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옷거인 승리 플랜 (1)
솔직히 진격거 스펙을 잘 아는 편이라곤 못하겠는데
여론 보니 거인 밀던 사람이 없어서 종건이 우세한 듯 싶고, 거인측 지지자만 확보되면 외지주 팬덤의 참여는 보장될 것 같아서
얻어맞을 각오하고 나라도 스타트 끊어보려 함
이 주제에서 가장 먼저 중점적으로 다뤄야 할 부분은
'종건의 공격이 갑옷거인의 내구를 뚫고 유의미한(재생으로 커버할 수 없을 정도의) 부상을 입힐 수 있는가'일 텐데
개인적으로는 좀 회의적임.

이 장면이 가장 논란이 되는 업적이겠지.
"뇌창과 경질화 공격에 뚫릴 수 있는 갑옷이, 직관적으로 마을 파괴급은 되는 폭발을 어떻게 견딜 수 있느냐? 이 장면에 대한 작가의 의도는 갑옷거인의 내구도를 강조하는 게 아니라, 그저 페루가 직경 5km급 폭탄에서 살아남은 사례와 같이 단순 서사적 장치에 불과하다. 스펙과는 무관한 이상치일 것이다"
이 패널만 놓고 본다면 확실히 그렇게 의심할 수 있음.
원래라면 죽을 상황에서 전개상 살아남게는 해주는 연출 흔한 거 맞지.
하지만 다행히도, 이 케이스에는 전후 맥락을 살펴본다면 작가가 갑옷거인의 내구력을 강조했음이 나타나는 대사가 있음.

작가는 분명히 '갑옷거인의 방어력이 매우 높기 때문에' 견딜 수 있다고 의도를 밝혔음.
얼렁뚱땅 '여기서 죽이긴 좀 뭐하니까 리타이어만 시키고 살려는 주자..'류의 연출과는 명확히 구분됨.
'초대형 거인의 폭발을 견딘 원인'이 '갑옷 거인의 내구력'이라는 관계를 확정지었기 때문임.
참고로 저걸로 기절하지도 않음. 말 그대로 방어해낸 거임.


일회성 멘트도 아님.
"저런 폭발을 맞고도 활동할 수 있다면 대응이 어려울 정도의 내구도가 증명되는 셈이다" 라는 의도의 대사도 두 차례나 덧붙여짐.


사실, 갑옷거인이 이런 폭발을 견딘 게 저 장면이 처음인 것도 아님.
커다란 크레이터가 생겨날 정도의 폭발을 훨씬 불안정한 상태에서 버틴 기록이 이미 있음.
이 정도면 작가의 의도는 이상치는 커녕 오히려 갑옷거인의 내구력을 더 견고히 증명하는 장치가 될 듯함.

다음은 "갑옷거인의 갑주는 뇌창이나 '경질화를 통한 더 단단한 물질'에 의해 파괴된 적이 있지 않냐"는 의문에 답해야겠지.
그건 합리적인 의문임. 스케일이 일치하진 않으니까...
다만 이는 진격거 세계관 특유의 '물질과 물질이 충돌할 시 더 무른 물질이 파괴된다'는 일관성이 나타난 결과임을 알아둬야 함.
경질화라는 능력이 마치 무장색의 패기처럼 파괴력(관통력)을 결정짓는 핵심 능력으로 등장한다는 사실을 생각해보자.
갑옷거인이 파괴 불능 수준의 강도를 보였던 건, 그저 단단하기 때문이고, 경질화로 그 갑주를 공략한 건, 경질화가 더 단단하기 때문일 뿐임.
납득이 가지 않을 수 있지만 이게 세계관 특유의 물리학적 일관성이란 거임.
건물이 무너질 만한 충격을 쉽게 받아내는 외지주 캐릭터들이 날붙이, 탄환, 위치에너지 등에 치명상을 입듯이
산이 무너질 만한 충격을 주고받으며 싸울 수 있는 거프나 흰수염도 맨몸일 땐 칼로 그으면 긁히듯이
딥한 SF 장르가 아니고서야 충격에 대한 내구력과 관통 혹은 강도차이에 저항하는 내구력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매우 흔함. "더 단단해서 덜 단단한 물질을 카운터친다!" 라는 논리가 창작물에서 보기 드문 건 아니잖음?
그리고 뇌창은 애초에 컨셉부터가 거인의 경질화를 관통하기 위해 개발된 가상의 병기임.
뇌창을 통해 "구식 무기에 뚫리는 내구도라서 다른 장면에서 보여주던 내구도를 무시하고 저평가해야 한다"라고 주장할 수는 없는 거임.


