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옷거인 승리 플랜 (2)
외지주 캐릭터들은 리얼계 치고 굉장히 빠른 전투 속도를 보유하고 있음. 맞음.
대부분 연출에 의존하는 방식이긴 한데, 뭐 난 그런 걸 반위업 가져와 부정하려는 생각은 없음.
다만 이 매치업에서 속도가 가지는 의의를 정확히 파악하려면, '전투속도'와 '이동속도'를 구분해야 할 듯함.
근데 본격적인 설명에 들어가기 앞서 플랜 성립을 위해 우선 거인들의 반응속도가 느리다는 인식부터 좀 개선해보자.



진격의 거인이라고 탄환 반응 업적이 없는 건 아님.
오히려, 이쪽은 발사된 뒤 피하는 과정이 묘사되기도 했으니 조준 회피라고 취급될 위험도 없는 셈임.
물론 탄속은 현대 배경인 외지주보다 떨어지겠지만, 그래도 일정 거리 내에선 음속 언저리는 되니까.
반대로 외지주는 탄속이 더 높겠지만, 발사 이후 피하는 묘사가 없어 조준회피의 의혹을 벗을 수 없고

갑옷거인의 경우도 반응속도 위업은 꽤 나쁘지 않음.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서 발사된 곡사포를, 뒤늦게 인지한 뒤 반응하는 데 성공했음. 뭐 몸이 존나 크니까 다 피하진 못했지만...
인식처럼 굼뜬 애들은 아니라는 거.





갑옷 거인과 근접전이 성립하던 에렌은 더 나은 업적도 있음.
사실 이보다 명확할 수는 없지. 슬로우 모션으로 과정을 일일이 나타냈잖음.
일류 파일럿의 컨트롤이 없다면, 단순히 빠를 뿐인 비행체를 포착하는 건 가능하다는 거임.


지금까진 명확한 기준이 있는 묘사만을 사용했음.
탄환, 곡사포 처럼 속력이 정해진 대상과의 비교 위주로.
그런데 진격거도 연출을 포함하면 더 나은 스펙을 주장할 수도 있음.
외지주의 강점인 '연출상 보여지는 속도'로 접근해봐도, 위 장면은 그리 모자라지 않을 듯.



위 투석 장면은 정말 고평가할 만하지. 인간이 집중하지 않으면 반응할 수 없는 시간동안 저 먼 거리를 이동한 거니까.
이 정도면 초음속에 대응이 아예 불가능할 정도는 아닐 거라 생각함.

그리고 입체기동 장치야 뭐
네임드 거인들에게 위협이 되는 건 '입체기동장치의 직선 운동 속도'가 아니라 '리바이나 미케와 같은 일류 파일럿의 기동'이니까 나름 이해할 수 있음.
정말 장치의 속력 자체가 너무 빨라 반응이 안되는 거라면 같은 장치를 사용하는 일반 대원들을 네임드 거인들이 날파리처럼 낚아채 죽이는 묘사는 있을 수 없으니까.
혹시 모기의 비행속도를 알고 있음? 1.5~2.4km/h라고 함.
모든 날벌레 중 가장 느린 축에 드는 모기지만, 그 자유로운 비행 덕에 사람의 인지를 벗어날 수 있는 거임.
초음속 비행이 불가능할 리바이가 거인들을 농락할 수 있는 건 단순히 입체기동장치의 출력이 거인들의 반응속도를 웃돌아서가 아니라는 것.
종건 지지자의 게시글에서도 거인들이 반응하지 못하는 이유가 단순 속력이 아닌 리바이의 컨트롤 때문이라는 평가를 찾을 수 있듯이
이게 속도만의 문제가 아니리라는 점은 다들 동의할 거라고 봄.

그리고 솔직히... 외지주 캐릭터들도 같은 방식으로 까려면 깔 수 있음.
이 말은 꼭 하고싶었음. 반위업 디깅 배틀을 시작해버리면 외지주는 끝도 없이 떨어질 수 있다는 거 알잖음?
온갖 폭발과 충격에 대해 높은 저항력을 보였지만 전용 관통병기에 약했으니 갑옷거인의 내구도를 저평가한다? 엘리트는 건물 옥상에서 추락사했고, 지창이형은 총 맞고 죽었음.
나도 븃갤 눈팅하고, 박태준 유니버스 작품 대부분 챙겨봤음. 과거엔 외지주 논쟁도 꽤 참여했고. 그 많은 반위업들을 어떻게 모르겠음.
다만 이런 방향으로 논쟁을 이어가봐야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굳이 꺼내지 않는 거임.
사실 곽지창이 총을 피하지 못하고, 쌈닭이 탄환을 피하기 위해선 방아쇠에 집중해야 하고, 유호빈이 권총탄을 "사람이 피할 수 없을 만한 속도", "조준회피가 아니라면 대응이 불가능" 등으로 표현하는 등
입체기동장치와 같은 일률적 속도를 가진 대상과의 비교로 까는 것도 불가능하진 않음.
다시 말하지만 이런 반위업은 어떤 창작물에나 있고, 이런 것까지 꺼내와서 까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주장하지 않는 거임 이쪽은.

