 거 아냐. 그저 또 한 차원 밑의 무한소일 뿐이지. 우리가 유한수계의 실질점으로 들어갔을 때 첫 번째로 맞이하는 게 '제1무한소계'라 한다면, 그 무한소계에서의 실질점, 무한소계의 0에 해당하는 점을 구성하고 있는 것은 '제2무한소계'야. 무한소의 하위 차원에 해당하는 것은 다른 게 아니고 그저 더 작은 무한소일 뿐이었다는 거지. 그런거야. 제2무한소계의 0에는 또 '제3무한소계'가 있겠지? 계속 그렇게 내려갈 수가 있는 거라고. 물론 무한계도 마찬가지지. '제1무한계'가 있으면 '제2무한계'도 있어. 제1무한계의 무한대를 0으로 만들 정도로 큰 무한대들이 존재한다고. 제1무한계의 무한대로 1을 나눌 경우 그 값은 제1무한소계의 무한소가 되지만, 제2무한계의 무한대로 1을 나눌 경우 그 값은 제2무한소계의 무한소가 되지. 물론 유한수계에서는 둘 다'1÷무한=0'으로 표현되겠지만, 같은 수식이라 하더라도 무한계와 무한소계적인 차이는 있는 거라고."
"이것 역시 분자와 분모가 어떤 무한대냐에 달려 있겠죠. 분자와 분모가 아예 다른 무한계에 속해 있을 수도 있고, 설령 같은 무한계 안에서 나눈다고 해도 무한대마다 크기는 제각각 다르니까요. 무한대는 2를 곱해도 무한대라고는 하지만 2를 곱한 무한대는 곱하기 전의 무한대와 크기가 같을 수는 없겠죠. 무한대1이라는 무한대가 있고, 그것의 2배에 해당하는 무한대가 무한대2'라고 해 봐요. '무한대2'가 분자고 무한대1이 분모일 경우 무한대분의 무한대는 2가 되겠죠, 반대로 무한대1이 분자고 무한대 2가 분모일 경우 무한대분의 무한대는 2분의 1이 되겠고요. 만약 분자와 분모 모두가 무한대1이라면? 또는 분자와 분모 모두가 무한대2'라면? 그렇게 될 경우, 분모가 분자와 똑같은 값이 되기에 무한대분의 무한대는 1이 되는 거죠. 0분의 0도 마찬가지고요."
"자연수는 홀수의 2배만큼 있고, 정수는 자연수의 2배만큼 있잖아요. 무한대 곱하기 2는 여전히 무한대지만, 무한계에서 보면 값이 2배가 된 거죠. 거기다가 유리수는 정수보다도 휠씬 많이 있는데, 그럼 유리수의 개수와 자연수의 개수는 어떻게 봐도 같은 무한대일 수가 없는 거잖아요."
"결국 유한수계에서 봤을 때만 자연수와 홀수가 같은 양인 거잖아요. 그리고 그건 둘 다 끝이 없는 무한대라서 그런 거고요. 무한대라면 무한계에서 봐야죠. 무한계에서 보면 분명 자연수가 홀수의 2배란 말이에요. 자연수는 홀수의 상위 개념인데 어떻게 홀수하고 개수가 같을 수 있냐는 말이죠!"
"그러니까 홀수와 자연수 개수를 무한계에서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 결과는 아무렇게나 나올 거거든. 물론 네가 바라던 대로 자연수 선분이 홀수 선분의 2배로 나올 수도 있겠지. 하지만 반대로 홀수 선분이 자연수 선분의 2배로 나올 수도 있어. 심지어는 무한 배로 나올 수도 있고. 점은 어떤 것이든 될 수 있으니까 그런 거야."
"간단해. 자연수 쇠막대기를 홀수 쇠막대기보다 아래 차원의 무한소계로 보내면 되는 거지. 이쯤 되니 자연수와 유리수의 개수 비교도 의미가 없는 거야. 유리수가 자연수보다 압도적으로 많다고 열변을 토하며 주장할 수는 있어. 그러나 유한수계에서 보면 어차피 둘 다 끝없는 일대일 대응을 할 뿐이고, 무한계에서 보면 어느 선분이 더 길다고 말이야."