애초에 당시 곡사포의 화력으로는 갑옷 거인에게 데미지를 주기는 커녕 달리는 속도를 늦추는 저지력조차 갖추지 못했음이 증명됐으니
뇌창으로 갑옷 거인에게 데미지를 주는 업적은 오히려 뇌창의 관통력을 고평가할 부분인 셈.

사실 이런 내구도에 대한 증명만으로도 종건이 갑옷거인을 정면에서 파괴할 가능성은 극히 낮아짐. 외지주에 나온 어떤 파괴 업적도 초대형 거인의 폭발과는 비교조차 될 수 없으니까.
하지만 이번엔 한 발 더 나아가, 종건의 파괴력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려 함.
현재 외지주의 가장 강력한 파괴 묘사는 김갑룡의 대형 철문 파괴임. 이는 여태까지의 모든 묘사를 웃도는, 독보적으로 강력한 업적임.
즉, 이 업적이 종건에게 적용될 수 없다면 종건의 공격능력에 대한 평가는 크게 떨어진다는 거임.







우선 '극복의 경지'가 가지는 특수성에 대해 이야기하고싶음.
김갑룡은 싸움 스타일 자체가 '압도적으로 강력한 주먹 한방'으로 요약되는 캐릭터성을 가짐.
각성 전 진랑과 곽지창이 동급이라고 해도 그 공격능력을 같다고 평가하진 않잖음?
외지주에서 특화 영역의 차이는 엄청나게 큼.
속도의 경지를 가진 상대를 세최자인 전성기 김갑룡이 '볼 수 없었다'고 명시될 정도임.
더 낮은 격의 상대에게도 특화 분야에 한해선 매~~우 크게 밀릴 수 있다는 거임.
하물며 극복의 경지는 단순 특화 분야조차 아님.
자기 자신을 불태우며 '자신의 모든 것을 담은 주먹'을 내지르는, 화력에 한해 압도적인 특화성을 가진 능력임.
즉, 팬덤 내 추측이라면 모를까, 적어도 확실한 증명을 요구하는 배틀보딩에서는 "종건이 김갑룡 만큼의 화력을 가졌다고 볼 이유가 없음.
철문 묘사를 배제한다면 어떤 업적을 사용할 수 있을까? 절벽에 금가게 하기? 철구 부수기?
어떤 것도 갑옷거인이 증명한 업적에 비할 수 없음.
이렇게 되면 두 캐릭터간의 내구-공격력 격차는 더더욱 크게 벌어짐.

또 중요한 점은 아까 말했던, 진격거에서 보여지는 물리법칙상의 일관성임.
"물질과 물질이 충돌했을 때, 더 무른 물체가 파괴된다."
종건과 갑옷거인은 양쪽 다 공격을 위해 접촉을 필요로 하는 직접 타격계 캐릭터임.
종건의 정권이 갑옷거인을 가격했을 때, 부러지는 쪽이 어느 쪽일지는...? 고민할 필요도 없음.



이건 팬이론같은 게 아님. 실제로 작중 나타나는 갑옷거인의 강점임.
거대한 선박과 바위를 들어올리고, 15m급 거인을 십수미터 날려버리는 근력을 가진 건물급 에렌 예거조차
갑옷거인을 공격했을 때 역으로 스스로의 주먹이 파괴되는 결과를 맞았음.
즉 종건의 주요 전투 방식인 타격이 갑옷 거인을 향한다면, 그건 자해 행위가 될 뿐이라는 거임.
그렇다면 아이키도나 관절기 등의, 타격 외 수단을 사용한다면 가능성이 있을까?


거인이 거인에게 관절기, 합기 등을 사용할 수 있는 건
이런 수준의 근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임.
근력과 공격력은 창작물 내에서 일치하지 않는 스펙이고
종건의, 아니 외지주 세계관의 근력에 대한 증명은 아직 거인을 대상으로 한 합기를 주장하기엔 한참 모자람.
사실 시리즈가 끝날 때가 돼도 단순 근력으로 이런 묘사를 보여주진 않을 거라고 생각함...
즉 종건은 공격력과 내구력간의 격차가 너무 커서 타격을 시도할 수도 없고
근력과 체중간의 격차가 너무 커서 합기, 관절기를 시도할 수도 없음.
가진 무기가 전투 시작과 동시에 전부 막혀버린 셈인데



얘네가 딱히 공격력이 부족한 것도 아닌지라;
단순 스펙 면에서 차이를 너무 크게 벌릴 수 있음. 승리 플랜이라고 말은 했지만, 거창한 계획 없이 체급차로 이길 수 있는 매치업이라고 생각함.
이러면 종건의 승리를 주장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속도일 듯하니, 이것도 따로 글을 써보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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