물론 거인들이 외지주 초인들보다 전투속도가 빠르다고 주장하려는 건 아님.
다만 거인들도 최소한의 반응속도는 증명돼있다는 거임.
이 최소한의 대응 가능할 반응속도로 승리를 주장하자면
이제야 전투속도와 이동속도의 구분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듯함.
준구의 반응속도라면 당연히 거인의 공격을 몇번이나 받아쳐낼 수 있음.
종건도 마찬가지일 거임.
그런데 문제는, 쳐내면 안된다는 거임.
파트 1에서 설명한 '더 단단한 물질과 충돌했을 때 무른 쪽이 파괴된다'는 진격거의 물리학적 일관성 때문임. 달리 말하자면, 공격력과 내구력간의 격차 때문임.
쳐내기 위해 서로의 공격이 충돌하는 순간, 유진 방만덕의 중력가속도 프레스에 부러졌던 그 팔은 정말로 으깨져버릴지도 모름;
아니, 외지주측과 비슷한 논리를 사용하면 전신이 으깨지리란 주장도 못할 건 없음.
갑옷거인의 내구력을 깎아내리는 것과 '정확히 동일한' 방식으로 종건의 내구도를 밑바닥까지 깎아내릴 수 있는걸.
이런 영양가없는 방향의 논쟁은 제쳐두고, 지금부턴 서로 통상 업적을 인정했을 때를 기준으로 얘기해보자.
승리플랜 파트1에서 이야기했듯 억까를 하지 않아도 공격-내구 격차는 심하게 큼.
즉 종건은 갑옷거인의 공격을 피해야만 함. 이건 변하지 않음.
가장 효율적인 방식은 계속 회피와 도주를 이어가며 갑옷 거인의 체력을 소모시키는 걸텐데
여기서 사이즈에 의한 문제가 발생함.
거인의 공격을 피하는 데 필요한 능력은 전투속도보다는 이동속도에 가깝다는 점임.
'점'이 아닌 넓은 '면'으로 다가오는 공격을 회피하려면 그 자리에서 벗어나는 수밖에는 없음.
그리고 리바이와 달리 종건은 자유로운 공중 기동이 불가능함.
지면에서 2차원상의 움직임으로 필드에서 벗어나는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는데
입체기동이 아니라면 음속에도 반응이 가능할 갑옷거인에게서 그런 '지속적' 고속 이동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영 확실하지 않은 듯.
스프린트 속도라면 오토바이 수준을 크게 넘어선다고 주장하긴 어려우니까.

종건의 전투 방식도 문제가 됨.
외지주 독자들이 생각하는 종건은 모든 공격으로부터 일방적으로 도망만 쳐서 상대가 지쳐 쓰러지는 방식의 승리를 꾀하는 캐릭터임?
절대 그렇지 않음. 만신창이의 몸으로 준구와 정면에서 부딪혔듯, 수십 수백명의 적을 앞두고도 자기파괴적 투쟁을 이어나갔듯
오히려 일관적으로 광전사에 가까운 캐릭터임.
미리 말해두는데 이건 사이타마나 슈퍼맨의 성격상 초반엔 보통 펀치만 사용할 거라는 '스펙 제한'류의 주장과는 전혀 다름.
그건 성격이나 신념 등을 이유로 '전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만드는 전제'잖음.
이 경우엔 종건이 통상적으로 선택하는, 전력일 때의 전투 전략을 그대로 채용한 거임.
오히려 이 매치업에선 종건이 보인 적 없는 가장 효율적인 전투방식인 히트 앤 런을 적용시키는 쪽이 더 부자연스러움.
그리고 파트1에서 설명했듯, 정면승부라면 갑옷거인이 압도적으로 유리함.

정리하자면
분명 종건이 반응속도는 꽤 앞서겠지만, 거인들의 전투속도도 기존 인식보다는 충분히 빠르고
거인의 공격을 회피하려면 단순 전투속도가 아니라 범위에서 벗어나는 기동력이 필요함.
'지속적인 이동을 통해 범위에서 벗어나는 속도'까지 갑옷거인(포탄 반응 가능)의 반응속도를 웃돌지는 못할 거라 봄.
결국 언젠가 찾아올 회피가 어려운 시점에, 정면 대응으로 맞서게 된다면 종건의 신체는 당연하게도 파괴될 거임.
애초에 정보가 없는 초기 상태에서 행할 공방으로 부상을 입는다면 이후 전개에 매우 불리할 거라는 점도 중요함.
좀 더 나은 반응속도만으로 이런 스펙 차이를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 같음.
결국 이전 글에서 말한 것과 결론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음. 통상 스펙의 차이로 갑옷거인이 유리할 거라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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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이 문단은 그냥 아래에 작성한 거인들이 보여준 속도 묘사에 대한 일관성 보충 목적으로 넘겨주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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