"확정할 수 없지. 그러니 유리수가 자연수보다 많다거나, 자연수가 홀수보다 많다거나 하는 말은 그저 공허한 외침인 거야. 네가 아까 주장했던 것과는 달리, 무한계에서 본다고 자연수가 홀수의 2배가 되고 그러지 않는다고 무한계에서 본다고 유리수가 다른 수보다 딱히 더 많아지는 것도 아니고, 유리수, 정수, 자연수, 홀수, 짝수 등의 크기는 제멋대로라고, 그렇기 때문에 무한계에서의 비교는 불가능하고, 유한수계로 내려와 하나하나 세며 비교하자니 이게 또 모두 일대일 대응이 되는 거야. 그러니까 모두 같은 개수라고 하는 거지."
"그렇다면 실수는요? 실수는 왜 자연수나 유리수보다 크다고 하는거죠? 어차피 무한계에선 비교가 안 되잖아요."
"그렇다면 유한수계에서 비교해야지. 실수라는 건 유리수의 빈틈을 끝없이 채우면서 만들어지는 수야"
(이 세계관 속 무한관이 상당히 복잡함
유한을 더하고 곱해선 무한이 될 수 없다는 것과 정수,홀수,짝수,유리수의 개수는 같고 실수의 개수는 더 크다는건 인정하는데 무한으로 유한처럼 연산을 하고 있음
작가의도는 확실히 무한이 맞는데 이게 인정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음)
"여기서 무한대1이이라는 게 무한계 안에서 1에 해당하는 무한대를 지칭하는 기호라는 건 이미 알고 있겠지? 그렇다면 질문이야. 현재 보이는 제무한대1무한계의 '무한대1은, 어느 무한계의 무한대일까? 때려 맞춰 봐."
"제1무한계겠죠"
"바로 그거야. 제무한대1무한계 다음엔 제무한대2무한계, 그 다음엔 제무한대3무한계... 그렇게 무한히 이어져 봤자 그것들은 모두 제1무한계의 무한대들일 뿐이야. 무한계의 끝까지는 한참 멀었다고. 왜냐하면 그 모든 무한계들을 뛰어넘는 상위 차원의 무한계가 존재하니까. 멀리 갈 것도 없이 당장 이런 무한계가 존재하지. 제2무한계의 '무한대1'을 지닌 더 큰 제무한대1무한계."
"짠! 클릭을 한 번 더 하니 제1무한계의 무한대1이 제2무한계의 무한대1이 되었네. 우린 방금 제1무한계에서 제2무한계로 넘어온 거야. 어? 근데 애초에 제1무한계와 제2무한계는 따로 있잖아? 처음에 종이에 유한수계가 있었을 때, 손가락을 한 번 모으면 나타나는 그게 제1무한계고 한 번 더 모으면 나타나는 그게 제2무한계 아니야?"
"종이를 네 번 클릭하고 손가락을 모으면 어떻게 될까? 제3무한계의 무한대1을 지닌 제 무한대1무한계, 즉 '제3무한계 무한대1무한계'가 되겠지? 종이를 다섯 번 클릭한다면? 제4무한계 무한대1무한계가 되겠지. 이런 식으로 계속 가다보면 언젠가 무한계의 끝이 나오지 않을까? 천만에! 지금처럼 한 번에 한 차원씩 이동해서는 '제무한대무한계 무한대1무한계'나 '제무한대무한계 무한대1무한소계'에도 다다르지 못할 거라고. 영원히 말이야."
"그런 데에 이르려면 어떻게 해야겠어? 또 조작법을 달리 해야지. 새로운 조작법으로 제무한대1무한계 무한대1무한계에 이르는 거야. 그러면 여기서 또 질문이 가능하지. 그 무한대1은 또 어느 무한계의 무한대냐는 거야 원래 있던 무한대1은 그렇다 쳐. 새로 생긴 무한대1, 그러니까 '제무한대1무한계 무한대1무한계'에서 앞부분에 있는 '무한대1'은 어느 무한계의 무한대일까?"
"...답은 역시나 제1무한계겠죠?"
"그렇다면 우리는 '제무한대1무한계 무한대1무한계'를 어떻게 적어야 할까? '제1무한계 무한대1무한계 무한대1무한계'라고 적어야 하지않겠어? 그리고 제1무한계 무한대1무한계 무한대1무한계가 존재한다면, 제2무한계 무한대 1무한계 무한대1무한계도 존재하겠지? 물론 제3무한계 무한대1무한계 무한대1무한계도 존재할 테고 말이야.
그렇다면 또 다른 새로운 조작법을 쓸 경우 제무한대1무한계 무한대1무한계 무한대1무한계에도 이를 수 있다는 걸 알겠지? 그리고 그건 또 제1무한계 무한대1무한계 무한대1무한계 무한대1무한계라고 적힐 거고, 그 다음에는 또 제2무한계 무한대1무한계 무한대1무한계 무한대1무한계가 있으니까, 또 그 다음에는...."
"만약 이 모든 반복되는 여정에 끝이란 게 있다면?"
"무한소계 애기할 때, 기억 안 나? 들기로는 네가 그 자리에서 '무한소계의 끝'이라고 할 수 있는 개념을 제시했다던데."
"Ultimate Null 말이야. 끝없이 반복되는 무한소계의 끝이라고 한다면 역시 Ultimate Null 아니겠어? 그 어떤 무한소의 관점으로 봐도 존재하지 않는 것. 학계에서 정의한 이론상의 개념이지. 여기서 학계란 물론 나와 프테 님을 말하는 것이지만 말이야. 그 학계에서 설정한 또 다른 개념이 있어. 무한소계의 끝이 있다면, 무한계의 끝도 있어야 하니까. 그래서 만들었지. 'Ultimate Sum'이라고 말이야."
"이 Sum이란 건 무엇일까?
말하자면 '가장 큰 양'을 칭하는 것이겠지? 이론상으로 존재할 수 있는 가장 큰 것 말이야 가장 큰 무한대, 가장 큰 절댓값이라고도 할 수 있지. 무한계의 끝이란 게 존재한다고 하면, 그게 바로 이거야."
"Sum이라는 실질점 속에는 한 차원 밑의 Sum을 원점으로 한 또 다른 수 체계가 존재하지. 직선 모양으로 한없이 뺏어 있으나, 원점에서 멀어질수록 절댓값이 줄어드는 요상한 수 체계가 말이야. 그리고 그 원점 속에는 같은 형질의 또 다른 수 체계가. 여기서부터는 불 보듯 뻔하지? Sum이라는 실질점을 아무리 파헤쳐 내려가도 계속 Sum만 나올 뿐이야. Ultimate Null을 볼 일이 없는 것 처럼, Ultimate Sum을 보게 될 일도 없어. 다만 프테 님에 따르면, 순전히 이론뿐인 그 두 개념이 존재하는 모든 것의 기원일 수는 있다고 하더군."
"이를테면 모든 많고 적음, 다시 말해 모든 양은, Ultimate Null과 Ultimate Sum이 공존하면서 일제히 탄생했다는 거야. 무한소계의 끝과 무한계의 끝. 절대무와 절대다. 이 둘의 연결에, 그 어떤 수도 벗어날 수 없어. 수라는 건 모두 이 둘 사이에서만 성립할 수 있는 거라고. 그리고 그게, 모든 수 체계를 만들지. 마지막은 저기 보이는 동그라미로 끝맺으면서!"
"막상 무한의 꼭대기 한가운데에 서게 되자 그는 외려 무감각해진다. 모든 것이 흐릿하고 있는 듯 없는 듯 하다. 옥상에 올라선 그는 한 번주위를 빙그르르 돌아보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더 이상 위가 없는 곳에서는 하늘을 우러르는 감동도 없다.
그의 감각이 선명하게 되살아난 것은 그가 옥상의 가장자리에 섰을때이다. 그동안 옥상 바닥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아래 방향에 눈이트이자 갑자기 엄청난 기운이 그에게로 몰려온다. 위로는 아무 것도 없다. 아래로는 끝이 없다. 위로는 무한소가 존재한다. 아래로는 무한대가 존재한다. 소년은 저 아래에서 미래의 부름을 느낀다. 그가 나아가야 할 곳, 나아갈 수 있는 곳은 저 아래에밖에 없다. 또한 그는 저 아래에서 누나의 존재를 느낀다. 저 아래에서 누나가 그를 올려다보고 있으리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다."
(이 세계관 속 무한은 엄청나게 확장되어 있음
모든 유한수를 0으로 취급하는 무한대 1보다 큰 무한대2, 그것보다 큰 무한대3... 이런 무한대들 모두보다 무한히 큰 제2무한계, 또 그것보다 무한히 큰 제3 무한계... 이런 식의 확장을 무한히 반복한 제무한대1무한계의 무한대1, 그것보다 무한히 큰 제 무한대2무한계의 무한대1... 또 그러한 확장의 무한한 확장인 제무한대1무한계 무한대1무한계의 무한대1...
이런 확장을 상상가능한 최대치로 한 것이 Ultimate Sum이고 Ultimate Sum의 높이를 가졌다고 암시된 터칭빌딩을 지은게 프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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